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AI 시대, 자연어로 쉬워지는 소프트웨어 개발”

비아이매트릭스, 지난달 25일 ‘AUD 데브 데이 2025’ 개최

2025-03-31     김호준 기자

[아이티데일리] 비아이매트릭스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AUD 데브 데이(AUD DEV DAY) 2025’를 개최했다. ‘AI 시대, 개발자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 및 로우코드(Low code) 기술을 활용한 업무 시스템 혁신 방안과 시스템 구축 업무의 변화 방향이 논의됐다. 비아이매트릭스는 자사 AI 솔루션 ‘지매트릭스(G-MATRIX)’와 통합 개발 플랫폼 ‘AUD플랫폼’을 소개하고 이를 시연했다.

비아이매트릭스 ‘AUD 데브 데이 2025’ 현장

우리가 알던 코딩의 종말

한빛앤 임백준 대표가 ‘우리가 알던 코딩의 종말’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맡았다. 임백준 대표는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등 해외 금융권에서 개발자로 경험을 쌓았고 삼성전자에서 데이터 업무 조직을 7년여간 맡았다.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 ‘뉴욕의 프로그래머’ 등 여러 저서를 출간했으며 지난해부터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한빛앤’을 이끌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 기반 코딩 도구가 확산하며 ‘코딩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2월, AI 시대의 교육 방향에 대해 “모두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 AI 덕분에 이미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개발자가 됐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의 발언은 AI로 인해 개발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가 코딩 작업을 AI를 활용하고 있다. 여러 곳에 자주 쓰이는 상용구 코드(Boilerplate Code)나 결과 변경 없이 코드 구조를 재조정하는 ‘리팩토링(Refactoring)’처럼 반복적이고 패턴화된 작업은 AI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빠른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 개발 작업이 AI로 대체되리라 예상해도 이상하지 않다.

임백준 대표는 “30여 년 전만 해도 코딩에는 어떤 언어와 플랫폼을 선택하는가 하는 문제만 있었을 뿐 실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AI가 다양한 코딩 업무를 해결할 수 있게 되며 개발자들이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IT 전문 출판사 ‘오라일리 미디어(O’Reilly Media)’의 창립자인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코딩무용론 이후의 미래를 전망했다. 그는 회사 공식 블로그에 ‘우리가 알던 프로그래밍의 종말(The End of Programming as We Know It)’을 제목으로 글을 올려 C+, 자바(JAVA)를 근간으로 삼던 기존 개발 방식은 사라지지만, AI로 더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더 높은 수요가 발생하리라 예상했다.

그림 2 한빛앤 임백준 대표가 ‘우리가 알던 코딩의 종말’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AI는 코딩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

임백준 대표는 코딩의 ‘본질’에 주목했다. 글쓰기는 오랜 역사 동안 붓, 펜, 키보드 등 수단을 달리하면서도 의미를 전달한다는 본래 목적은 잃지 않았다. 이처럼 코딩도 도구만 달라질 뿐 컴퓨터와의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제작하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대표는 “코딩을 생각하면 많은 이들이 코드를 키보드로 화면에 입력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는 그저 코딩의 현재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글을 쓸 때 조선시대처럼 먹을 갈고 붓을 들지 않듯 미래의 코딩은 지금과 또 다른 형태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코딩의 본질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컴퓨터에 전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데 있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그 도구가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 자연어로 대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백준 대표는 키보드로 입력하는 코드 작업이 역사의 뒤안길로 저문다 해도 개발자 역량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코딩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AI가 만드는 코드가 품질이 낮다고 외면하거나, 반대로 코딩 역량을 저평가해서도 안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임 대표는 “우리가 알고 있던 코딩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앞으로는 AI와 개발자가 협업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중심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급변하는 AI 시대에 개발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에 맞게 대비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설계 없이 빠르고 정확한 개발방법론 고안”

이어진 주제 발표는 비아이매트릭스 배영근 대표가 맡았다. 배 대표는 ‘AI 시대, 개발자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2005년 회사 창업기부터 20년여간 고안한 개발방법론과 자사 AI 솔루션을 활용한 업무 효율화 방안을 소개했다.

현업과 개발자 간 소통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가장 큰 과제였다. 분석, 설계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동안 초기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잦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과 시간이 낭비됐다. 이에 요구 명세서, 기본 설계서 같은 문서로 개발 과정을 명시하는 절차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영근 대표는 ‘빨리빨리 개발방법론(PPDM)’을 제안했다. 배 대표는 “기존에 알려진 폭포수(Waterfall) 방법론은 분석·설계·개발·테스트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단계별로 거친다. 이와 달리 PPDM은 분석과 설계를 없애고 요구사항을 바로 직접 개발하는 방법을 뜻한다”며 “이를 구현하고자 화면 레이아웃, 색상, 글꼴 등 세부 사항이 담긴 엑셀 파일을 넣기만 해도 코드로 변환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공수를 줄이기 위한 배 대표의 노력은 ‘AUD(Automated UI Development) 플랫폼’으로 이어졌다. 이는 로우코드 기반으로 만들어져 복잡한 프로그래밍 없이 현업에서도 다차원 분석을 수행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특히 대시보드, 리포트,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등 다양한 UI 도구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개발 및 운영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배영근 대표는 “비아이매트릭스는 모든 UI 도구를 한데 모아 AUD플랫폼에 담았다. AUD플랫폼을 도입하면 데이터 분석과 예측에 필요한 기능을 손쉽게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림 3 비아이매트릭스 배영근 대표가 ‘AI 시대, 개발자의 길을 찾다’를 주제로 자사 솔루션 제품군을 소개하고 있다.

‘지매트릭스 3.0’으로 자연어 기반 노코드 개발 완성

빠른 AI 발전에 힘입어 비아이매트릭스는 코드 작업 없이도 업무 수행이 가능한 솔루션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물로 2015년 첫선을 보인 ‘지매트릭스’는 테이블 컬럼(Column) 이름 기준 보고서 검색, 분석 항목 자동 배치를 통한 보고서 생성 등을 지원했다.

2023년에는 생성형 AI를 결합한 지매트릭스 2.0 버전이 나왔다. 자연어로 데이터 조회 및 2차 산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기술을 더했고, 기업 사정에 맞게 권한과 보안을 설정하는 기능도 보강했다.

배영근 대표는 “다양한 비즈니스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별도로 개발자를 고용해 업무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 2.0 버전에 이르러 현업에서 필요 내용을 지매트릭스에 자연어로 입력하기만 해도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피벗 테이블, 차트, 표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아이매트릭스는 올해 데이터 추출 및 분석 기능에 특화된 자체 LLM을 탑재한 3.0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매트릭스 3.0의 가장 큰 특징은 AI 에이전트 간 협업이다. 에이전트들은 각 영역을 도맡으며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고 협력해 이전보다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연어 입력만으로 모든 개발을 해결하는 ‘노코드(No code)’를 완성한다는 것이 회사의 복안이다.

배영근 대표는 “지매트릭스를 활용한다면 더 이상 현업과 개발자 간 소통 문제로 불필요한 시간, 비용 소모를 피할 수 있다”며 “이제 시스템 구축 시 코딩 작업이 필수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그 전환점을 비아이매트릭스가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더 강력해진 ‘AUD플랫폼’, AI 코파일럿부터 데이터 통합까지

오후 세션에서는 비아이매트릭스의 지매트릭스와 AUD플랫폼을 바탕으로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한진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내부 DB를 기반으로 코딩 자동화를 돕는 AI 에이전트를 소개했으며, 채환석 그룹장은 생산성을 높이는 UI/UX 개발 도구를 선보였다.

이어 조연철 이사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는 온라인 분석 처리(OLAP)와 대시보드를, 오상민 이사는 번거로운 엑셀 작업을 자동화하는 ‘엑셀 프로세스 자동화(EPA)’ 기술을 소개했다.

개발 시연 이후 이영균 연구소장은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변화하는 AUD플랫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소장에 따르면 AUD플랫폼은 현업을 위한 로우코드·노코드 기능뿐 아니라 전문 개발자가 사용할 수 있는 개발 도구까지 탑재했다.

이영균 연구소장은 신기능 ‘AUD 콘플럭스(AUD Conflux)’도 소개했다. 이는 다양한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로 △수집 △정체 △적재 및 분석 △스케쥴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원활한 작업을 돕는다.

비아이매트릭스 김백철 부사장은 행사를 총정리하며 “비아이매트릭스는 20년 전 BI로 시작했다. 모든 UI/UX 도구로 그 영역을 확대해 왔고 이제 AI 에이전트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