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 “AI 위협은 핵무기와 같다” 강경 발언

2023-11-30     조민수 기자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 사진=에릭슈미트닷컴

[아이티데일리] 구글의 전 CEO 에릭 슈미트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AI를 접목하면서 내세우는 가이드라인은 인류에 대한 AI의 위협을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경 발언했다. 이는 사티아 나델라,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 빅테크 기업 경영자들의 AI 예찬과 기업들의 AI 전략에 대한 경고라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액시오스 주최 'AI+' 서밋에서 슈미트는 "컴퓨터가 스스로 일을 결정할 수 있는 단계까지 기술이 도달하면 5년에서 10년 안에 AI가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슈미트는 “전에는 이 단계에 도달하려면 20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시나리오가 2~4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1~2011년까지 구글 CEO를 지낸 슈미트는 또 정책 입안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술을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세계적인 조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슈미트는 최근 29세인 여친 회사에 1억 달러를 투자해 국내에서도 일약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슈미트의 경고는 지난 9월 비공개 AI 포럼에서 빅테크 오너들이 한 발언 때문이다. 이 포럼에는 저커버그와 머스크, 빌 게이츠를 포함한 빅테크 경영자들이 모였고, 저커버그는 AI의 안전성과 접근성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CNBC는 서밋이 끝난 뒤 머스크가 기자들과 만나 AI가 문화적인 위험을 초래하지만 "우리 모두를 파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도 오픈AI CEO 샘 알트먼이 제창한 연방정부 차원의 AI 규제기관 출범을 지지했다.

슈미트는 AI 개발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무기 규제와 비유했다. 그는 나가사키와 히로시마 원폭 투하 뒤에 부분 핵실험금지조약(PTBT)을 맺기까지 18년이 걸렸지만, AI에 관한 한 현재 그렇게 기다릴 시간은 없다고 단언했다. AI에 의한 위기는 핵무기 급이라는 것이다.

AI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슈미트는 이 기술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인정했다. 원자력과 마찬가지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게이츠 역시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자체는 긍정적이며, 올들어 특히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힌 바 있다.

슈미트는 그러나 최근 몇 달간 AI의 발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 기술로 인해 사람들이 상처받거나 죽임을 당할 수 있어 '실존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새로운 AI 기술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결론지은 2021년 미국 정부 위원회의 AI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했었다.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고 구글을 포함한 빅테크들이 잇따라 챗봇을 내놓으면서 AI 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AI 위험을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는데, 규정은 최신 AI 시스템을 일반에게 공개할 경우 이에 앞서 정부로부터 안전성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