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대응" 게임‧애니 성우 파업…고용 및 임금 안정 대책 요구
[아이티데일리] 지난해 여름 생성형 AI로 직업의 미래와 고용 안정이 위협받는다며 전미 영화배우조합(SAG-AFTRA)이 할리우드에서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는 비디오게임 및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성우들이 파업에 나섰다. 이 소식은 CNN을 비롯한 다수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SAG-AFTRA에 가입한 성우들은 AI로 복제된 목소리가 게임에 적용되면서 일감을 빼앗겼다고 호소하며 지난주 말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 책임자인 SAG-AFTRA 전국 사무국장 던컨 클럽트리 아일랜드는 “비디오게임 및 애니메이션 업계는 연간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작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여기에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SAG-AFTRA 동료들도 포함된다. 이들도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즉, 공정한 보수와 AI에 의한 자신들의 목소리 이용에 대한 콘센츠의 권리다”라고 주장했다. AI가 만들어 낸 음성도 결국 성우들의 음성을 교육받은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파업 대상 기업은 월트디즈니 산하 번역 및 더빙 서비스 업체 디즈니캐릭터보이스인터내셔널, 소니 산하 게임개발업체 인섬니악게임즈,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산하 WB게임즈,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액티비전, 테이크투인터랙티브, EA, 블라인드라이트, 포모사인터낵티브, 엘라마프러덕션, 보이스웍스프로덕션 등이다.
영향을 받는 회사 측의 홍보 담당 오드리 쿨링은 “최종 합의를 앞두고 노조 측이 협상 이탈을 선택한 것에 실망했으며, 교섭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며 “이미 25개 노조의 제안 중 임금 인상과 안전대책 추가 등 24개 항목에 합의했다. 우리의 제안은 SAG-AFTRA의 우려에 직접 부응하는 것으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강력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쟁점은 AI의 사용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하는 통상적인 문제다.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목소리 더빙 방법이 대상이다. 실재하는 성우의 목소리는 쉽게 구할 수 있는 AI 도구로 복제할 수 있다. 본인이 관여하지 않아도 대량으로 목소리를 생성될 수 있다. 약간의 변색도 가능하다. 따라서 이 문제는 성우라는 예술적 직업에 치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더구나 애니 제작에서는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모션 캡처를 사용해 배우나 스턴트의 움직임을 계량해 디지털 골격을 작성하는 일도 많다. 세계적으로 흥행했던 아바타를 연상하면 이해가 된다.
파업은 19개월에 걸친 협상과 게임 어워드, 컨퍼런스 등 업계 행사에서 조합원들의 전단 배포와 피켓을 통한 정보 제공 끝에 결행됐다. SAG-AFTRA에 따르면 작년 9월에 1년간의 교섭 끝에 조합원 98.23%의 찬성으로 파업이 승인됐다.
SAG-AFTRA의 프랑 드레셔 대표는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초래하는 AI 남용을 용인하는 내용의 계약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조합원이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내용의 협약을 기업이 진지하게 제시하면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비디오 게임 업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연간 18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외형과 달리 이익률은 날로 하락하고 있다고. 할리우드 영화급 예산을 필요로 하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제작은 흥행이 부진할 경우 큰 위험이 따르는 도박이 되고 있다.
업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분야의 경우 성우 기용은 대체로 적지만 무료 게임과 타이틀 난립으로 수익화에 한계를 보이면서 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AI를 이용한 음성 복제의 주목할 만한 사례는 미국 NBC가 파리 올림픽 경기 하이라이트 전송에 유명 실황 캐스터의 목소리를 생성형 AI로 재현한 내레이션을 채택한 것이다. 이 계약에 대해 캐스터 본인은 복제된 음성을 듣고 두려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이미 존재한다. 저항할 수도 있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나는 저항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다스베이더의 목소리를 오래 맡아온 배우 제임스 얼 존스는 90대를 맞아 은퇴를 결심했다. 2년 전 AI 탑재 음성합성 소프트웨어 '리스피처(Respeecher)'를 이용해 다른 배우가 읽은 대사를 자신의 목소리로 변환해 향후 시리즈 관련 작품에 사용하는 것을 허락하는 동의서를 디즈니와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