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20년 전] 첫발 내디딘 국내 ‘임베디드 SW’ 산업
IT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아…정부 국책과제 추진 활발
[아이티데일리] 2004년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ded SW) 산업이 태동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적용 범위가 넓어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임베디드 SW시장은 뚜렷한 선발주자가 없어 국내 기업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정보통신부는 IT 신성장동력 9대 과제 중 하나로 임베디드 SW를 선정해 집중 육성에 나섰으며, IT업계를 비롯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일부 대학 등 연구기관에서도 기술개발에 적극 뛰어들었다.
전자제품·정보기기의 핵심 SW
임베디드 시스템은 일반적인 컴퓨터가 아닌 각종 전자제품이나 정보기기 등에 설치돼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processor)에 미리 정해진 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는 SW를 내장시킨 시스템이다. 여기에 내장되는 SW가 바로 임베디드 SW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휴대폰, TV, 세탁기, 기차, 비행기, 엘리베이터 등의 제품에 내장된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하드웨어(HW)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건국대학교 김문회 교수는 임베디드 SW는 임베디드 시스템이 지능화·고성능화를 가능토록 해주는 핵심부품으로, 넓은 의미에서는 임베디드 시스템 사용 환경의 운용관리 SW를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임베디드 SW는 산업 및 군사용 제어기기, 디지털 정보가전기기, 자동센서 장비 등의 기능을 다양화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차세대 핵심 SW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임베디드 SW는 기기와 장비의 고도화를 실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적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했다.
먼저 고도의 신뢰성이 요구된다. 원자력 발전, 항공기 제어, 미사일 등과 같은 시스템에서 SW 오동작 또는 불시의 작동 중지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SW 오동작 및 작동 중지가 허용되지 않는 임베디드 SW에서 높은 신뢰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또한 네트워크 자원으로 실시간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 가령 무인항공기에 사용되는 비행 제어 시스템, 항법 시스템 등에 내장되는 임베디드 SW가 무인항공기 제어에 허용되는 시간 내에 작업을 처리하지 못한다면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경량화, 최적화, 저전력화가 수반돼야 한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크기, 가격 및 발열 등 제한된 HW 자원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또 멀티미디어 지원도 가능해야 한다. 디지털TV, PDA, 스마트폰 등의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멀티미디어 정보들을 처리하는 기술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임베디드 SW 개발자에게는 풍부한 HW 지식과 시스템 SW 개발 경험이 요구된다. 또한 다양한 기종과 규격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최적화된 별도의 솔루션이 동시에 제공돼야 한다.
2002년 세계 임베디드 SW시장 200억 달러 규모
사실 임베디드 SW는 컴퓨터가 처음 등장해 사용됐을 때부터 존재했다. 다만 임베디드 SW의 특성상 눈에 보이지 않고, 단순한 기능만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1982년 PC가 등장하기 이전, 메인프레임과 터미널로 대표된 초기 컴퓨터 시기에 임베디드 SW는 단순한 컨트롤 프로그램으로써 활용됐다.
이후 PC와 워크스테이션의 등장으로 특정한 HW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임베디드 SW로 발전하게 됐으며, 2002년 포스트PC가 등장하면서 임베디드 시스템은 새로운 주역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일반 소비자 기기 시장과 자동차 전용 기기 시장의 비중이 확대되며 더욱 이목을 끌게 됐다.
2004년 당시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조사에 따르면 2002년 세계 임베디드 시스템 산업은 약 1,000억 달러 규모를 형성했으며, 그중 임베디드 SW는 약 200억 달러를 차지했다. 특히 임베디드 SW는 매년 20%의 성장률을 기록해, 2007년에는 약 500억 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국내 임베디드 SW 시장의 규모는 약 7,800억 원으로, 2007년에는 1조 9,5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베디드 SW는 고속 성장 산업으로 각광받으며 세계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 그 규모가 갈수록 늘어났지만, 손꼽을 만한 강자는 없는 상황이었다. 임베디드 SW는 적용 제품의 종류와 규모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무수히 많은 종류의 상용 및 비상용 제품들을 출시할 수 있었기에, 많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시장 확대의 기회가 열려 있었다.
즉 PC와는 달리 특정 임베디드 SW가 시장을 독점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들어 임베디드 SW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할 경우 국가 이익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IT리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ETRI 임베디드 SW 연구단 김흥남 단장은 “임베디드 SW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SW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며,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임베디드 SW산업의 가장 큰 특성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초 IT기술은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저가·소형화·고성능화되어짐에 따라 제품 경쟁력의 핵심이 HW 생산 기술에서 SW 최적화 기술로 이동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통신 라우터의 경우 HW의 원가는 수십만 원에 불과하지만, 각종 통신 및 제어 SW가 탑재되면 최종 가격은 수백만 원으로 상승했다.
또 임베디드 SW 산업은 HW 강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었다. 제조업체들이 각 기계에 들어가는 OS를 자사 제품에 맞게 선정 구매하는 데서 벗어나, 이들이 직접 임베디드 SW 기술을 구축한다면 충분히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정보가전, 이동전화, 전자, 자동차 등의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여기에 임베디드 SW 기술을 접목한다면 국가 산업 발전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MS Win CE와 임베디드 리눅스 각축
초기 임베디드 시스템 시장은 산업 및 군수용 장비의 제어를 위해 ‘브이웍스(VxWorks) pSOS’, ‘VRTX’ 등의 RTOS(실시간 운영체계) 사업자들이 주도해 왔다. 하지만 기기·장비의 진화에 따라 임베디드 운영체계 시장은 전통적인 RTOS 중심에서 다기능 임베디드 OS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IITA에 따르면 2001년을 기점으로 전통적인 RTOS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임베디드 리눅스, 임베디드 ‘Win CE/NT’ 및 ‘PalmOS’ 등의 다기능 임베디드 OS들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RTOS는 강력한 실시간성을 바탕으로 임베디드 시스템 초기, 산업 및 군수용 장비의 제어를 위해 사용돼 왔으나, 멀티미디어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자연 도태되기 시작했다. 이는 임베디드 시스템이 적용될 대상 제품의 기능이 다양화되면서, 네트워크 및 그래픽 처리 등 체계적인 운영체계 구조 없이는 구현 불가능한 기능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RTOS의 시장 점유 하락으로 임베디드 OS 시장에서는 MS와 임베디드 리눅스가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였다. MS는 ‘Win CE 3.0’을 내세워 데스크톱 시장에서의 독점을 임베디드 시장에서도 유지하려 나섰다. 기존의 데스크톱 사용자들에게 이미 익숙해진 윈도우 인터페이스를 임베디드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기존 데스크톱 사용자들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었다.
임베디드 리눅스 진영에서는 소스 공개와 함께 안정성·신뢰성 등의 성능 확보에 따라 활용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레드햇, 몬타비스타, 리니오 등이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 및 기술 지원 사업에 주력했다.
ETRI 김흥남 단장은 “2002년 PDA 시장에서 PalmOS가 선두였으나 2005년경에는 MS의 Win CE가 이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VD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베디드 리눅스는 2003년 14%에서 2010년에는 50%의 시장 점유가 예측된다”고 말했다.
미지리서치 관계자는 “임베디드 리눅스는 다양한 크기와 기능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므로, 기기적 특성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다. 또 소형화·경량화가 타 운영체계에 비해 용이하고 다양한 디바이스에 따른 맞춤화가 가능하다”며 임베디드 리눅스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타 운영체계에 비해 안정성 면에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확장성·이식성 등이 뛰어나다”며 리눅스가 임베디드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이는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 ‘임베디드 SW 강국’ 도약 목표
글로벌 성장이 전망되는 임베디드 SW산업에 IT업계는 물론 우리 정부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2003년 정통부는 IT 신성장동력 9대 과제 가운데 임베디드 SW를 선정한 것을 넘어, 2007년까지 우리나라가 임베디드 SW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한다는 ‘임베디드 SW 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임베디드 에브리웨어(Embedded, Everywhere)’라는 비전을 내건 이 육성 계획은 5년간 총 800억 원을 산업 기반 조성, 기술개발 및 표준화, 서비스 활성화 등에 투자해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코리아’를 조기 실현한다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계획 발표에 앞서 정부는 임베디드 SW 국가표준 플랫폼 개발을 위해 ‘임베디드 SW 기술센터’를 ETRI 산하에 설립했으며, 산업계 중심의 ‘임베디드 SW 산업 협의회’도 출범시켰다.
구체적으로 정통부는 2007년 생산액 5조 9천억 원, 수출액 3억 5천만 달러 달성으로 세계 시장에서 6.7%의 점유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아울러 12,000명의 임베디드 SW 전문인력을 양성할 방침이었다.
‘스마트타운’ 건설로 ‘임베디드 에브리웨어’ 실현
세계 최초의 임베디드 에브리웨어를 실현하기 위해 정통부가 내세운 로드맵은 ‘스마트타운(SmarTown)’ 건설이다. 스마트타운이란 기업에는 최고의 업무 환경을, 사용자에게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환경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미래형 주거 도시다.
정통부는 임베디드 SW 핵심기술을 6개 군으로 편성해 기술 확보를 추진했다. 핵심기술 6개 군은 다음과 같다.
▲규모별 플랫폼군 : 표준형 임베디드 SW, 마이크로 임베디드 SW, 나노 임베디드 SW
▲분야별 기본 솔루션군 : 정보기기용 임베디드 SW, 산업기기용 임베디드 SW, 모바일기기용 임베디드 SW, 센서기기용 임베디드 SW
▲서비스 개발도구군 : 증강(Agumented) GUI 기술, 웹 서비스 기술, 모바일 플랫폼 기반 SW 개발도구 기술, HW & SW 코드디자인(Codedesign) 개발도구 기술, 시스템 온 칩(SoC) 지원 컴파일러 생성 도구 기술, 실시간 SW 모니터링 도구 기술, SW 검증 도구 기술, 유지보수지원 분산 개발도구
▲신성장동력 분야 시스템 최적화군 : 디지털 TV 최적화 기술, 포스트PC 최적화 기술, 텔레매틱스 최적화 기술, 지능형 로봇 최적화 기술, 차세대 이동통신 최적화 기술, SoC 최적화 기술, 정부부처 서비스별 시스템 개발
▲정부부처 서비스별 시스템 개발 : 원격 재난관리 시스템, 원격 환경관리 시스템, 원격 건강검진 시스템, 교통 정보단말 시스템, 디지털 미디어 스트리트 제어 시스템
▲임베디드 SW 표준 플랫폼용 응용 SW : 사용자 단말 인식 SW, 인쇄 및 필기문자 인식 소프트웨어, MHP 표준의 디지털 데이터 방송 미들웨어, 게임 SW, 이동통신 단말 디바이스 드라이버
정통부와 ETRI는 규모별 임베디드 SW 표준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에 공통으로 탑재되는 고가의 외산 플랫폼을 대체해 기술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통해 2007년까지 표준형 임베디드 SW 플랫폼과 마이크로 임베디드 SW 플랫폼, 나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구축한다는 전략이었다.
ETRI의 김흥남 단장은 “표준형, 마이크로, 나노 등 3가지 임베디드 SW 플랫폼을 선도한다면 방법·방재, 정보가전, 교육, 개인 휴대 단말, 통신장비, 유통·지불, 교통, 의료, 군사·항공, 환경 등 다양한 규모의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해 업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ETRI에 따르면 표준형 임베디드 SW 플랫폼은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큐플러스(Qplus)’라는 OS를 개발했고, 안정화 단계를 거치는 중이었다. 또한 ETRI는 표준형 임베디드 SW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한·중·일 3개국 중심의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오픈소스 공개 포럼을 열고 공동 개발을 추진했다.
홈서버를 위해 제작 중이던 마이크로 임베디드 SW 플랫폼의 경우 삼성의 제품들에 적용돼 전시됐고 장차 EBS 수능 방송 등에 접목할 계획이었다. 나노 임베디드 SW 플랫폼은 2004년 말까지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최종적으로 2007년까지 시범센서 네트워크 구축 및 초소형 네트워크 모듈을 완성한다는 목표였다.
정부 국책과제 수행 활기
정부의 임베디드 SW 플랫폼 기술 개발 관련 국책과제도 활발히 추진됐다. 당시 산업자원부에서는 임베디드 시스템 및 유비쿼터스 컴퓨팅 분야에 대한 대규모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외산 OS들을 사용했지만, 장차 추진하는 스마트 워치(Smart Watch), 원격 진단 시스템, 스마트 화장실(Smart Toilet) 등에 국산 임베디드 SW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환경부는 원격 자동 환경 감시 서비스 구축을 추진했다. 굴뚝, 하천, 일반 대기 TMS(Tele Metering Systems)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반 센서에 임베디드 SW 플랫폼을 적용해 환경 감시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행정자치부는 중앙재해대책본부를 중심으로 운영한 자동 수위 및 우량 관측 시스템 기능의 고도화를 통해 종합 재해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스피커를 통한 경고 방송 정도가 가능했지만, 이를 발전시켜 위험지대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휴대폰을 통한 메시지 전송으로 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재해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였다.
대외 기술 의존도 높아…국내 기술 확보 절실
하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임베디드 SW 개발은 시작 단계로 기반 기술의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전문 기술인력 조차 매우 부족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국내 임베디드 SW 산업은 핵심 기반 기술의 높은 대외 의존도로 인해 SW 최적화, 제품 차별화 및 시장 적기 진출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던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초기 개발 투자 비용과 단기적으로 낮은 투자회수율, 높은 실패 위험성 등의 이유로 자체 기술 확보를 꺼린 점에서 기인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ETRI 김흥남 단장은 “국내 업체들이 차세대 기술의 핵심인 원천기술 확보보다는 외국의 전문기업 등과의 전략적 기술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술의 공동화 및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면서 “앞으로 다가올 임베디드 에브리웨어 시대에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 확실시 돼 국내 기술의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또 품질 인증을 확보한 국산 임베디드 SW 솔루션의 부재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국내 SW 산업은 검증된 SW만 사용하는 관례가 있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외국 솔루션만을 채택한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는 기업의 기술 개발 투자가 위축돼 검증된 국내 SW 솔루션이 빈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ETRI에서 개발한 큐플러스의 경우, 기업에서 상품화를 위해 5년 이상의 지속적인 기술 지원을 요구했으나 제도적 장치가 없어 상용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임베디드 SW 전문 개발 인력이 부족하고 양성 과정이 미비한 것도 문제로 꼽혔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SW 개발 인력이 응용 SW 개발 위주로 구성돼 있었다. 실제 임베디드 SW 현장에서는 HW와 SW 지식을 종합할 수 있는 전문 능력이 요구됐다. 따라서 국내 대학의 경우 임베디드 SW 분야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개설하고, 단기 전문교육 과정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도 수요에 맞게 늘려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복개발 및 호환성 결여 우려돼
임베디드 SW의 표준화 및 인증 제도가 미흡한 것도 문제였다. 임베디드 SW의 국가표준과 품질검증 체계가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아 기업 간 거래에 신뢰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국산 SW 중심의 시장 형성이 미진한 실정이었다. 또한 분야별 독자 기술의 공유체계 및 지원이 미흡한 점도 문제였다.
미지리서치 관계자는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위한 임베디드 SW가 여러 업체에서 개발되고는 있지만, 효과적인 기술 협력 및 기술 교류 체계가 없어 호환성의 결여 및 중복개발이 우려된다”며 “국내에 임베디드 리눅스 업체와 단말기 업체에 대한 기반 기술 지원이 없어 다양한 제품 개발이 적시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국내 임베디드 SW산업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IITA에서는 ‘SWOT 분석을 통한 문제점 해결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해결 방안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3단계 전략도 제시했다.
1단계는 핵심기술 개발 단계로서 스마트타운 서비스 제공에 공통적으로 소요되는 다양한 규모의 임베디드 SW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리눅스를 참조하는 세계 및 국내 표준 임베디드 SW 플랫폼을 개발해 단기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센서 네트워크를 대표로 하는 네트워크 기반 임베디드 SW 플랫폼 등의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해외 선진 기업이나 연구소와 적극적으로 교류해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2단계는 활용 촉진 단계로서 민간 분야의 산업 촉진을 위해 부처별 정보화 사업 중 파급효과가 큰 공공분야에서부터 스마트타운 시범 서비스, 방범·방재, 환경감시 및 관리, 첨단의료 서비스, 전자지불 서비스, 첨단 교통 서비스 분야에 대해 임베디드 SW 플랫폼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이었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전산업 확산 단계로 1단계 시범 활용을 통해 확보된 표준 플랫폼을 바탕으로 2단계에서 산업체 중심의 보급, 안정화 단계를 거쳐 점차 전 산업으로 적용 확대하고 지속적인 기술 지원과 인력 양성으로 전산업 확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