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우주항공 산업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 적극 지원하겠다”
알테어 피에트로 체르벨레라 수석부사장
[아이티데일리] 최근 우리 정부가 우주항공청(KASA)을 개청하며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IT 기술 및 솔루션 도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국내 우주항공 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어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시뮬레이션과 설계,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인 알테어다. 피에트로 체르벨레라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수석부사장(SVP)을 만나 알테어가 한국 우주항공 산업에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는지 대담을 통해 알아본다.
“우주항공 산업 SW, 극도로 높은 안전성이 필요하다”
Q. 알테어 기업과 본인을 소개해달라.
A. 알테어는 미국 미시간주 트로이에 본사를 두고 시뮬레이션과 설계,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기술 기업이다. 현재 자동차, 우주·항공, 전기·전자, 금융 등 각종 산업군에서 초기 개념과 설계부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및 최적화에 이르기까지 제품 개발의 다양한 단계에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한국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유수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고객사들은 자동차, 항공우주, 방위, 에너지, 금융 서비스, 기술, 중장비, 생명과학 등 여러 산업에 걸쳐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16,000개 이상의 고객사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 쪽은 대표적으로 NASA, 에어버스, 록히드 마틴, 롤스로이스(항공엔진제조사) 등이 있다.
제 이름은 피에트로 체르벨레라이며, 알테어에서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수석 부사장(SVP)을 맡고 있다. 상세히 소개하자면, 전 세계 항공 및 방위 산업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로 전략, 영업, 기술, 마케팅 등을 관리하고 있다.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은 안전, 보안,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고 복잡한 분야다.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의 복잡하고 고유한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알테어의 기술과 솔루션을 통해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고객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효율적인 제품 개발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Q. 타 산업과 달리 우주항공 산업에서의 SW 특수성은.
A.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극도로 복잡하고 높은 안전성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항공기에서 6세대 전투기, 나노 위성에서 인간을 화성으로 보내는 우주선까지, 모든 항공우주 제품은 극도로 복잡하고 높은 안전성을 요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항공우주 엔지니어들은 물리적으로 쉽게 테스트할 수 없는 설계의 많은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자 SW를 사용해 왔다. 주로 대부분의 SW는 항공기의 강도, 무게, 내구성, 전자기 환경에서의 통신, 공기역학적 성능 등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해 항공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있다.
Q. 안전성과 신뢰성이라고 함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A. 크게 SW는 ‘강도와 내구성’, ‘전자기 환경에서의 통신’, ‘공기역학적 성능’ 등 3가지 측면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알테어의 SW로 함께 설명하겠다. 먼저 강도와 내구성 면에서 항공기는 고속, 고고도, 기온 변화 등 극한의 환경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강도와 내구성을 갖추지 않으면 구조적 손상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무게를 줄이면 연료 소비를 줄이고, 더 긴 비행이 가능해지며, 운항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알테어의 구조 해석 및 최적화 SW는 항공기와 우주선의 강도, 무게, 내구성 등을 분석하고 최적화해, 복잡한 구조와 재료 특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설계의 효율성을 높인다.
전자기 환경에서의 통신 측면에서 항공기는 다양한 전자 장비와 통신 시스템을 사용해 지상 및 다른 항공기와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전자기 간섭에 강해야 하며, 정확한 통신을 통해 안전한 비행을 보장해야 한다. 알테어는 전자기 해석 SW를 통해 항공기 및 우주선의 안테나 배치, 전파 간섭, 전자기 호환성, 레이더 반사 면적(RCS) 등을 시뮬레이션하도록 돕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기역학적 성능이다. 항공기의 공기역학적 설계는 연료 효율성과 비행 성능을 결정한다. 공기역학적인 설계는 항력을 줄이고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며, 더 긴 비행 거리와 더 낮은 연료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알테어는 유체 해석 SW로 항공기 및 우주선의 공기역학적 성능을 분석하고 최적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물리적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우주 산업에서 설계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더 안전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지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와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더욱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제공하고 있다.
Q. 실제로 알테어의 SW 도입 성공사례를 소개해달라.
A. NASA의 사례를 들 수 있겠다. 수십 년간 NASA 엔지니어들은 알테어의 다양한 공학 소프트웨어와 HPC 관리 SW를 활용해 왔다. 최근에는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알테어 SW를 우주 탐사 미션에서 전기 시스템 설계 및 테스트 분야에 도입했다. 우주선의 복잡한 전기 시스템을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하고, 도식도를 자동으로 생성하는데 알테어의 전자 시스템 시각화 SW가 사용됐다. 이를 통해 화성 탐사 및 유로파 탐사에서 개발 및 테스트 과정을 단축하고, 오류 가능성을 줄이면서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올해 인수한 항공우주 분야에 특화된 전산유체역학(CFD) SW ‘플라이트스트림’은 NASA 에임스 연구센터(Ames Research Center)에서 사용 중이며, 항공기 설계 및 해석에 활용되고 있다.
NASA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PBS(Portable Batch System)는 처음 NASA 에임스 연구센터에서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현재는 알테어가 이 기술을 인수해 ‘HPC웍스(HPCWorks)’라는 제품으로 확장했다. 이 솔루션은 클라우드 컴퓨팅 및 고성능 컴퓨팅(HPC) 작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사용되며, NASA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과 연구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Q. 알테어의 솔루션을 적용함으로써 어떠한 기대효과가 있었는가.
A. 알테어의 시뮬레이션 SW를 사용하면, 우주선의 전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해 대비할 수 있다. 항공우주 엔지니어들은 더 안전하고 신뢰성 높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우주 비행체가 임무 중에 겪는 극한의 환경은 지구에서 그대로 재현하기 어렵다.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통해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환경을 가상으로 테스트해 설계가 모든 요구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에 SW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NASA와 같은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컴퓨터 계산량이 매우 많다. 대규모의 과학적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때문에 복잡한 계산 작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NASA는 알테어 제품을 통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우주 탐사 프로젝트에서 높은 계산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우주항공 산업, 알테어의 맞춤형 AI 솔루션으로 지원할 것”
Q. 올해 5월 한국도 우주항공청(KASA)을 개청했다. 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늘고 있다.
A. 한국에서 올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소속으로 우주항공청을 만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상정했고, 2023년 하반기에는 직제와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독자발사체 엔진을 개발하고 2032년 달, 2045년 화성 착륙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이버 보안도 상당히 중요하다. 기존 우주자산에는 전자기기가 많이 들어갔다면 이제는 SW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우주자산에 사이버 공격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북한의 해킹그룹에서는 한국 우주항공청 설립을 앞두고 국가위성운영센터를 해킹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응해 한국 정부는 우주 사이버보안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알테어가 한국의 우주항공 산업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가.
A. 한국 우주항공청의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서는 가장 진보된 디지털 기술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알테어는 한국의 우주항공 산업에 첨단 기술력 확보와 제조 기술 고도화를 위해 AI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알테어는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에서 심층적인 도메인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항공우주 산업의 필요와 요구사항에 맞춤화된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알테어는 시뮬레이션과 AI 관련 전문인력이 있기에 엔지니어링 워크플로우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엔지니어가 직면한 특정 과제를 해결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능숙하다.
자사의 AI 기반 엔지니어링(AI-Powered Engineering) 솔루션은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물리적 현상을 다룬다. AI 알고리즘은 설계 변수와 시뮬레이션 결과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학습해 기존 시뮬레이션보다 1,000배 빠르게 설계를 탐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설계 과정에서 반복적인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어, 한국 우주항공 산업의 기술 경쟁력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Q. AI 기반 엔지니어링 솔루션 활용사례는.
A. 이탈리아의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기업인 레오나르도(Leonardo)가 있다. 레오나르도에서는 알테어의 AI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설계와 최적화를 진행했다. 항공기 설계에서 구조 해석이나 유체 역학 시뮬레이션은 매우 복잡하고 계산량이 많지만, 복잡한 물리적 모델을 간단한 형태로 축소하는 차수축소모델(ROM) 기법을 사용하면, 필요한 계산을 대폭 줄이면서도 유사한 정확도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알테어 ‘롬AI(romAI)’의 차수축소모델(ROM) 기법을 활용해 항공기 적합성 검증을 위해 온도, 흡수 전력, 압력 강하, 유출 온도 등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또한 열역학, 유체역학, 구조, 전기 공학 등 다양한 공학적 분야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반영한 설계 실험을 생성하고, 다양한 입력과 조건에서 신뢰성 있는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AI 기반 도구는 설계 변수의 조합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최적의 설계를 제안하기에 기존의 수동적인 설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고, 효율적인 설계 결과를 도출하는데 도움을 준다. 레오나르도는 롬AI 기술 덕분에 시뮬레이션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했으며, 이를 통해 항공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장할 수 있었다.
Q. 알테어의 솔루션이 갖는 차별화 요소는 무엇인가.
A. 알테어의 주요 차별화 요소는 크게 AI 기술과 라이선스 모델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알테어는 항공우주 산업의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통합하고 분석해 조직 전체의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데이터 분석 SW를 제공합니다. 노코드/로우코드 기반이기에 데이터 비전공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이를 통해 모든 수준의 엔지니어가 설계 최적화, 예측 유지보수, 항공기 성능 시뮬레이션 등에 AI를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알테어의 AI 기반 엔지니어링 기술은 시뮬레이션과 데이터를 결합해 예측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복잡한 과정을 간소화한다. 예를 들어, 구조 변형이나 유체 압력 분포와 같은 물리적 현상을 과거 데이터로 학습해 새로운 제품의 성능을 예측한다. 이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전통적 분석 방식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AI 기반 예측 기술을 통해 단시간에 수많은 설계 변형을 가상으로 테스트할 수도 있다. 이로써 물리적 프로토타입 제작과 복잡한 시뮬레이션 반복을 줄여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예측으로 엔지니어들의 의사결정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돼 제품 품질 개선과 시장 출시 시간 단축으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라이선스 모델이다. 알테어 유닛(Altair Units) 라이선스 시스템은 다양한 SW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항공우주 산업과 같은 복잡한 프로젝트 환경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 알테어 유닛은 동시 사용이 가능한 포괄적인 라이선스 모델로, 180여가지 SW를 별도로 구매하는 대신 사용량에 따른 라이선스 구독을 따르면 요구수준에 해당하는 모든 알테어 제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구매 기반 모델은 시작하기 쉽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매우 비싸지는 특성이 있는데, 알테어의 라이선싱 체계는 추가 비용 없이 180개 이상의 알테어 및 파트너 SW 제품에 대한 공유 및 온디맨드 액세스가 가능하다. 모든 도구를 항상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특히 유용하다. 알테어 유닛을 통해 기존 모델 대비 라이선스 비용이 30~50% 절감할 수 있다.
Q. 알테어의 솔루션이 한국 우주항공 산업에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A. 알테어의 솔루션이 한국 우주항공 산업에 주는 핵심 가치는 첨단 AI 기술을 이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항공우주 기관들을 비롯해 기업들은 AI 기술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테어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해 첨단 AI 기술을 제공하고자 한다. 방대한 항공우주 엔지니어링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 있는 인사이트를 추출하고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KASA가 출범하는 등 지금이 한국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의 주요 항공우주 기업들과 오랫동안 협력해 온 경험을 통해 한국 시장의 요구사항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알테어는 이에 발맞추어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특히 AI 기반 기술을 통해 설계와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제품 개발의 혁신을 촉진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