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과 저혈당 동시 예방하는 '스마트' 인슐린 나온다

혈당 수치 높낮이에 따라 자동으로 작동하거나 멈춰 당 조절 제1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소식…상용화는 시간 걸릴 듯

2024-10-25     조민수 기자
인슐린 결정. 설계된 인슐린은 혈당 수치에 반응해 작용할 수 있다. 사진=네이처 via 과학사진도서관

[아이티데일리] 과학자들이 혈중 당 수치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고 꺼지는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 인슐린을 설계했다고 네이처 온라인판이 전했다. 동물에 대한 실험에서 '스마트' 인슐린은 혈당 수치가 너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높은 혈당도 효과적으로 낮췄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이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당뇨 완치가 어려운 이유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해 심혈관 질환, 만성 신장 질환, 뇌졸중 및 실명 등 당뇨병과 관련된 많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4억 2200만 명의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가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인슐린은 혈당 수치가 너무 낮아지는 저혈당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의식 상실, 발작 및 사망 등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저혈당증조차도 불안, 쇠약 및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인디애나 대학교의 생화학자이자 의사인 마이클 바이스는 당뇨병 환자, 특히 항상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일주일에 여러 번 혈당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정말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설명.

수십 년 동안 연구자들은 혈액 내 포도당 양에 따라 인슐린 활동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반적인 접근 방식 중 하나는 포도당 농도가 상승하면 인슐린을 방출하는 침전물을 포함하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의 단점은 비가역성이다. 인슐린이 방출되면 제어할 수 없다.

이번에 네이처지에 발표된 최신 연구는 포도당에 민감한 성분을 사용해 인슐린 자체를 변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한다. 덴마크 바그베르드에 있는 제약 회사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의 수석 과학자인 리타 슬라비와 그녀의 연구진은 혈중 포도당 수치에 반응하여 활동하거나 중지하는 ‘온 오프’ 스위치가 있는 인슐린 분자를 설계했다.

이 스위치는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매크로사이클로 알려진 거대 고리 모양의 구조와 포도당에서 파생된 분자인 글루코사이드이다. 혈당 농도가 낮으면 글루코사이드가 고리에 결합하여 인슐린을 비활성 상태로 유지한다. 그러나 혈중 포도당 수치가 상승하면 당이 글루코사이드를 대체하고 인슐린 모양을 바꾸어 인슐린을 활성화시킨다.

연구자들은 NNC2215라고 명명한 인슐린 분자를 당뇨병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 포도당을 인위적으로 주입한 돼지와 쥐에게 테스트했다. 연구진은 NNC2215가 동물에게 주입됐을 때 혈당을 낮추는 데 있어 정상적인 인간의 인슐린만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의 인슐린 치료에서 발생하는 혈당 수치의 하락을 예방할 수 있었다.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국립보건원의 임상 화학자 데이비드 삭스는 "이는 잘 설계된 매우 좋은 연구다. 연구진은 이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실험을 수행했다"라며 "이 접근 방식은 적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변형된 인슐린은 포도당을 표적으로 하는 첫 번째 인슐린이라고 삭스는 말했다.

연구는 몇 가지 과제를 남긴다. 첫째, 이 연구는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넓은 범위의 혈당 수치에서 NNC2215의 활동을 살펴본 것이다. 그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인슐린이 좁은 범위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중국 저장 대학 연구진도 포도당 민감성 인슐린 분자를 설계하고 있다.

노보 노르디스크는 NNC2215의 포도당 민감성 인슐린 특성에 대한 원리를 증명한 데 이어 인슐린 분자를 최적화하기 위한 추가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러 스마트 인슐린 약물을 개발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는 의사가 환자를 위한 치료법을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 인슐린 약물 세트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