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하는 애그리테크 3사…모나크‧테벨‧비와이즈
[아이티데일리] 미국 최대의 채소와 과일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주의 농업은 현재 노동력과 물 부족,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뭄 등 총체적인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 밭과 과수원에서는 자율비행 드론, 자율주행 트랙터, 인공지능(AI) 시스템이 관리하는 양봉 등 애그리테크(Agri Tech: 농업기술)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브스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애그리테크 기술기업 3사를 발굴해 소개했다.
벤처캐피털의 투자가 크게 둔화됐지만 애그리테크 분야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애그리테크 부문은 지난해 988건의 거래를 통해 무려 1060억 달러(140조 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았다.
캘리포니아주 리버모어에 본사를 둔 모나크 트랙터(Monarch Tractor)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프라빈 펜메차는 지난달 열린 애그리텍 박람회 ‘월드 애그 엑스포’에서 작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를 탑재한 전동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모델명이 MK-V인 이 회사의 트랙터는 한 명의 운전자가 동시에 3~4대의 트랙터를 조작할 수 있어 과수원과 농장의 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모나크는 지금까지 누적 1억 1000만 달러를 조달했으며, 캘리포니아의 와인 명가인 로버트 몬다비의 후손 카를로스 몬다비가 공동창업자로 참여하고 있다.
2020년부터 몬다비 와이너리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나크 자율주행 트랙터 가격은 8만 9000달러로 같은 크기의 디젤 트랙터에 비해 약 2배 비싸지만, 물과 비료와 연료는 물론 농약까지 절약할 수 있고 인건비까지 절감해 약 2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 농가는 무공해 농기계를 구입할 때 정부로부터 최대 80%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농기구 제조업체 CNH글로벌 등에서 자금을 조달한 모나크는 폭스콘과 계약을 맺고 오하이오주 로드타운 공장에서 MK-V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애그리테크 분야에서는 글로벌 농기구 대기업 존 디어(John Deere)도 작물의 유지보수 및 모니터링이 가능한 자율주행 트랙터로 농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롤로지(Tevel Aerobotics Technologies)는 자율비행 드론으로 농가 수확을 돕는다. 컴퓨터 비전을 탑재한 드론이 익은 과일을 식별해 로봇 팔로 수확하고 컨베이어로 운반하는 시스템을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테벨은 박람회에서 8대의 드론을 이용한 ‘알파봇’ 시스템으로 사과 복숭아 살구 등 과일을 2.5초마다 1개씩 고속으로 수확하는 시범을 선보였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정확도로 밤낮없이 24시간 수확하는 것이 가능하다.
캘리포니아 주 노동법은 과일을 수확하는 인부를 하루 8시간 이상 노동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테벨 기술은 농업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테벨은 캘리포니아주 산호아킨 밸리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전 세계 농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작물 수분에 필수인 꿀벌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과일과 견과류 농가의 근본적인 위기가 되고 있다. 꿀벌은 연간 35%라는 전례 없는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세계 꿀벌은 개체 수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비와이즈(Beewise)는 AI를 탑재한 꿀벌 둥지에서 양봉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한 회사다.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사르 사프라는 회사가 누적으로 총 1억 2000만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오클랜드와 이스라엘에서 사업을 벌이는 비와이즈는 지금까지 1000개의 로봇형 벌통을 배치해 통합형 태양광 패널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벌이 군집하는 박스에는 카메라와 AI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벌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비와이즈 시스템은 양봉 작업의 97%를 자동화한다. 상자 안에서 꿀벌은 쾌적한 환경에서 꽃가루를 모아 꿀을 만든다. 꿀벌을 위한 5성급 호텔인 셈이다.
비와이즈는 이 로봇 벌통을 특정 작물의 수분 시즌에 농가에 대여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연간 약 1000개 정도인 벌통 제조를 1만 개로 늘릴 계획이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이라는 게 회사의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