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타트업 코그닉션, 머스크의 뉴럴링크를 능가하는 '뇌 컴퓨터' 만들다
[아이티데일리] 근력 저하와 마비를 일으키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환자는 미국 내 3만여 명으로 추산되며, 매년 5000여 명의 새로운 환자가 진단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일명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이 병을 진단받은 랍비 잇치 하비츠는 이후 약 10년 동안 눈의 움직임으로 글자를 엮는 도구를 사용해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ALS 환자를 지원하는 도구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몇 년 새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BCI(뇌 컴퓨터 인터페이스)라는 기술을 활용해 미국 스타트업 코그닉션(Cognixion)이 개발한 장치다. 기업 분석 전문 포브스가 크고닉션의 솔루션을 분석해 소개했다.
BCI는 몸이 마비된 환자가 컴퓨터를 조작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는 환자의 두개골에 이식하는 수술을 통해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본사를 둔 코그닉션이 개발한 BCI 장치는 뉴럴링크의 시스템처럼 두개골에 대한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치 않다. 이 회사는 이달 10명의 ALS 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하비츠도 그 중 한명으로, 그는 이미 주 3회 훈련을 받고 있다.
하비츠의 간병인은 코그닉션의 기기가 "매우 유망해 보인다"고 포브스에 말했다. 그는 "하비츠가 처음에 이 장치의 키보드를 열고 스스로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코그닉션은 아마존의 알렉사 펀드(Alexa Fund), 초음속 여객기에 대한 투자로 유명한 프라임 무버스 랩(Prime Movers Lab)등의 투자가로부터 2500만 달러를 조달해 ‘Axon-R’이라고 불리는 BCI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Axon-R은 뇌파를 기록하는 EEG(뇌파계)와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능을 갖춘 헬멧형 장치로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사용자는 이 장치를 사용해 단어를 입력하고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내보낼 수 있다.
이 장치에는 또 생성형 AI 모델이 탑재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환자의 음성 패턴을 학습, 빠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Axon-R은 외부 앱 개발자를 위한 전용 API를 공개했으며, 현재 10명 이상의 개발자가 여기에 참가하고 있다라고 코그닉션의 CEO 안드레아스 포스랜드는 밝혔다.
회사는, 이 임상시험에서 환자가 Axon-R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그 진행 상황을 추적함과 동시에, BCI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임상시험의 일부는 ALS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인 ALS협회의 계열 조직인 ALS액셀의 지원을 받았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BCI 시장이 2035년까지 8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것은 뉴럴링크가 개발하는 뇌 이식형 BCI 장치만을 대상으로 한 시장 규모 추정이다.
이식형 장치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지만, 포스랜드는 외과 수술을 이용하지 않는 비침습적·비수술적 BCI 장치가 더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회사는 이 장치를 ALS의 환자 는 물론 뇌성 마비나 다발성 경화증, 뇌전증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함으로써 2035년까지 사용자를 300만 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코그닉션은 올 가을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임상시험을 마친 뒤 50명 규모의 두 번째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거기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미 ‘혁신 장치’ 지정을 받은 Axon-R의 승인 절차가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뉴럴링크와 같은 기업들이 초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이미 10명의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수년간 침묵 속에 있던 사람들이 다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