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칩으로 구동하는 맥, PC게임 시장 판도 바꾼다

2023-06-20     조민수 기자
캠컴의 인기 게임 레지던트 이블 스크린 샷. 이미지=캡컴

[아이티데일리] 애플이 맥(Mac)을 최적의 고성능 게이밍 컴퓨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애플의 전략은 윈도우PC 중심으로 움직이는 PC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지난 20년 가까이 PC 게임은 윈도우PC가 주도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들은 MS 윈도우로 구동되는 데스크톱 타워가 있어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애플의 게임 시장 진출 전략은 지난해 WWDC에서 시작됐다. 캡컴(Capcom)의 인기 게임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를 애플이 자체 개발한 고성능 칩 M시리즈로 작동하는 맥에 포팅해 실행시킨다고 발표한 것이다.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는 실제로 지난해 10월 맥용으로 출시됐으며, 윈도우PC보다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극찬을 받았다.

애플의 M칩은 스마트폰 칩과 같은 아키텍처로 만들어졌다. 한 칩에 컴퓨터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이 포함된 SoC(시스템온칩)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소형 SoC는 스마트폰과 같이 소비전력이 적은 단말기에는 최적이지만, 업무용이나 게임에 사용하는 컴퓨터를 작동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플의 M칩은 그 상식을 뒤엎고 대부분의 테스트에서 인텔 프로세서를 능가했다.

M칩이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와 같이 그래픽을 많이 사용하는 게임을 윈도우PC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와 같이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 마니아들에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맥용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를 개발한 캡컴의 칸다 쓰요시 프로듀서는 맥으로의 포팅 작업이 놀라울 정도로 원활하게 진행됐다면서, 이는 통합 메모리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통합 메모리는 여러 프로세서가 동시에 동일한 메모리 위치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CPU와 GPU에 별도의 램(RAM)이 설정된 대부분의 윈도우PC와 달리, 애플 칩은 한 장치에서 모든 것을 처리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적이고 더 빠르다.

애플 그래픽 아키텍처인 메탈FX(MetalFX)도 숨은 공로자다. 칸다는 메탈FX 기능으로 프로 사양의 신형 맥 스튜디오부터 3년 전의 M1 맥북 에어까지 다양한 맥에서 고도의 그래픽 게임을 높은 프레임 레이트로 실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애플은 이번 WWDC에서 또 하나의 폭탄선언을 했다. 메탈기어(Metal Gear) 시리즈의 창작자인 비디오 게임 디자이너 코지마 히데오가 그의 걸작 액션 게임 데스 스트랜딩(Death Stranding) 맥 버전을 2023년 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코지마의 게임은 윈도우PC 및 게임 전용 콘솔 머신과 함께 애플 맥 전용으로도 개발된다.

애플의 맥은 이미 크리에이터와 MZ세대에게 지배적 컴퓨터가 됐지만, 앞으로는 게임업계에서도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에서는 윈도우PC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07년 아이폰 발표 후 시장을 장악한 사례를 감안하면, 맥이 일으킬 게임 시장 판도 변혁은 쓰나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