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운영 도전과제는 숙련 노동력 부족, 공간 제약, 보안 및 규제”

한국IDC 설문 결과…정부 지방 분산 정책과 국내 기업 입장 대립

2024-12-12     한정호 기자

[아이티데일리] 국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운영의 주요 어려움으로 노동력 부족, 공간 제약, 보안 및 규제를 꼽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 이후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 분산 정책으로 인해 토지 및 전력 확보에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IDC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IDC 설문조사: 국내 데이터센터 운영 주요 도전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과 관련해 숙련된 노동력, 공간 제약, 보안 및 규제 영역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성형 AI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현황이지만, 지속적인 인력 부족과 토지 및 전력 확보 문제로 데이터센터 공급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IDC는 분석했다.

국내 기업들이 뽑은 데이터센터 톱3 운영 도전과제 (출처=한국IDC)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비교해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의 주요 도전과제로 ‘노동력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진 전문 인력 부족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IDC는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정책으로 인해 인력 수급 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원격 관리 도입을 통한 운영 중앙 집중화, 자동화 시스템 도입 등으로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포함한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 가속화 등 디지털 신기술 도입으로 인한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계속 증가해, 향후 노동력 확보가 효율적인 운영에 필수적일 것으로 IDC는 분석했다.

한편 ‘공간 제약’에 대한 응답도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비교해 높은 차이를 보이며 4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전력 및 부지 확보가 어려워지며 공간제약 문제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의 약 58%가 서울 및 경기/인천 지역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 과밀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 최근 도입된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 중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 전력 요금 할인 및 인프라 지원을 제공해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촉진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나,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절차가 복잡해져 기업들의 공간 및 전력 확보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IDC는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보안 및 규제’와 관련된 응답도 4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데이터센터에 저장되는 민감 데이터의 급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AI 트레이닝을 위한 데이터센터 활용의 증가로 사이버 공격 위험이 커지며 이러한 우려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 강화, 데이터 암호화, 접근 제어 및 인증 강화 등의 체계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IDC 측 설명이다.

한국IDC 김명한 책임 연구원은 “현재 데이터센터 공급에 제약을 가져오는 원인 중 하나인 인력 부족 문제는 AI 데이터센터 수요로의 전환과 함께,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토지와 전력 확보 문제는 지방 분산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수도권 선호 기업들의 입장이 대립하면서, 단기간 내 해결이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업들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