[초점] 기술 생태계 완성 단계…"2025년은 '휴머노이드 로봇' 원년"
[아이티데일리] 과학기술의 미래는 영화가 말해 준다는 말이 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화려한 기술은 그 시대에는 어려워도 언젠가는 개발되고 실현돼 왔다. 인간의 상상력을 과학기술이 추적해 개발하는 패턴이 형성됐던 것. 아직 실현되지 않았고, 실제 어려워 보이는 것은 '백 투 더 퓨처'에서 나오는 시간 여행이 유일할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상상력이 마침내 실현 단계까지 이른 기술의 소산이다. 영화 ’아이, 로봇‘에서는 인간의 생활을 돕는 도우미 역할과 함께, 인간의 지적인 영역까지 두뇌에 심어진, 다시 말해 인간의 추론 능력까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써니'가 등장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제 상상에서나 존재하는 꿈의 로봇이 아니다.
사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영화에서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63년 전인 1962년이 최초다. 애니메이션 '우주가족 젯슨'에는 가정부 로봇 로지가 출현해 가사 일을 돕는다. 로지의 등장 이후 인간은 지적인 사고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꿈꿔 왔다.
그러나 최근까지 로봇을 일상생활에 도입하는 것은 지지부진했다. 기껏해야 청소 로봇 정도였을 뿐이다. 그 이유는 로봇이 AI는 물론 기계공학, 다양한 센싱, 운동 역학 등 다양한 신기술의 종합이기 때문이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태계는 얼마나 복잡할까. 현재 산업화된 영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반도체, 센서, 무선 인터페이스, 유압, 전기모터, 위치정보 솔루션, 자이로스코프, 가속도 센서, 배터리 기술 등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기술들은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상용화될 수 있을 정도로 진보했다.
그 결과는 산업계에서 먼저 나타났다. 제조업이나 창고, 병원 수술실 심지어 가정에서도 복잡한 작업을 해내는 로봇이 등장했다. 특히 2022년 12월 오픈AI가 생성형 AI 챗GPT를 선보이면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AI가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인간의 신체 모양을 닮았기 때문에 사람과 가장 유사하게 행동할 수 있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정도의 수준까지 상품화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앞으로 인간보다 많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실에 배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신체의 움직임만 따라할 뿐 창의적으로 사고하지는 못한다. 즉, 지적인 존재는 아니다. 그 퍼즐의 마지막 조각은 '추론'이다. 즉 스스로 추론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에이전트형 AI의 출현이다.
'아이, 로봇'에서는 로봇을 통제하는 중앙 AI 컴퓨터가 반란을 일으킨다. 또 다른 SF 영화 터미네이터에서도 AI가 반란을 일으켜 인류를 멸망시킨다. 이는 영화의 재미를 위한 극단적으로 선택된 시나리오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딥페이크는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다. 아직은 사람이 만들지만, 이를 AI 스스로 만드는 시대가 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생성형 AI는 기존 훈련 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응답을 고안하는 능력을 보여 주었다. 에이전트형 AI는 단순 훈련 데이터뿐만 아니라, 현재 환경을 보여주는 센서 데이터 등 모든 기술이 응집되고, 이를 토대로 습득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지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지식 로봇의 시대를 연다는 의미다. 현재 AI 업계가 개발에 주력하는 범용 생성형 AI(AGI)가 그 첫 단계가 될 것이다.
현재 AMD, 인텔, 엔비디아, 퀄컴 등 수많은 빅테크들이 고도의 정보 처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센서 분야에서는 amsOSRAM, 아날로그 디바이스, 하니웰, NXP, ON 세미컨덕터,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기술혁신에 나서고 있다. 무선통신 및 위치정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다수다. 이들의 기술이 통합돼 휴머노이드 로봇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개최되는 전시회에서는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선보이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은 장애물 코스를 주파하고, 사람에게 다가와 악수를 나누고 대화한다. 에이전트형 AI의 등장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2025년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