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는 근로자의 ‘코봇’…“인력 구조조정 수단 아냐”
미 국립경제연구국 조사…챗GPT, 바드, 빙 등 활용 결과 기업 문제 해결 속도 14% 높여
[아이티데일리] 오픈AI의 챗GPT를 계기로 전 세계가 ‘생성형 AI’에 열광하지만, 이처럼 과열된 흥분이 반드시 견실한 생산성이나 수익 증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챗GPT에 대한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한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열기가 두드러진 현재의 초기 단계에도 현장에서는 이미 이익이 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미 국립경제연구국(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는 5179명의 고객 지원 상담 데이터를 이용해 AI 기반의 대화형 어시스턴트(AI 비서)의 단계적인 도입 과정을 추적한 결과, 다양한 부문에서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시간당 해결되는 문제가 14% 증가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의 에릭 브리뇰프슨, 다니엘 리 린제이, R 레이먼드는 "AI에 의한 지원은 고객 감정을 개선하고 매니지먼트가 개입할 필요성을 줄여 직원들의 직장 정착률을 향상시칸다"고 결론냈다. 생성형 AI가 직원들의 정착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것.
전체적으로 가장 큰 영향은 초심자와 저숙련 근로자에게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험이 많고 고도로 숙련된 근로자에게는 생성형 AI가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를 AI 모델이 "더 유능한 근로자의 잠재적으로 말로 표현되징 않는 암묵적 지식을 전파하고 보급함으로써 신입 근로자가 경험 곡선을 따라가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객 지원에서 사용된 상담원 대화 텍스트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에 의한 추천이나 권고가 저숙련 근로자들에게는 고숙련 근로자처럼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사실적인 증거가 발견됐다.
업계 리더들은 생산성 측면에서 생성형 AI가 주는 효과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데 동의했다. 소터 어낼리틱스(Soter Analytics)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이고르 나사로프는 "오픈AI의 GPT-4와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기능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는 최첨단 발전을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적인 기업은 AI를 활용해 근로자들의 노동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반면, 퇴보적인 기업은 자동화에 대응해 근로자를 삭감하는 길을 간다”고 평가했다. 경쟁력이 우수한 기업은 AI를 직원 삭감 대신 직원 전문화로 활용한다는 의미다.
페놈(Phenom)의 글로벌 전략 담당 부사장인 클리프 요르키비츠는 "생성형 AI는 과거의 파괴적 혁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더 빠르고 더 나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비 기술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 기술이 하지 않거나 할 수 없는 역할은 거의 없다”면서 "우리는 생성형 AI로 저숙련 작업자가 고숙련 작업자처럼 의사소통하도록 유도한다는 암시적인 증거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사로프는 직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AI에게 지시를 내리고 면밀하게 만들어진 프롬프트를 통해 지적재산이나 소프트웨어를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프롬프트를 세련되게 함으로써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직원을 훈련시키고 프롬프트를 코드화해 스케일링 및 시스템화 과정을 간략하게 할 수 있다. 프롬프트를 기존 시스템에 통합하면 회의 메모 요약 또는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등의 작업을 자동화하고 궁극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직원들이 보다 전략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요르키비츠는 “전문가는 생성형 AI를 부조종사 또는 협업 로봇(코봇)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위험은 과거 PC 시대에 저항해 타자기를 고집했던 것과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유한다. 생성형 AI를 자신의 업무에 필수적인 비서가 되도록 만들라는 권고다.
생성형 AI는 마케팅 툴을 재정의하고 있다. 구글 바드(Bard)나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등 챗GPT와 성격이 같은 대규모 언어 모델은 유기농 검색 등 전문 영역의 검색을 이미 침식하기 시작했다. 기계학습이 콘텐츠 발견과 순위에 영향을 주면서 검색엔진 최적화 역학은 변화하고 있다. 예컨대 빙은 인덱스를 참조한 다음 GPT-4를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일관된 응답을 생성한다. 오픈AI는 연 단위로 웹을 크롤링해 모델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보고서는 기업 내 생성형 AI 툴은 "전문지식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존재로 보아야 하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은 AI를 도입할 때 기술이 갖는 장점과 인간의 직관, 전문지식, 판단력을 결합한 균형 잡힌 접근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