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20년 전] MS, ‘윈도우 서버 2003’ 내세워 엔터프라이즈 시장 ‘총공세’

유닉스 정조준…핵심 무기는 ‘SQL 서버’와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

2024-03-31     한정호 기자

[아이티데일리]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넘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03년, 64비트 서버 운영체계인 ‘윈도우 서버 2003’을 발표하며 기존 32비트 기반의 서버 시장에 머물러 있던 MS가 대형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또 1년, MS는 64비트 컴퓨팅 시장과 유닉스 서버를 향해 선전포고를 하며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총공세를 가하기 시작했다.


본격화되는 MS의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

20년 전, 손영진 사장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한국MS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손영진 사장은 취임 후 매출 4천억 원 달성과 함께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유닉스 진영에 강공을 퍼부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손영진 사장의 ‘강성발언’ 이전에도 한국MS는 몇 년간 유닉스 진영을 일관되게 조준하고 있었다. 한국MS의 엔터프라이즈 전략은 제품 기술적 측면에서는 ‘64비트 컴퓨팅’, 시장 측면에서는 ‘유닉스 서버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지속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을 시도해 온 한국MS의 ‘의미 있는’ 시장 진출은 2003년부터 본격화됐다. MS가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당시 기업용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였고, 그간의 시장구조가 소형 서버 시장은 윈도우, 중대형 시장은 유닉스가 주도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64비트 서버 운영체계 출시는 MS에게도, 그리고 인텔이나 AMD 등 칩 전문업체 및 서버 업체들에게도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전까지 한국MS는 자사 하드웨어(HW)에 대한 시장 신뢰도가 낮았던 탓에 64비트 컴퓨팅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4년을 도입기로 설정, 그다음 해 초부터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MS는 향후 시장 장악을 목표로 한 해 동안의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강화된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과 BI 기능

먼저 한국MS는 2004년 4월을 기점으로 한 달 주기로 ‘마이그레이션’을 내용으로 한 윈도우 서버 시스템 캠페인을 추진했다.

당시 MS에서 서버 및 플랫폼 사업을 맡았던 김성재 부장은 “4월 유닉스를 시작으로, 5월에는 사이베이스, 6월은 노츠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특히 고객 충성도가 많이 하락한 사이베이스를 비롯해 오라클과 DB2 등의 SQL 서버로의 마이그레이션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닉스와 노츠 마이그레이션의 경우 MS는 이미 2002년에 새 마이그레이션 툴들을 내놓은 바 있었다.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툴인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 포 유닉스 마이그레이션(MSUM, Microsoft Solution for UNIX Migration)’과 윈도우에서 기존 유닉스 애플리케이션과 스크립트 사용 기능은 물론 유닉스와 윈도우 환경의 유연한 통합을 제공하는 ‘SFU 3.0(Service for UNIX 3.0)’ 등이 대표적이다. SFU는 이기종 통합 지원을 확대한 3.5 버전이 2004년에 출시되기도 했다.

아울러 로터스 노츠용 마이그레이션 툴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 분석툴(Microsoft Application Analyzer)’과 로터스 노츠/도미노 애플리케이션 커넥터 및 MS 플랫폼으로의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솔루션인 카사흘 테크놀로지(CASAHL Technology)의 ‘ec놀리지(ecKnowledge) V7.5’ 등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MS 64비트 컴퓨팅의 핵심은 단연 ‘SQL 서버 2000 엔터프라이즈 에디션(64비트 SQL 서버)’이었다. MS는 2002년 64비트 SQL 서버를 처음 선보인 후 수차례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내세우며 자사 SQL 서버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특히 MS는 64비트 SQL 서버가 ‘아이테니엄2(Itanium2)’칩의 성능을 이용해 ‘저비용 고효율’의 64비트 컴퓨팅 시대의 새 장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뿐만 아니라 64비트 SQL 서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MS의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고, 나아가 오피스 시스템과의 연계 매출도 기대할 수 있었다.

MS 플랫폼 로드맵

따라서 한국MS는 64비트 SQL 서버가 기업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구현을 위한 최상의 솔루션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BI 관련 기능들을 공격적으로 강화·추가하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리포팅 서비스 출시였다.

당시 SQL 서버 2000 사용자와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된 리포팅 서비스는 SOAP, XML 등 닷넷 웹 서비스를 근간으로 디자인된 만큼 확장성과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MS 오피스와의 강력한 통합 기능을 제공해 저작과 관리, 전달에 이르는 전체 리포트 라이프 사이클 지원 기능 등을 갖췄었다.

이에 더해 MS는 차세대 SQL 서버 ‘유콘(Yukon)’의 2004년 말 출시를 추진했다. 유콘의 경우 리포팅 서비스를 물론, ‘SQL 서버 어낼리시스 서비스’와 더욱 강화된 ETL(Extraction, Transformation, Loading) 도구 모음 유틸리티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큰 주목을 받았다.


“유닉스 서버 대체는 시간문제”

이러한 지원 기능 확장과 유콘의 출시는 한국MS가 64비트 컴퓨팅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자신할 수 있는 근거였다. 64비트 윈도우 서버 위에 리포팅, 어낼리시스, ETL 등 다양한 BI 기능을 갖고 있는 64비트 SQL 서버를 얹고, 오피스 시스템까지 묶게 된다면 노트북, 데스크톱 등 PC에서부터 중대형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MS 라인업’을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러한 가능성은 점차 높아졌다. MS의 32비트 SQL 서버는 이미 1년 전에 알트웰, 제일제당, 롯데카드, 삼성생명, 동양화재, 옥션 등 대용량 DBMS 및 대용량 트랜젝션 사이트에 공급됐으며, 64비트 SQL 서버도 아시아나항공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KT의 차세대운용관리시스템(NeOSS) 등에 적용됐었다.

이에 한국MS는 메모리 사용이 많은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자사 제품이 유닉스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으며, 남은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MS의 64비트 SQL 서버가 유닉스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MS가 제시한 벤치마크 결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MS가 내놓은 벤치마크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64웨이 시스템에서의 클러스터 되지 않은 TPC-C 결과(2003년 5월), MS는 윈도우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과 64비트 SQL 서버를 인텔 아이테니엄2 기반의 HP 수퍼돔에서 실행해 707,102tpmC(transaction per minute; 분당트랜잭션)를 구현했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인텔과 HP의 TPC-C 벤치마크와 시벨시스템즈에서 진행한 ‘시벨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등의 2개의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좋은 기록을 냈다. 전자의 경우 인텔의 아이테니엄2 칩을 장착한 HP의 수퍼돔에서 윈도우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과 SQL 서버 2000 64비트를 실행한 결과 658,228tpmC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당시 단일 서버 성능 부문 세계 기록인 600,000tpmC를 초과하는 기록으로, 비슷한 수준의 tpmC를 나타내는 유닉스 시스템과 비교할 경우 비용 대비 성능 면에서 66%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후자의 경우 64비트 SQL 서버, 윈도우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 등을 기반으로 한 유니시스 ES7000 서버에 시벨7을 활용해 3만여 명의 동시 사용자를 도출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한국MS의 유재성 상무는 “이러한 벤치마크 결과를 통해 MS는 64비트 컴퓨팅 시장으로 화려하게 데뷔할 수 있게 됐으며, SQL 서버는 급격한 수행력 향상 포물선을 지속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됐다”면서 “64비트 SQL 서버 2000과 윈도우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은 폭넓은 확장성을 제공함은 물론 전용 유닉스 시스템에 대한 구매·도입·운영 등에 비해 좀 더 관리가 간편하고 비용이 저렴해 MS는 지금까지 고급 유닉스 운영체계와 데이터베이스가 장악하고 있던 부문에서 리더십 위치를 빠른 시간 내에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S SQL 서버 2000’과 ‘윈도우 서버 2003 데이터센터 에디션’

협력사 연대 강화…유닉스 마이그레이션도 본격 가동

벤치마크 결과보다 더욱 주목받은 점은 그 당시 ‘SQL 서버 + SAP ERP’ 혹은 ‘HP의 64비트 수퍼돔 + SQL 64비트’로 이뤄진 구현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KT의 차세대운용관리시스템의 경우 HP 64비트 수퍼돔과 64비트 SQL 서버를 이용해 대규모 트랜잭션과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국지엠디, 삼아알미늄, 유한킴벌리, 로커스, 에넥스, 아비코전자, TG, LG CNS, 케피코, 2001 아울렛, 롯데제과, 삼보컴퓨터, 동아제약, SK에너지, 벽산건설 등은 SAP ERP의 데이터베이스로 SQL 서버를 활용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SQL 서버가 기업 시장에서 대용량 DBMS로서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해 주는 한편, MS가 자사 플랫폼 확산을 위해 구축한 다양한 연합 전선이 실질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줬다.

MS는 프로세서 개발업체인 인텔과 AMD는 물론 서버업체인 HP, 델, NEC, 유니시스,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 LG IBM, 그리고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인 SAP, SAS, CA, BEA, 시만텍, 베리타스 등과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형성했었다. 특히 인텔, HP 등과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였다.

국내의 경우 금융권 공략을 위해 컴팩코리아, 인텔코리아, 한국MS가 함께 공동마케팅을 수행했으며, 컴팩이 HP에 합병된 이후에는 연대가 한층 더 강화됐다. 2002년 12월 한국MS는 한국HP와 닷넷 확산을 위해 영업과 마케팅, 기술지원 부문 등 전방위로 협력하기로 했으며, 2004년 초에는 양사가 국내 솔루션 파트너의 IA-64 서버 지원을 위한 ‘파워 파트너프로그램(Power Partner Program; PPP)’을 발표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750개에 이르는 한국HP의 e코리아 파트너사와 한국MS의 165개 마이크로소프트 솔루션 파트너(Microsoft Solution Partner; MSP)를 대상으로 한 공동협력 프로그램으로, IA-64 기업 컴퓨팅 솔루션 개발회사를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한국MS와 한국HP는 협력사들 중 20여 개사를 엄선해 HP의 IA-64 서버인 아이테니엄 서버 및 MS 개발용 소프트웨어(SW) 지원을 비롯해 IA-64 마이그레이션 교육, 개발 관련 기술지원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한 아키텍처 가이드, 성능진단 서비스 등을 온사이트에서 직접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다음 단계로는 차기 SQL 서버였던 유콘의 PPP 지원 프로그램 가동을 계획했다.

경쟁사 플랫폼 기반의 솔루션들을 마이그레이션함으로써 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기업 고객들을 MS의 플랫폼 기반으로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인텔과의 PPP도 추진됐다.

이외에도 한국MS는 자사의 64비트 컴퓨팅 확산을 위해 △64비트 개발자를 위한 ‘전문 개발자 컨퍼런스(Professional Developers Conference; PDC)’ △AMD 고객들의 프리뷰 프로그램인 ‘프리뷰-64(Preview-64)’ △개발자들을 위한 월드와이드 핸즈온 트레이닝 이벤트인 ‘라우트-64(Route-64)’ △IT 프로 디벨로퍼 대상의 ‘GEAR-64(Generate Enthusiasm Around 64-Bit Windows)’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개발자들에게 접근했다.


한국오라클·한국썬과 전선 형성

64비트 컴퓨팅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한국MS는 우선 인텔 칩과 AMD 칩을 나눠서 바라봤다. 인텔 아이테니엄과는 하이엔드로의 확장을 추진했다. DBMS와 SAP·시벨 등과 같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유연성의 장점을 갖췄던 ‘옵테론’은 32비트와 64비트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구동함으로써,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을 필요로 하는 곳에 초점을 맞췄었다.

MS 64비트 제품 로드맵

정리하면 MS가 목표로 했던 시장은 △크고 복잡한 설계 도면이나 어셈블리 모델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CAD/CAM, 엔지니어링 분석과 같은 테크니컬 컴퓨팅 △복잡한 모델과 장면을 생성, 이를 고해상도로 렌더링해야 하는 사진/이미지 편집, 비디오 저작 및 편집, 3D 애니메이션 및 렌더링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 △데이터에 대한 빠른 액세스와 처리를 필요로 하는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베이스 등의 분야였다.

더불어 △대규모 사용자를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성능을 요하는 웹 서비스 △복잡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처럼 복잡한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갖는 분야 △온라인 트랜잭션 및 기업 자원에 대한 액세스 시 보호를 필요로 하는 분야 등도 포함됐다. 산업별로는 금융서비스 부문과 과학/테크니컬 컴퓨팅 분야, 제조와 엔지니어링 분야가 우선적인 타깃이었다.

특히 한국MS의 유닉스 시장 공세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던 곳은 한국썬과 한국오라클이었다. DB 시장에서 승부를 겨루게 될 한국오라클의 대응 전략은 크게 2가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윈도우의 대항마인 ‘리눅스’를 적극 활용해 MS의 텃밭인 중소기업 시장으로 침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채널 조직 정비를 통한 수익성 강화였다.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리눅스DB 시장을 개척해 온 한국오라클은 당시 한국후지쯔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레드햇 리눅스를 탑재한 후지쯔 서버에 자사의 리눅스용 DB와 ERP를 얹어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 중이었다. 또 9iDB 스탠다드 에디션의 전문 디스트리뷰터로 대상정보기술과 피플웨어를 선정했으며, 당시 250여 개에 달하는 파트너들을 총판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한국썬은 한국MS에 대항하기 위한 마땅한 전략을 마련하지 않았다. 당시 한국썬의 장정호 부장은 “썬은 유닉스 상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공급하는 19,500개의 독립 SW벤더들이 있다. MS는 개인 업무용 시장과 프론트엔드 쪽의 일부에 해당되는 이야기일 뿐 일부에서는 유닉스로의 리마이그레이션도 고려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한국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한국후지쯔나 한국HP 등 다른 유닉스 벤더들이었다. 특히 업계에서는 한국후지쯔의 경우 같은 솔라리스 운영체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국썬의 서비스에 불만을 품은 고객들을 자극, 자사 서버로 대체하는 경향도 있어 본사 차원에서 ‘솔라리스 OEM 재계약’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엔트리 서버’ 인식 탈피는 과제

이처럼 한국MS는 윈도우 서버 2003과 SQL 서버 2003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앞세워 64비트 컴퓨팅 시장 공략을 가속화 했다. 그러나 당시만 하더라도 MS는 하이엔드로 가는 열쇠를 찾긴 했지만 ‘엔트리 서버’라는 철장 안에 갇혀 있었다. 업계가 MS의 행보에 주목을 하면서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의 고가용성과 신뢰성,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당시 IA 서버 판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닉스라도 단위 시스템 중 ‘폴트 톨로런트(Fault Tolerant)’ 시스템은 없다. 주어진 예산으로 유닉스 1대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보다 윈도우 서버를 이용해 미러링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안정성도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면서 “인텔의 IA 서버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인 1등 브랜드만 고집하는 사용자들의 IT 편식성과 책임 회피적인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유닉스가 메인프레임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IA 서버가 유닉스 시장을 뚫고 들어가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레퍼런스 세일즈라는 국내 영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IA 서버의 레퍼런스가 많이 쌓이고 있는 만큼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MS가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요소는 협력 관계였다. 다수의 협력사를 갖고 있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썬을 제외한 대부분의 HW 업체가 윈도우 서버를 판매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MS가 이들을 이끄는 ‘신호등’과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MS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영역까지 세를 확장하고 있었는데, 이로 인해 일부 부문에서는 ISV들과의 불협화음도 존재했었다. MS가 유닉스 진영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ISV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기에, 이들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64비트 윈도우 애플리케이션 현황

“유닉스 시장 공략, 매출 4천억 원 달성할 것”

“장기적인 차원에서 매출 4천억 원을 달성하기 위해 서버 사업을 활성화하고, 380여 명의 인력을 잘 묶어 효율적으로 활용, 시너지를 일으키도록 하는 한편, 그간 일관되게 전달하지 못했던 대내외적 메시지를 일사분란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국MS 손영진 사장은 2004년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손 사장은 성공적인 유닉스 시장 공략과 매출 4천억 원 달성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먼저 손영진 사장은 한국MS의 서버 사업에 대해 “2003년부터 한국MS의 서버 비즈니스가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워낙 작은 규모이기 때문에 볼륨상으로 빨리 커지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것은 국내 서버 시장의 경우 유닉스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경우 유닉스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시장을 공략하면 매출 4천억 달성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현재 시장분석, 고객반응 분석 등 구체적인 작업을 시작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영진 사장은 MS의 ‘신뢰할 만한 컴퓨팅(Trustworthy Computing)’을 강조했다. 손 사장은 “MS는 SW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자체를 바꿨으며, 빌 게이츠 회장이 직접 이를 이끌고 있다. 유닉스라 하더라도 보안 문제에 있어서 완벽한 제품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벤더와 파트너, 고객들이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문제인데, MS는 제품 연구개발에 많이 투자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 5~6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라며 “윈도우 서버 2003의 발표가 기존보다 연기된 이유도 보안 부분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한국MS 입장에서는 대기업 고객군은 물론 중소기업 고객사들까지 보안 담당자의 DB를 구축해 단시간 내에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었으며, 등급에 따라서는 이동전화로 정보를 보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또 일반 사용자들도 주기적이고 자동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