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경제] 기후 변화와 사막화로 세계 경제 시스템 위기…막을 방법은?

2024-05-08     조민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지구상에서 사막이라 하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호주 중부 등의 지역이 연상된다. 그런데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 기후 변화에 따른 사막화의 진행은 지구 전체에서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으며, 사막의 면적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세계경제포럼(WEF)이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경고했다.

126개 계약 체결국이 만든 유엔의 2022년 국가별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토지의 15.5%가 열로 황폐화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4%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두 개의 대규모 회합이 상황을 움직이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월 말에 개최된 WEF의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 성장 및 에너지' 특별회의와 오는 12월에 개최되는 유엔 사막화 대처 조약(UNCCD) 제16회 체결국 회의에서 닐러 심각해지는 사막화가 주요 이슈가 된다. UNCCD는 유엔의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과 함께 리우 3조약 중 하나다.

WEF는 사막화가 지구와 인류에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하면 사막화를 완화할 수 있을까를 진단하고 있다.

◆ 사막화와 그 원인

사막화가 진행되면 이미 비교적 건조한 토지가 점점 건조해지고, 생산성이 높은 토양이 황폐화되며 수자원, 생물 다양성, 식생이 총체적으로 상실된다. 이는 기후 변화, 산림 벌채, 과도한 방목, 지속 불가능한 농법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사막화 규모는 사하라 사막, 칼라하리 사막, 고비 사막 등 기존의 사막을 훨씬 뛰어넘는다. UNCCD에 따르면, 매년 1억 헥타르의 생산 가능한 토지가 망가지고 있다. 가뭄은 만연하고 있으며 2050년까지 인구의 4분의 3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약 20억 명이 사막화가 진행되기 좋은 건조 지대에 살고 있다. 가장 영향을 받는 지역은 아프리카와 동·중앙아시아다.

◆ 사막화의 영향을 가장 받기 쉬운 곳

WEF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약 4000만 명이 심각한 가뭄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 아시아에서 중국,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을 비롯한 나라들의 기온이 급상승 중이다. 이들 지역의 일부는 1980년대부터 사막 기후로 분류되고 있었다. 한편 산간지역에서는 눈 부족으로 인해 빙하가 점차 소멸돼 사람과 농업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토지의 황폐화는 보다 온난한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통합 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 주 가운데 40% 가까이가 가뭄에 직면해 있다.

남유럽도 최근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사막화와 난개발로 인해 '유럽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이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스페인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키프로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남부 회원국이 사막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고 지적한다.

◆ 사막화의 영향

UNCCD에 따르면 사막화된 지역에 사는 인구는 약 5억 명에 이른다. 기후 변화와 가뭄, 자연재해 등 이상 기상의 타격을 받기 쉬운 곳도 이 지역이다. 이로 인해 생계 유지가 어렵고, 감소하는 자원을 둘러싼 분쟁이 일어날 위험도 고조된다. 타국으로의 이주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사막화의 가장 두드러진 예 중 하나가 중앙아시아의 아랄쿰 사막이다. 1960년대, 이 지역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인 아랄해였다. 현재 아랄해의 면적은 과거의 10분의 1로 축소돼 염분 농도가 높은 작은 호수만 3개 남아 있을 뿐이다. 면화 재배를 위한 관개에 아랄해 물이 이용되면서 수위가 저하된 데다 기후 변화가 몰아쳤기 때문이다. 건조한 해저는 소금으로 뒤덮인 사막으로 변했고 어업에 의존하던 주민들의 생계는 파탄났다.

◆ 사막화를 완화하는 방법

사막화에 대처하기 위한 접근법은 다양하다. 전 세계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산림 재생과 조림은 토양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녹지화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아랄 사막을 따라 100만 헥타르에 수목과 관목을 심었다. 아프리카 연합이 사하라 등지에서 2007년 시작한 ‘그레이트 그린월’ 정책은 황폐한 1억 헥타르의 토지를 녹지화하는 것이 목표다. 아프리카 22개국이 참여하는 이 이니셔티브는 토지를 부활시켜 2030년까지 2억 2000만 톤 이상의 탄소를 저장하고 10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방법은 산림농법에서 지속 가능한 방목까지 토지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또한 빗물 이용, 가뭄에 강한 작물 전환 등을 통해 수자원을 관리하고 사막화에 대처한다. 생태계 회복이나 습지대 등 자연 서식지의 회복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