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틱톡 놓고 중국과 대치하는 트럼프의 선택…화합일까 전면전일까

2025-01-20     조민수 기자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미국 대법원이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의 미국 내 사용 금지 법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지시간 19일부터는 틱톡 사용이 공식 금지된다. 바이트댄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셈이다.

틱톡의 미국 사용자 수는 1억 7000만 명에 달한다. 이용자는 여전히 증가세다. 틱톡의 금지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시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1기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미국 사업부의 매각을 명령했지만, 바이든은 취임 후 이를 취소했고 매각 작업은 유야무야됐다. 광범위한 사용자를 의식했던 것. 그러나 연방정부와 다수의 주정부가 틱톡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에 나섰고, 결국 틱톡 사용 금지 사태까지 이르렀다. 틱톡을 파는 것 외의 대안은 사실상 없어진 셈이다.

한국에서도 틱톡은 유튜브와 함께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다. 미국의 틱톡 금지로 인한 파장이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틱톡 경영의 거버넌스가 바뀐다는 점에서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틱톡 미국 사업부를 매각하는 데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최근 통화에서도 이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어떤 시나리오든 트럼프는 취임 후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후, 틱톡 전면 금지 조치를 3개월 정도 유예시키고 그 기간 동안 미국 사업자에게 매각토록 한다는 것이다. 틱톡 금지에 대한 3개월 유예 조치가 취임 첫날의 행정 명령이 될 것이라고 CNBC, 로이터 등 다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틱톡 금지령을 일정 기간 지연시키고, 그동안 미국이 우려하는 국가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빅딜을 이루는 중심에 선다는 게 트럼프의 구상인 듯하다.

틱톡의 매각 작업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은 빅테크들이 거론되고 있고, 심지어 개인 투자자까지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가 X(구 트위터)에 이어 틱톡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면서 예상 가격을 400억~5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머스크가 X를 사들인 가격과 거의 일치한다.

재팬타임스는 머스크 외에도 프랭크 맥코트나 케빈 오리어리 등의 투자자도 강력한 후보군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이들은 틱톡에 대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오라클이나 아마존 등 빅테크와도 협상할 수 있다. 빅테크들은 틱톡과 깊은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다. 다만 페이스북의 메타나 알파벳 구글 등의 매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미 반독점 관련 다수 소송에 휘말려 있고, 미국 내에서 플랫폼 독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바이트댄스가 미국에서의 틱톡 서비스를 아예 중단하고 철수해 버리는 것이다. 트럼프 취임 후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결정적인 열쇠다. 시진핑과의 협상이 파국의 길을 걷는다면 ‘틱톡의 미국 철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트럼프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미국의 소셜 네트워크 시장을 뒤흔들 것이기 때문이다. CNN은 연방 대법원에서 변호사 노엘 프란시스코, 바이트댄스 CFO 줄리 가오, 로비스트 마이클 베커만 등 틱톡 측이 "이는 매우 전례 없는 사건이다. 미국 역사상 의회가 이런 플랫폼을 폐쇄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틱톡이 미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시장을 변혁시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동영상 쇼핑과 SNS 비즈니스, 뉴스 소비, 정보 검색 등 많은 부문을 변화시켰다. 한국에서 유튜브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회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과 같이 미국 내에서의 틱톡도 다르지 않다. 정부와 의회의 심기를 건드린 것은 틱톡의 확산에 드리운 중국 정부의 그림자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틱톡을 활용해 공적 여론을 조작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인에 대한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애플과 구글 스토어에서 틱톡의 배포는 중단된다. 그러지 않으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벌금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미 틱톡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업데이트를 하지 못한다. 물론 기존에 다운로드받은 경우 상당 기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시한부일 뿐이다. 더 인포메이션은 틱톡이 스스로 미국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용자들의 불만을 폭발시켜 트럼프에게 압력을 행사하기 위한 극단 처방이라는 것.

틱톡의 향방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틱톡이 미국에서 확보하고 있는 거대한 시장과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승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