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영역을 뛰어넘는 해수면 상승…미래를 위해 막아야 하는 이유

2024-09-11     조민수 기자
사진=유엔

[아이티데일리] 해수면 상승은 전 세계의 핵심 관심사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기상 이변을 부르고 남극과 북극은 물론 지구의 고지대 빙하를 녹이고 있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해수면 상승이다. 이는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과학과 기술로 무장한 인류를 파괴한다.

오는 9월 25일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과 학계 및 민간 전문가들이 유엔에 모여 해수면 상승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을 논의한다. 산업혁명 이래 인류는 과학기술 및 ICT를 무기로 삶을 변혁했다. 물질적으로는 분명히 윤택해졌다. 그러나 자연환경과 건강은 오히려 불건전해진 측면이 많다. 해수면 상승은 직간접적으로 인류를 파괴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유엔이 나서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유엔이 홈페이지에 해수면 상승과 위협에 대한 경고의 글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 최고 수위선

1880년 이후 전 세계 해수면은 평균 약 20~23cm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UN 세계기상기구(WMO)는 1993년부터 보관된 위성 기록을 추적한 결과 2023년에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이 기록적인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확인했다. 특히 지난 10년간의 증가율은 위성 기록의 첫 10년인 1993년~2002년의 해수면 상승률의 두 배 이상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해수면 상승은 해수 온난화와 함께 빙하 및 빙상이 녹아내린 결과이며, 이는 기후 변화와 직결된다.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섭씨 1.5도로 제한한다 하더라도(2015년 파리 협정으로 전 세계 국가가 설정한 목표), 해수면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걸프 스트림(맥시코만에서 시작해 미국과 캐나다 동해안을 따라 북향하는 해류)과 같은 해양 순환 패턴은 해수면 상승에 지역적 차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걸프 스트림이 머지 않아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전 세계 취약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구조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바닷물의 범람은 산호초와 어류 자원, 농경지, 주택을 포함한 인프라를 포함해 해안 서식지를 손상시키, 이 지역 주민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범람은 담수 공급원을 오염시키고 수인성 질병을 퍼뜨리며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많은 소규모 섬 국가(SIDS)들의 주요 소득 원동력인 관광 수입은 해변, 리조트 및 산호초와 같은 관광 명소의 손상으로 타격을 입는다.

많은 요인이 결합돼 사람들은 집을 떠나거나, 더 높은 곳으로 이전하는 등 터전을 옮겨야 하며, 이는 결국 경제, 생계 및 지역 사회를 파괴한다.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오 구테흐스가 이를 "위협 증폭제"라고 설명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 해수면 상승과 기후 변화의 연관성

한마디로 해수면 상승은 기후 변화의 증상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바다는 과도한 열의 대부분을 흡수한다. 따뜻한 물은 부피가 커지는데, 이를 열팽창이라고 한다. 그러면 당연히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진다.

해수면 상승은 또한 치명적인 순환 고리를 만든다. 예를 들어, 유해한 탄소가스를 저장해 해안 서식지를 보호하고 기후 변화 완화에 기여하는 맹그로브 숲은 보호 기능을 잃고 개체 수도 줄어들게 된다. 맹그로브가 줄어들면 환경에 유해한 온실가스가 더 많아지고, 이는 기후 변화를 촉진하며, 기온이 오르며, 결국 해수면은 더욱 상승한다.

지구 인구 10명 중 1명, 즉 약 9억 명이 바다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방글라데시, 중국, 인도, 네덜란드, 파키스탄 등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의 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엄청난 홍수를 겪을 수 있다. 또한 방콕, 부에노스아이레스, 라고스, 런던, 뭄바이, 뉴욕, 상하이 등 모든 대륙의 주요 도시도 위험에 처해 있다.

저지대 지역이 있는 작은 섬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해수면 상승과 기타 기후 영향으로 인해 피지, 바누아투, 솔로몬 제도와 같은 태평양 국가의 주민들은 이미 이주를 강요받고 있다.

◆ 해수면 상승 대처 방법

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치는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것이다.

해수면 상승을 완화하고 적응하는 것도 새로이 부각된 해법이다. 홍수와 침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파제 및 폭풍해일 방호벽 등 인프라 구축, 배수 시스템 개선 및 홍수 방지 건물 건설, 맹그로브와 같은 자연 장벽 복원, 파도 에너지를 흡수하고 폭풍해일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습지 및 산호초 보호 등이 그것이다.

많은 국가에서 재해 위험 감소 계획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수면 상승 관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엔 지원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적응 조치의 일환으로, 취약한 해안 지역에서 지역 사회를 이전할 수도 있다. 이를 관리형 퇴각이라고 한다.

◆ 유엔의 역할

해수면 상승에 대응하려면 포괄적이고 국제적으로 조정된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조직은 유엔이다.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UNFCCC)은 미래 해수면 상승 범위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지구 온난화를 제한하기 위한 파리 협정을 주도했다.

유엔은 또한 태평양 인근을 비롯한 저지대 섬 국그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손실 및 피해 기금을 통해 취약한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후 변화의 영향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커뮤니티와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