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강좌] 전통적 한의약의 디지털 전환…한의약 정보 인프라를 향한 도전

[아이티데일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다양한 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환자 진단, 치료 계획, 예후 예측 등 지능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의료 패러다임의 전환과 기술의 발전은 현대 의학뿐 아니라 전통적인 한의약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한의약은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치료법과 건강관리 체계를 발전시켜 왔으나, 현대적 데이터 분석 기술과의 연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한의약 분야에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한의약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촉진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할 때이다.

한의약 분야에서는 보건복지부와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한의약 육성법’에 따라 제4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1~2025)을 수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한의약진흥원(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한의약 육성법 제13조에 근거해 한의약기술의 진흥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 한의약 발전 기반 마련을 위해 한의약 빅데이터 허브(Hub) 구축, 한의약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활용 체계 마련 등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지능정보화센터(센터장 김상진)와 임상정보빅데이터추진단(단장 서병관)은 한의약 빅데이터·인공지능 활용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약 인공지능 플랫폼 구축’, ‘한의약 임상정보 빅데이터 지원센터 구축’, ‘한의약 정보 인프라 구축’의 세 가지의 주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7편의 연재에서는 한의약 빅데이터·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세 가지의 주요 사업을 현재와 미래 전망, 그리고 도전 과제라는 카테고리로 나눠 다뤄 본다.

서론

이전 기고(5편)에서는 한의 진료 기록의 표준화와 정보화를 통해 체계적이고 정확한 임상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는 ‘한의 표준 전자의무기록(EMR) 확산을 통한 한의약 임상정보 선진화’에 대해 다루었다. 이번 기고에서는 전통적 한의약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한의약 정보 인프라의 구성 요소와 이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도전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국한의약진흥원 지능정보화센터(센터장 김상진)는 한의약육성법 제4조(한의약기술의 과학화ㆍ정보화 촉진 등)와 한국한의약진흥원 정관 제4조 제1항 제1호(한의약 기술의 과학화 및 정보화 촉진)에 근거해 한의약의 디지털 전환과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빠른 확산으로 데이터 중심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의료 및 헬스케어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한의약 분야에서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강화하기 위해 오랜 시간 축적된 전통적 한의약 지식을 디지털화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한의약의 디지털 전환은 전통 지식과 첨단 정보기술을 융합해 접근성을 확대하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약 데이터의 생성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체계적이고 견고한 정보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정보 인프라는 데이터 소유자와 수요자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데이터 품질과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며,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해 전체 과정이 원활하게 연계되도록 운영 관리해야 한다.

본론

한의약 정보 인프라는 필수적인 정보기술(IT) 환경과 서비스들이 복잡하지만 유기적으로 통합돼 있다. 아래 그림은 한의약 정보 인프라의 구조와 기능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개념도이며, 이를 기반으로 각 요소들을 아래에서 위로 살펴보자.

전산실은 한의약 정보 인프라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기반 시설로 네트워크 스위치, 항온항습기, 무정전 전원 장치, 가상사설망, 방화벽, 침입탐지, 유해차단 등의 요소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장비들은 데이터의 안전한 저장과 관리, 시스템의 무중단 운영을 보장하며, 한의약 데이터의 보안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사설망은 그룹웨어, 웹메일, 경영정보(ERP), 메신저, 전자연구노트 등 다양한 행정적 지원 시스템을 통해 내부 조직의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내부 직원들은 효율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으며, 전자 문서와 연구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다음은 한의약 정보 인프라에서 운영 중이거나 제공 예정인 주요 데이터 서비스다.

한의약 산업정보는 한의약 특허기술의 도입, 이전, 판매 등과 같은 기술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의약 산업 발전을 촉진한다. 또한 사업공고, 사전공시, 수요조사, 신청현황 등의 정보처리를 통해 체계적인 한의약 사업관리를 지원한다.

한의약 지식정보 포털인 ‘한의iN’은 한의약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제공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사용자들에게 한의약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 의료인, 일반 사용자 모두가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GPU(Graphic Processing Unit), LLM(Large Language Model), sLLM(small Large Language Model),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등을 도입해 한의약 데이터를 다양하게 분석하고 할용할 수 있다.

특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와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프롬프트와 미세조정 등은 인공지능과 결합해 한의약 데이터의 이해와 처리를 가능하게 하며, 사용자 요구에 맞는 개인 맞춤형 응답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한의약 정보 인프라는 대국민, 산업계, 학계, 연구계, 한방 의료기관, 내부 직원 등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지금까지 알아본 한의약 정보 인프라는 한의약의 접근 방식을 데이터가 주도하는 과학적 접근으로 변화시키는 디지털 전환 체계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도전과 발전이 요구된다.

첫째, 한의약 데이터의 표준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록된 한의약 정보를 통합하고 상호운영이 가능한 일관된 데이터 구조로 만드는 것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둘째,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도 중요한 과제이다. 디지털 환경에서 환자의 개인 건강 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이를 위해 철저한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의약의 전통적 접근과 현대 기술 간의 조화로운 융합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전통 지식을 데이터화하는 과정에서 그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 기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한의약 정보의 공동활용을 위해 특정 기관에 독점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활용하고 공유할 수 있는 협력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결론

한의약 정보 인프라는 다양한 사용자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한의약 지식의 보급 및 확산, 연구 및 산업화, 교육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의약의 근거 기반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진료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보 인프라는 한의약 데이터의 수집, 분석, 공유를 통해 한의약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통 지식의 현대적 활용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기능할 것이다.

한의약 정보 인프라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정책적 지원을 통해 한의약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규제 완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민간 부문에서는 혁신적인 기술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한의약 정보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현대 보건의료 체계에서 한의약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관리 수준이 향상되고, 한의약이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