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클라우드③] “PaaS 등 AI 뒷받침하는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도 중요”

IT 인프라 넘어 생성형 AI 혁신 ‘선봉장’ 된 클라우드

2025-04-11     한정호 기자

[아이티데일리] 지난 10년간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기본 토대로 자리 잡으며 성장해 온 클라우드 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시대라는 새로운 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클라우드는 이제 빅데이터 기반의 생성형 AI 학습·개발을 위한 필수 IT 인프라 역할을 넘어, 생성형 AI의 실질적인 도입과 활용을 지원하는 ‘선봉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와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 기업(MSP)을 비롯한 각종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클라우드 전환이 미진한 영역을 공략하는 한편,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와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클라우드를 통한 DX, 그리고 생성형 AI 도입을 모두 지원하기 위해 나아가는 클라우드 산업 전반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AI와 클라우드①] 혁신과 기회 맞은 클라우드…AI 개발·활용 전 과정 지원
[AI와 클라우드②] 국내 CSP, MSP 모두 생성형 AI 대응 강화
[AI와 클라우드③] “PaaS 등 AI 뒷받침하는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도 중요”

AI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확산에 PaaS도 성장

생성형 AI 시대를 맞아 유연한 인프라 관리와 민첩한 소프트웨어(SW) 개발·운영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Platform as a Service)’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확장성·탄력성·민첩성을 최대로 활용하는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를 구축하는 수준에 올랐다. 이에 클라우드 네이티브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돕는 PaaS 솔루션들이 이전보다 더욱 각광받고 있다.

업계 실무진들은 “기존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흐름과 더불어 생성형 AI 수요 증가로 PaaS 시장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장차 기업 및 기관들의 IT 시스템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고,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는 쿠버네티스 기반 PaaS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AI/ML 워크로드를 실행하는 핵심 기술 환경으로는 PaaS가 지원할 수 있는 ‘컨테이너(Container)’와 ‘쿠버네티스(Kubernetes)’가 자리 잡았다. PaaS의 자동화된 컴퓨팅 리소스 관리를 통해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고 데이터센터 및 퍼블릭 클라우드, 나아가 에지(Edge) 환경 전반에 걸쳐 ML 모델을 일관성 있게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다. 또 필요에 따라 AI/ML 환경을 프로비저닝할 수 있고, AI 솔루션 스택의 자동 확장 및 고가용성도 보장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배포 변화 과정 (자료: CNCF)

이에 대해 PaaS 업계 한 관계자는 “AI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컨테이너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쿠버네티스 환경을 통해 배포된다”며 “이미 해외에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AI 워크로드를 쿠버네티스로 구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와 PaaS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술이다. 향후 PaaS 솔루션들은 쿠버네티스 관리를 넘어 AI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개발 도구 및 기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 대비 우리나라 PaaS 시장은 이제야 본격적으로 개화되고 있는 단계다.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고도화를 위한 PaaS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 PaaS 확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에 방점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리 정부에서는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에 방점을 둬 AI 산업 육성 관련 계획들을 실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고성능 GPU 1만 8,000장을 확충하고, 국가 AI 컴퓨팅센터 내의 국산 NPU(신경망처리장치) 비중도 높여간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정부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2조 원 규모의 민관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 민간 주도로 국내외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국 대비 뒤처진 AI 경쟁력을 발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 사업자들의 참여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함으로써 AI 3대 강국(AI G3) 도약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SPC 설립을 통해 올해 서비스 조기 개시와 2027년 센터 개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영은 민간기업이 담당하고,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산하 ‘AI컴퓨팅 인프라 특별위원회’에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한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추진 체계안 (자료: 과기정통부)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최종적으로 2030년까지 1엑사플롭스(EF)급 성능을 내는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엔비디아 등 첨단 GPU를 1만 8,000장 확보한다는 목표다. 해당 사업에는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과 통신사, AI 기업 등 다수 기업들이 관심을 보였고, 그룹사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력을 보유한 시스템 통합(SI) 기업들도 컨소시엄 형성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센터 설립 부지가 비수도권으로 한정되면서 대구시와 포항시 등 각 지자체들도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정부는 국내 AI 산업 육성 행보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과 기타 역량 강화 방안도 수립해 발표할 계획으로, 다양한 기업과 연구계의 AI 컴퓨팅 파워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성형 AI 뒷받침하는 클라우드 산업도 관심 기울여야”

업계 일각에서는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나, 국내 클라우드 산업 성장에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반이 탄탄한 클라우드 산업 없이는 국가의 AI 경쟁력도 안정적일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미국과 중국 등에서 전 세계적인 파급력을 지닌 ‘챗GPT’와 ‘딥시크(DeepSeek)’ 등의 생성형 AI가 등장하는 것도, 이들 국가의 CSP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IT 업계 한 실무자는 “정부의 AI 산업 육성 계획 발표를 보면 대부분 AI에 몰두된 느낌이 든다. 클라우드 산업은 어느 순간부터 상대적으로 뒷전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며 “물론 AI 관련 예산에 클라우드 산업 지원도 포함돼 있겠지만, AI 경쟁력만큼 뒤처진 클라우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확충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콘텐츠 창작부터 코딩, 간단한 문서 작업까지 많은 영역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성형 AI 기술을 뒷받침하는 것이 클라우드다. 클라우드가 있어 생성형 AI가 존재할 수 있고,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새로운 AI 모델과 고도화되는 서비스 등에만 주목하기보다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 육성에도 지금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