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 전자상거래 분야로 확대…중국 빅테크 유럽서 아마존과 충돌
[아이티데일리] 미중 분쟁이 민간에서 전자상거래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빅테크들이 미국과 유럽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 이미 공고한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아마존과 한판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빅테크로 꼽히는 핀두오두오(Pinduoduo)와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의 소유주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중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해외에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를 개설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두 기술 회사가 해외 무대로 확장함에 따라 아마존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핀두오두오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다. 회사는 지난달 패션에서 스포츠, 전자제품까지 카테고리별로 제품을 판매하는 미국 쇼핑 사이트 테무(Temu)를 개설했다. 몇 주가 지난 후,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는 이프유우(If Yooou)라는 이름의 패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을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미국 등지에서 고객 기반을 다진 중국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인 세인(Shein)의 성공 재현을 노리고 있다.
두 회사의 해외 확장은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통제 정책과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나온 조치다. 중국 빅테크들은 새로운 성장 활로를 해외 시장 개척으로 모색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술·마케팅 업체 WPIC의 제이콥 쿡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트댄스와 핀두오두오가 독자적인 소셜커머스 비즈니스를 해외 시장에 적용할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두 회사 모두 혁신적인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로 강한 면모를 보인다.
중국에서 핀두오두오는 상품 공급업체와 직접 연계해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 기반은 미국에서 판매할 제품을 자국 내에서 소싱하고, 그것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이미 갖고 있다. 틱톡 생태계를 전자상거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트댄스는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에 익숙하지 않다. 회사가 론칭한 여성 패션 사이트 디본스튜디오는 수 개월만에 문을 닫았고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론칭한 팬노도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틱톡은 그렇지 않다. 영국의 경우 틱톡은 유명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제품에 대한 동영상을 만들고 사용자는 앱을 통해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기능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에 이어 핀두오두오와 바이트댄스가 가세하면서 중국의 해외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트댄스와 핀두오두오의 전자상거래 시장 공략으로 미국 거대 아마존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제품을 판매하는 핀두오두오의 테무는 가격 면에서 아마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프유우는 패션 부문에서 아마존과 직접 부닥친다.
다만 중국 빅테크가 아마존을 현실적으로 위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 행태가 아마존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아마존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핀두오두오와 바이트댄스가 특정 부문의 아마존 점유율을 잠식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의 목을 조르지는 못할 것이며, 장시간 신뢰도를 쌓아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