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행성 퍼레이드’ 곧 끝난다…‘7개 행성 모두 볼 마지막 기회’
한국에서는 25~26일 밤 관측 가능 3월부터는 사라져 23일 경 화성과 목성만 남아
[아이티데일리] 태양계에는 지구를 포함해 8개의 행성이 있다. 태양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다. 과거에는 명왕성도 행성에 포함시켰으나 행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빠졌다.
밤하늘에 태양계의 여러 개 행성이 동시에 보이는 현상을 ‘행성 퍼레이드’라고 부른다. 즉 여러 개의 행성이 밤 하늘에 동시에 보이는 것이다. 그런 행성 퍼레이드가 올해 시작됐고,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특히 26일 일몰 직후까지 이어지는 행성 퍼레이드는 100년 동안 몇 번밖에 목격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전한다.
얼마 전까지는 초저녁 하늘에 6개의 행성이 늘어섰고, 그중 4개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타임앤드데이트닷컴에 따르면 2025년의 행성 퍼레이드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26일 밤에 마지막 절정을 맞이한다. 지금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수성이 퍼레이드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태양에 가장 가까운 수성은 일몰 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서쪽 지평선 위에 모습을 보인다. 그 때문에 지금은 하늘에 7개의 행성이 총출동한다.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발밑에 지구를 밟고 있으므로, 태양계 행성 모두가 한 시야에 존재하는 것이다.
화성과 목성은 남동~남쪽 하늘의 높은 위치에 보인다. 금성은 일상적인 밤에서와 같이 서쪽 하늘에서 단연 밝게 빛난다. 토성과 수성은 금성의 아래쪽에 위치하며, 해왕성과 천왕성은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천체 망원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
타임앤드데이트닷컴의 프랭크 트베터 박사는 모든 행성이 어두운 하늘에서 동시에 선상에 있을 확률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 조건이 이루어지는 시간대는 태양이 지평선에서 6도 이상 가라앉는 시점으로, 이 때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천왕성과 해왕성을 포함한 모든 행성이 지평선에서 6도 이상 높은 위치에 있게 된다는 것이다.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행성 퍼레이드가 다음에 나타나는 시점은 대략 2036년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 다음은 2060년 경이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라이스대학교 패트리샤 리프 교수는 7개 행성 중 5개를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절호의 시점은 미국에서는 24일과 25일, 한국 시간으로는 25일과 26일이 될 것으로 제시했다고 포브스지는 전했다. 그래도 수성과 토성은 노을 속에서 보기 쉽지 않을 전망이며, 서쪽 낮은 상공에 늘어선 두 행성 중 밝은 쪽이 수성이다.
26일이 지나면 수성은 고도를 높여 쉽게 볼 수 있게 되지만, 토성은 태양의 빛 속에 숨어 지평선 아래로 가라앉게 된다. 3월로 접어들면 수성 바로 위에 초승달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이때부터는 행성을 관측하기 어려워진다.
한편, 행성 퍼레이드는 행성 직렬 또는 행성 정렬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밤하늘에 모든 행성이 동시에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우주상에서 일직선으로 정렬되는 것은 아니다.
태양계의 행성들은 모두 황도면이라고 불리는 평면을 따라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행성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황도(천구에서 태양의 경로)를 따라 이동한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 바라보는 행성은 항상 황도 근처에 위치해 일렬로 늘어선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행성 퍼레이드는 곧 막을 내린다. 29년에 걸쳐 태양을 공전하는 토성은 3월 12일부터는 태양의 뒤로 돌아가 지구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 또 225일의 짧은 공전주기로 현재 지구에 접근하고 있는 금성도 3월 23일 태양의 눈부심에 가려지게 된다. 이제 밤하늘에 맨눈으로 보이는 행성은 화성과 목성 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