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근무 환경 정착…미국인 지역 사회 이주, 수십년 만에 순증 기록
[아이티데일리] 유명한 미국 텔레비전 시트콤인 앤디 그리피스 쇼(1960–1968)의 배경이 된 가상의 공동체 메이베리(Mayberry)는 아름다운 전원의 시골 마을을 상징한다. 앤디 그리피스의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 마운트 에어리(Mount Airy)를 배경으로 했으며 주민들은 그들의 마을을 메이베리라고도 부른다.
이런 미국의 작은 마을에 대도시로부터 유입되는 주민들의 이주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대도시 지역보다 더 많은 이민자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버지니아 대학교 인구통계학자 해밀턴 롬바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원격 근무 붐이 일면서 다수의 미국인들은 대도시 지역을 떠나 소도시나 풍치 좋은 산간 또는 해변 마을로 떠났다. 투산 등 여러 중소 도시가 주민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 또는 다양한 지원책으로 유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원격 근무 붐이 작년까지도 계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에 약 29만 1400명이 대도시 지역에서 빠져나와 작은 마을과 시골 지역으로 이주했다. 이주한 곳은 주로 인구 25만 명 이하의 지역이었다. 지역 사회 인구 유입의 순증은 1970년대 이후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롬바드는 추정했다.
인구 25만~100만 명 수준의 도시 역시 26만 6448명의 순증을 기록했다. 100만~400만 명의 도시 지역은 소폭 증가에 머물렀다. 반면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상 인구 400만 명 이상인 대도시 지역은 지난해 거의 60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감소했다.
롬바드는 "2023년에는 평균적으로 근무일의 3분의 1이 원격으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되면서 일을 위한 지리적 유연성이 더 커졌다. 좋은 삶의 질을 제공한다면 대규모 인구 밀집지에서 멀리라도 이동할 의향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분석은 국내 이주 통계에 한정했으며,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들어온 이민은 포함하지 않았다.
인구 감소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한국의 지역사회에 던지는 의미는 크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혜택과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와 자녀들의 학업 때문에 수도권으로의 이주가 계속되고 있으며,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환경이 높은 장벽이다.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업종의 원격 근무 전환을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야햐 할 때라는 지적이다.
사람들의 유입으로 인해 이미 미국 소도시의 경제 구조와 모습이 바뀌고 있다. 버지니아 남부의 마틴스빌(Martinsville)은 한때 섬유 산업이 크게 번성해 세계 '스웨터 셔츠의 수도'로 불렸던 곳. 마틴스빌은 지난해 버지니아 주에서 가장 가파른 임금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버지니아주로의 이주율은 전체 주에서 2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마틴스빌의 성장을 예견하고 2021년 첫 커피숍을 열었다. 그 후 스타벅스 체인은 버지니아 남부의 다른 도시로 퍼졌다.
롬바드는 “작은 마을의 지속적인 성장은 부분적으로 계속되는 원격 근무의 추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실시한 원격 근무에 관한 연구 결과, 지난 3월 현재 미국에서의 유급일수의 약 28%가 재택근무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보다 감소했지만, 코로나 이전보다는 훨씬 높은 것이다.
롬바드는 “원격 근무가 계속된다면 전문직 종사자 등 고급 인력이 지역 사회로 이주하는 추세는 지속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