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에 대한 세계 각국 '데이터 공개 청구' 급증…한국은 7위

2024-09-19     조민수 기자
빨개질수록 정부기관의 개인 데이터 청구가 빈발하는 국가로, 한국도 심한 범주에 속한다. 사진=서프샤크

[아이티데일리] 컨설팅 전문 서프샤크(Surfshark)가 세계 각국의 정부나 법 집행기관이 애플, 메타(구 페이스북) 등 빅테크 대기업에 대해 요구한 사용자 데이터 청구에 대한 통계 결과를 발표하고 자사 홈페이지에 요약글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청구 건수는 EU의 2배에 달하고 있으며 그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 청구는 범죄 수사 등의 이유로 정부와 사법 기관 등이 민간 기업에 요구하는 정보를 말한다. 통화 기록 등 통신이나 금융데이터 등에 대한 조회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서프샤크에 따르면, 각국 정부에 의한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4사에 대한 이용자 데이터 청구는, 2013년부터 2022년꺼자 10년 동안 약 8배로 증가했다. 그 결과, 2022년의 경우 전년의 160만 건에서 무려 38%나 증가한 220만 건에 달했다.

서프샤크의 분석팀은 "2022년의 요구 건수 급증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2022년에 사용자 데이터의 개시를 청구한 정부의 수가 147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1년의 경우 140개의 정부가 사용자 데이터의 공개를 요구했는데, 그 해에 7개나 늘었다“고 밝혔다.

각국의 정부나 사법 당국은, 디지털 증거가 필요한 범죄 수사나 민사 사건, 행정 안건 등에 관련되는 이유로 데이터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가장 많은 데이터 청구를 한 곳은 미국과 EU 기관들로 전체 요구 계정의 58%를 차지했다. 미국은 대략 330만 건의 사용자 데이터를 청구했다.

인구 10만 명당 청구는 독일이 850개 계정으로 2위였다. 3위는 싱가포르 696개 계정, 4위는 영국 672개 계정, 5위는 프랑스 616개 계정이었다. 게다가 방글라데시나 브라질, 캐나다, 그리스, 헝가리, 이스라엘, 인도, 멕시코, 폴란드에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국 역시 높은 순위에 올라 우려를 자아냈다. 한국은 10만 명당 청구 건수가 415개 계정으로 6위 아일랜드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이 기록이 글로벌 빅테크 4사에 대한 통계이기 때문에 네이버 등 국내 토종 기술기업에 대한 숨겨진 요청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나게 된다.

기업별로는 2022년 애플에 대한 공개 청구가 479%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당국이 가장 관심을 기울인 것은 메타 계정으로 360만 건에 달했다. 이 숫자는 같은 기간에 공개 청구된 890만 계정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대조적으로 애플에 대한 공개 청구는 85만 3700건으로 가장 적어 당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전체 계정 수의 10%에 미치지 못했다.

서프샤크의 프라이버시 담당 고다 수카카이트는 ”조사에 따르면 정부에 의한 사용자 데이터 요구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EU에서 제안된 채팅제어법(Chat Control law)은 정부에 의한 개인 데이터에의 접근을 대폭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채팅제어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문자메시지나 음성, 심지어는 암호화된 메시지도 스캔당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물론 이 법안은 아동 성학대 자료를 예방하기 위해 제안된 것으로, 본질적으로는 암호화를 해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이용자 데이터 공개에 가장 긍정적이었던 기업은 애플이다. 관계기관의 요청에 대해 애플은 2016년 75%, 2022년 83%의 요청 응답률을 보였다.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은 그보다 약간 낮아 각각 72.9%, 72.8%, 67%였다.

수카카이트는 ”서프샤크의 조사는 정부에 의한 사용자 데이터의 요구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당국이 중대 범죄에 대항하는 수단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만, 사용자의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