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더위로 IT 인프라 내구성 약화…클라우드가 필요한 이유

2024-07-19     조민수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 모습. 사진=MS

[아이티데일리] 2024년 여름이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안 됐는데,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고 있다. 뜨거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세계적으로 극심한 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빅테크가 몰려 있는 미국에서는 심각한 우려가 나온다.

애리조나 피닉스는 이미 섭씨 44도를 웃돌고 있고 올해 첫 열돔 현상은 수 주 전에 시작됐다. 열돔은 지상 10km 이내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돼 반구 모양의 열막이 형성돼 뜨거운 공기를 가두는 기상 현상을 말한다. 피닉스가 거대한 돔에 막혀 완전히 봉쇄된 것이다. 미국 주요 도시가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ICT 분야에서도 새로운 걱정이 커지기 시작했다. 점점 극한으로 치닫는 기온의 압박 속에서 국가와 기업의 기술 인프라가 어떻게 버틸 것인가에 대한 우려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대로라면 희망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크로치 랩(Cockroach Labs)의 CEO인 스펜서 킴벌은 패스트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열파는 기술 인프라, 특히 데이터 센터와 같은 중요한 IT 시스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라고 지적한다. 데이터 센터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해 열을 발산하며 이를 식히기 위해 다수의 에어컨이 필요하다. 고온이 지속되면 온도를 제어하기가 어려워진다. 데이터 센터에 의존해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되는 기업의 경우 가동 중단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서비스가 중단되면 기업의 평판이 크게 훼손된다.

물론 데이터 센터는 여러 곳에 분산되는 경향이 있지만 폭염 역시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의 6월 기온은 거의 40도에 육박했다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여름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아마존이 2006년에 데이터 센터를 시작한 버지니아는 6월에 40도로 극심한 폭염 위험에 직면했다. 또 다른 아마존 데이터 센터가 있는 오하이오의 경우 몇 주 전에 최고 32도까지 치솟았다.

우려했던 사태가 벌어진 선례도 있다. 2022년 영국이 폭염에 시달렸을 때 구글과 오라클 모두 데이터 센터의 냉각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구글은 몇 시간 동안 시스템이 멈추었으며, 장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클라우드 서버의 전원을 꺼야 했다. 오라클은 거의 하루 동안 올스톱이었다.

폭염은 기술 인프라가 직면한 많은 위험 중 하나다. 기온 상승은 또한 극심한 폭풍의 형태로 기상학적 변동성을 가져온다. 뉴욕에서는 2017~2020년까지 전체 정전 중 거의 40%가 악천후로 인해 발생했다. 이러한 중단은 특정한 시점을 넘어서서 확산되고 있다. 허리케인과 같은 강한 폭풍우에서는 평균 12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PLOS클라이미트 저널에 발표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폭풍으로 강한 바람과 호우 두 가지가 모두 발생하면 평균 17시간 동안 정전이 지속된다고 한다.

빅테크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주요 ICT 인프라의 장기적인 중단이다. 이는 클라우드 중단부터 금융 서비스 중단, 통신 장애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최종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이 기후 관련 비상 및 재해 복구 계획을 준비하면서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AI까지 결합된 데이터 센터는 이미 항공 산업과 동일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막대한 양의 물을 소비한다. AI의 성장은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킬 뿐이다. 암호화폐 업계가 그런 것과 마찬가지다.

일부에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고열로 인한 시스템 중단을 막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우주 공간에 배치하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실험 중이며 대부분의 기업에 실용적이지 않다.

킴벌은 데이터 백업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를 수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 클라우드는 확장성과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제공업체는 고열에 대한 복구력이 우수하며 운영을 유지할 수 있다. 킴벌은 “클라우드가 시급한 탄력성 요구 사항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시스템 운영 환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