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가수 목소리를 이용해 만든 'AI 음원' 저작권은?
[아이티데일리] 인기 가수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재현한 음원이 SNS에 확산되고, 음악 팬들이 이를 진짜라고 믿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여전히 논란이라고 포브스지 등 다수 매체가 보도했다.
AI로 생성한 음악은 최신 사회적 트렌드로 정착하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가 인기곡을 부르거나, 가수가 부른 것과 똑같은 소리로 새로운 노래를 창작하는 것이다.
드레이크와 켄드릭 라마, 카니예 웨스트(예) 등 3명이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주제가인 ‘불가사의의 카르테(Fukashigi no Karte)’를 부르는 AI 버전이 틱톡에 등장했다. 이 동영상은 250만 건이 넘는 ‘좋아요’와 함께, 댓글에는 “이것이 바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AI의 장점”이라고 적혀 있다.
또 지난달에는 고스트라이터라는 익명의 틱톡 제작자가 드레이크와 더 위켄드 목소리를 피처링한 오리지널 곡 '하트 온 마이 슬리브(Heart on my Sleeve)'를 AI로 만들어 올렸다. 이 곡은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의 플랫폼에서 한시적으로 구할 수 있게 됐으며 수백만 개의 스트림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 가수의 음원을 관리하는 유니버설뮤직그룹(UMG)의 강력한 항의에 따라 틱톡 등의 플랫폼에서 삭제됐다.
틱톡에서는 AI로 재현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가 드레이크의 '콘트롤라(Controlla)'를 부르는 악곡도 공개돼 140만 회 이상 재생됐으며, 12만 건이 넘는 ‘좋아요’를 모았다. 틱톡 사용자 개리더프로듀서가 올린 것으로 그는 “아리아나 그란데가 드레이크보다 더 잘 부른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UGM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과 소셜미디어에 서한을 보내 회사가 저작권을 관리하는 가수의 악곡이 AI를 이용해 다른 가수의 음성으로 만들어져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차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추세를 호기로 보는 가수들도 있다. 롤링스톤 보도에 따르면 가수 그라임스는 누구나 AI를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를 사용한 곡을 ‘패널티 없이’ 만들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녀는 그 악곡 수익의 50%를 자신에게 로열티로 지불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AI로 생성한 악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그 악곡이 저작권으로 보호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행위를 명확히 규제하는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탠퍼드대 법학교수 마크 렘리는 논문에서 “AI 시스템은 저작권법으로 보호된 음원 등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접근만 하기 때문에 그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AI 음악은 이미 제작된 음악의 멜로디와 가사를 학습해 작동한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폴키스의 엔터테인먼트 변호사 칼 폴키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법원과 저작권규제 기관은 이런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금지해야 하며 원본 콘텐츠는 법으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저작권국은 지난 3월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진보에 대응, AI로 작성된 음악과 예술, 문장 등록 방법에 관한 새로운 규칙을 발표했다. 이 규칙에 담긴 가장 중요한 요건은 저작권 등록을 위해 제출된 작품에 AI로 생성된 콘텐츠가 포함될 경우, 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생성한 음악과 관련해 미국 저작권국은 AI에 의한 작업이 기계적 복제의 결과인지, 아니면 저작자의 독자적인 정신적 착상인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