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경제] 해양 온난화 심화…허리케인 세력 강화로 경제 피해 눈덩이
헬렌·밀턴 등 일부 허리케인 총 피해액의 40% 이상이 기후 변화 요인
[아이티데일리]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해양 온난화가 심각해지면서 최근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허리케인의 풍속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피해가 더욱 커졌으며 비용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연구: 기후(Environmental Research: Climate)’ 저널에 게재된 ‘인간이 일으킨 해양 온난화로 허리케인 강화‘ 제목의 연구에 따르면 2019~2023년 사이에 대서양 허리케인의 최대 지속 풍속은 해양 온난화로 인해 19mph(31km/h) 더 높아진 것으로 측정됐다고 예일대학교가 운영하는 예일클라이미트커넥션이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비영리 과학 연구 기관인 클라이미트 센트럴(Climate Central)의 다른 보고서는 환경연구 논문에서 발표된 기술을 2024년 허리케인 시즌에 적용해 분석했는데, 기후 변화로 인해 2024년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11개의 최대 풍속이 9~28mph(14~45km/h)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풍속 증가로 인해 허리케인 7개가 더 높은 등급의 허리케인으로 격상됐고, 허리케인 데비와 오스카는 열대성 폭풍에서 허리케인으로 강해졌다. 보고서는 해수 온도가 뜨거워지지 않았다면 4등급이었을 허리케인 베릴과 밀턴 풍속이 18mph(29km/h)와 23mph(37km/h) 증가하면서 5등급 강도로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클라이미트 센트럴의 대니얼 길포드 기후 과학자는 "2024년 발생한 모든 허리케인은 100년 전보다 더 강했다"라며 "탄소 오염과 기록적인 해양 온난화로 인해 지역 사회의 허리케인 재앙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경제적 피해다. 허리케인 풍속이 10% 증가하면 피해가 두 배로 증가한다. 이 연구는 ’잠재적 강도‘ 이론을 사용해 기후 변화가 허리케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추정했다.
’잠재 강도 이론‘은 1987년 MIT의 허리케인 과학자 케리 에마누엘이 제안한 이론이다. 열대 해양 표면 근처의 평균 풍속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 열대 해양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때마다 허리케인의 풍속이 약 5% 증가한다는 것. 컴퓨터 모델링은 이 수치보다는 약간 낮은 4%로 제시됐다.
국제 과학단체 세계기상어트리뷰션(World Weather Attribution)은 2024년 10월에 허리케인 밀턴의 풍속이 기후 변화로 인해 약 10%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of London)의 연구진은 기후 변화로 인해 허리케인 헬렌의 육지 상륙 시 풍속이 약 11%, 밀턴의 풍속은 거의 1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허리케인 풍속 10% 증가가 숫자상으로는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허리케인 피해는 풍속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NOAA(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풍속이 100mph(161km/h)인 2등급 허리케인은 풍속이 75mph(121km/h)인 1등급 허리케인보다 피해가 10배 더 크다.
여기에는 바람뿐만 아니라 폭풍 해일, 내륙 홍수,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도 포함된다. 연구진은 헬렌으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피해의 44%와 밀턴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의 45%가 기후 변화에 의한 것으로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