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국 증시는 AI 붐이 견인…빅테크 주도 언제까지?
[아이티데일리] 2023년 상반기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을 4조 달러 이상 늘린 7대 기술기업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견조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인공지능) 물결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빅테크에 힘입은 전체 증시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고 포브스, CNBC 등이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의 상반기 상승률에서는 AI용 반도체 기술 면에서 최고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190%로 단연 1위였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5월, 상장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종목에서는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스(AMD)도 76% 상승해 8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상승률은 초대형 빅테크 주식 중에서도 두드러졌지만 다른 빅테크도 크게 웃었다. 애플(50%) 마이크로소프트(43%) 알파벳(36%) 아마존(55%) 테슬라(113%) 메타(138%) 등 6개 기술 대기업도 모두 S&P500 상승률 톱 50위 안에 들었다. 엔비디아를 포함한 7개사는 상반기에 시가총액을 총 4조 1000억 달러가량 부풀렸다.
상승률 톱5 종목 중 2개는 의외로 보인다. 크루즈선을 운항하는 로열캐리비안(111%)과 카니발(133%)이다. 양사는 모두 1분기 매출액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그럼에도 양사 주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하면 여전히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러셀3000 주가지수에 포함된 소형주 등락률을 보면 제약 부문에서 앰블렉스 바이오파마가 625% 상승해 1위를 기록했다. 중형주로는 중고차 매매사이트 카바나(452%), 대형주에서는 서버 스토리지 시스템을 운영하는 슈퍼마이크로컴퓨터(206%)가 1위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상승률에서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고객정보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세일즈포스(59%), 하이테크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주가지수 구성 종목에서는 앰블렉스가 1위였다.
S&P500은 연초 이후 16%, 다우는 4%, 나스닥은 33% 각각 상승, 1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가라앉았던 2022년 충격으로부터 회복되고 있다. S&P500 부문별로는 IT(애플, 오라클) 통신서비스(컴캐스트, 넷플릭스) 일반소비재(아마존, 스타벅스) 등 3개 부문이 지난해부터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들은 올봄 AI 열풍을 1990년대 인터넷 기술 붐에 빗대면서, AI가 새로운 모멘텀이며 증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보고서에 썼다.
S&P500을 비롯한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지수는 상승하고 있지만 모든 기업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S&P500 구성 종목의 상승률 중앙값은 5%에 그치고 있다. 다시 말해 소수 종목의 주가 급등이 전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S&P500의 경우 양대 종목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중이 지난 40년 사이 가장 높아지고 있다.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 마이클 윌슨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AI를 원동력으로 하는 성장 기대는 크지만 단기적으로는 거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2023년에는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AI 부문이 이익률을 압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