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컴퓨팅·AI 칩 등 차세대 유망 기술 연구, 미국의 두 배

2025-03-13     조민수 기자
컴퓨터 칩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중국이 미래 컴퓨팅 하드웨어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대부분의 기초 연구를 진행 또는 실현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가 상업적 응용으로 발전하면, 미국은 수출 통제 정책을 활용해 고성능 마이크로칩 설계 및 생산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 보고서는 네이처지에 실렸으며 네이처 온라인판에 요약글로 게재됐다.

이 연구 결과가 중국이 현재 이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분석을 수행한 조지타운 대학교의 신기술 관측소(ETO) 자카리 아놀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는 상황이 어디로 향하고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발표된 이 연구는 2018~2023년까지의 칩 설계 및 제작에 관한 연구 논문 분야에서 중국 기관과 관련된 저자들이 미국의 저자들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양적인 차이만이 아니었다.

중국은 인용 빈도가 높은 논문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중국계 저자들은 해당 연도의 가장 많이 인용된 10%에 속하는 논문 중 50%를 공동 저술했다. 미국계 저자는 22%, 유럽 기관 관련 저자는 17%인 것과 대조된다. 인용 빈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논문이 질적으로 우수하며 연구에 참조할 사항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허 가치 평가에서는 논문의 인용 정도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

이 연구는 전통적인 컴퓨터 칩과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고속 그래픽처리장치(GPU)부터 완전히 새로운 아키텍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 분야를 아우른다.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찾기 위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훈련시켜야 했다. 아놀드는 연구팀의 분석이 상업적 진보보다는 주로 새로 떠오르는 칩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적 진보는 점진적이고 독점적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영어 초록이 있는 논문만 포함했으며, 중국 저자들의 논문은 국제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더 높다. 아놀드는 중국이 많은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이 정도의 차이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많은 활동을 보면, 그것이 중국의 기술 역량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제조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석 결과는 중국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또 다른 분석가 윤지천의 의견과 일치한다. 베이징 소재 ‘핵심 프로세서 랩(State Key Laboratory of Processors)’의 책임자이자 AI 최적화 칩을 설계하는 회사 캠브리콘(Cambricon)의 공동 창립자인 그는 중국의 제조 능력이 미국의 수출 통제 등으로 인해 칩 설계 기술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부터 미국은 중국에 특정 고급 칩과 제조 장비의 판매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AI 기술을 사용해 미국인을 감시하고 추적하며 군사 현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제재하는 차원에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천은 그러나 중국의 연구가 큰 학문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그룹이 딥 러닝을 위해 설계한 컴퓨팅 아키텍처로 구글 학술(Google Scholar)에서 1만 건 이상의 인용을 기록했으며, 그 중 가장 큰 비중인 41%가 미국이었다고 덧붙였다.

ETO 팀은 또한 차세대 칩 연구에서 유망한 '핫스팟'도 파악했다. 여기에는 신경망 컴퓨팅(뉴런의 생물물리학에서 영감을 받은 아키텍처)과 광 컴퓨팅(전자 대신 빛을 사용하여 정보를 전달해 컴퓨팅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이 포함된다. 분석 결과 중국은 두 분야 논문의 양적인 면에서 연구를 선도하고 있었다.

두 가지 유형의 기술은 AI에 사용될 잠재력이 있으며, 상업화되면 중국이 실험 중인 기술들은 미국이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지타운 대학교의 데이터 연구 분석가이자 중국 전문가인 제이콥 펠드고이즈 교수는 말했다. 그는 "중국은 이러한 차세대 기술을 다수 실험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 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다면, 그것은 중국이 단순히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도약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