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이널리시스 “AI 활용해 구직자 울리는 취업 사기, 1년 새 40%↑”
‘돼지 도살’ 스캠과 결합한 신종 취업 사기 확산…전보다 더욱 빠른 금전 탈취 양상
[아이티데일리] 취업 사기로 인한 피해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사기 수법과 결합하며 피해액은 적지만 더 빠르게 돈을 탈취하는 새로운 모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는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 – 스캠(Scams)’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사기로 유입된 금액은 전체 온체인 스캠 피해액의 1% 미만이었으나 피해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이였다. 특히 돼지 도살(Pig Butchering) 스캠과 취업 사기가 결합, 피해자들을 고수익 아르바이트나 해외 취업 기회로 유인하는 사례가 늘었다.
돼지 도살은 돼지를 천천히 살찌운 뒤 도살하듯, 신뢰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들이 유도한 뒤 수익을 실현하는 사기 수법이다. 기존에는 피해자와 신뢰를 쌓는 데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리는 방식이었으나, 최근에는 피해액은 적지만 더 빠르게 돈을 탈취하는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는 직업을 수락한 후 플랫폼에 가입해 업무를 수행하며 급여를 적립 받는다. 그러나 인출을 위해선 일정 비율의 세금을 내야 하며 큰 금액을 꺼내려 할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피해자는 추가 자금을 투입할수록 더 큰 금액을 인출할 수 있다는 믿음에 빠져 더 많은 돈을 잃게 된다. 이러한 사기는 아시아에서 먼저 성행했으나 지난해 북미와 유럽으로 확산하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며 신분 위조와 자금 세탁이 더욱 정교해지고 스캠 운영 방식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후이원 보증(Huione Guarantee) 같은 온라인 P2P 플랫폼이 스캠 조직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후이원 스캠 인프라 제공업체의 수익이 급증했으며, AI 서비스 공급업체의 수익은 1,900% 증가했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플랫폼에서는 가짜 신원 생성, 소셜미디어 계정 구매, 웹사이트 구축, 돈세탁 서비스 등 사기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가 거래됐다. AI를 활용한 신분 위조 기술도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실제로 후이원 플랫폼에서 한 AI 공급업체는 200달러 상당의 가상자산으로 ‘얼굴 변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체이널리시스는 이 같은 신종 스캠에 대응하고자 최근 AI 기반 사기 탐지 솔루션 기업 알테리야(Alterya)를 인숙했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및 금융 기관이 AI 기반 사기를 사전 차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2024년 가상자산 스캠 피해액은 최소 99억 달러(약 14조 3,900억 원)에 달했으며, 향후 추가될 수치를 반영하면 2024년 연간 피해액은 120억 달러(약 17조 4,4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가상자산 스캠 중 가장 많은 피해를 발생시킨 요인은 고수익 투자 사기와 돼지 도살 스캠이었다. 이들은 전체 스캠 피해액의 각각 50.2%와 33.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돼지 도살 스캠의 피해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관련 입금 건수는 210% 급증한 데 비해 평균 입금액은 5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