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지하철 '회생 제동‘ 발전 통해 역·EV충전소 에너지원 활용
[아이티데일리] 모터는 냉장고나 에어컨, 전기자동차나 엘리베이터 등 우리 생활 주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과 에너지 비용의 절감을 위해 모터의 활용을 넓히는 기술개발이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전차나 자동차 등의 감속에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회생 제동‘이 에너지 절약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전동기 운전 시 모터가 만들어내는 운동에너지는 전동기가 감속할 때 일어나는 마찰로 인해 열로 방출돼 낭비된다. 회생 제동은 모터의 발전작용으로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구조다. 변환효율이 80%로 높다. 즉, 회생 제동은 전동기에 브레이크가 걸릴 때 관성으로 돌아가는 회전력을 전기로 전환해 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이 회생 제동을 많은 전자 기기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바르셀로나 사례를 홈페이지에서 소개했다.
바르셀로나 지하철 시스템에서는 165개 역이 약 126km의 선로로 연결돼 있다. 지하철 전동차가 정차할 때마다 회생 제동에 의해 생성된 에너지는 3분의 1 정도가 전기로 변환돼 열차와 지하철 시스템 전체, 나아가 역 설비와 EV충전소에 공급된다. 바르셀로나는 회생 제동 전력의 일부를 EV 충전 인프라에 사용한 최초의 도시가 됐다.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버터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3대의 인버터가 바르셀로나 수도교통국(TMB)에 의해 설치되고 13대가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모든 설치가 완료되면 회생 제동에 의해 전동차의 운행에 필요한 에너지의 41%가 조달돼 연간 약 3.9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TMB의 지하철 시스템 부장이자 이 프로젝트를 이끄는 조르디 피카스 씨는 “회생 제동을 적용하지 않은 지하철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에너지가 매우 많다. 에너지는 손실될 뿐만 아니라 열을 발생시켜 터널 안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회생 제동을 도입한 이후 바르셀로나 지하철의 온도는 약 섭씨 1도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모든 철도에 회생 제동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낡은 차량의 경우 기술 도입 비용이 많이 들고, 과밀한 대도시권에서는 인버터나 충전소 설치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규모가 큰 지하철망을 가진 대도시에서 회생 제동을 도입하면 큰 폭의 에너지 감축이 가능하다.
미국 뉴욕시 등이 이 프로젝트를 도입하는 데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일본 도쿄의 공영 지하철이나 도쿄 메트로 등 일부 철도에서는 이미 회생 제동에 의한 에너지가 활용되고 있다.
ABC카탈루니아에 따르면 회생 제동 시스템의 도입에는 약 780만 유로가 투입됐는데, TMB는 에너지 절약과 EV 충전소로부터의 수입을 통해 5년 이내에 투자를 회수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에 일반화된 지하철에서는 많은 에너지가 생성되고 있다. 이를 발전소로 바꾸면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회수해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효율이 좋은 전력 운용이 가능해진다. 길게 보면 이는 환경에 대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도시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