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kTok), 미국서 특정인 위치정보 감시”

2022-10-27     조민수 기자

[아이티데일리]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페이스북 등을 위협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틱톡(TikTok)의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의 중국 내 팀이 틱톡 앱을 사용해 일부 미국인의 위치정보를 감시하려 했다는 정황이 발견됐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이는 포브스지가 직접 확인한 것이라고 한다.

사진=틱톡

보도에 따르면 특정인 감시 프로젝트의 배후에는 바이트댄스의 내부감사·리스크관리팀(Internal Audit and Risk Control department)이 있으며, 이 팀은 바이트댄스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량루보의 직속 부하로서 베이징에 거주하는 회사 임원 성예가 이끌고 있다.

팀의 임무는 주로 바이트댄스 임직원의 부정행위를 조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팀은 회사와 고용관계가 없는 미국 시민의 소재지에 대한 데이터 수집도 계획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틱톡의 홍보 담당자 모린 섀너핸은 이와 관련, 사용자의 IP 주소를 기반으로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콘텐츠와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포브스가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내부감사팀은 광고 타겟팅 이외의 목적으로 미국인을 감시하기 위해 위치정보 이용을 계획했다. 포브스는 틱톡과 바이트댄스에 이 감시가 미국 정부 구성원이나 언론인들을 특별히 타깃으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회사 측은 답하지 않고 있다.

틱톡은 ‘외국 기업이 유발할 수 있는 국가안보 위험’을 평가하는 재무부의 대미외국투자위원회(CFIUS)와의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CFIUS는 최근까지 중국 정부가 미국의 틱톡 플랫폼을 활용해 틱톡 사용자의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조사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월 외국인 소유 기업을 평가할 때 CFIUS가 고려해야 할 특정 위험을 열거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었다.

바이트댄스의 내부감사·리스크관리팀은 본사와 자회사 틱톡의 임직원이 이해충돌과 부정 등의 위반 행위 또는 기밀정보의 누설에 대해 정기적으로 감사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포브스가 열람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틱톡 CEO인 쇼우 지 츄를 포함한 상급 간부는 이 팀에 직원을 특정해 조사하라고 명령하고, 직원이 퇴직한 뒤에도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또 바이트댄스의 사내 관리 소프트웨어인 라크(Lark)의 기록에 따르면 내부 감사팀은 그린채널로 불리는 데이터 요구 시스템을 이용해 미국 내 직원들에 대한 정보를 중국 본토에서 접속해 이끌어내고 있다.

특정 미국인 사용자를 감시하기 위해 앱 이용을 검토한 하이테크 기업은 바이트댄스 이외에도 있었다. 2017년 뉴욕타임스(NYT)는 우버가 규제당국의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정치인과 담당자에게 다른 버전의 우버 앱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우버는 그레이볼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실행했음을 인정했지만, 이는 사법기관과 결탁해 운전자를 대상으로 함정 수사를 벌이는 집단의 승차 거부를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우버와 페이스북 두 회사는 회사를 취재하는 언론인의 위치 정보를 추적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기관의 2015년 조사에서 우버는 회사를 취재하는 언론인의 위치 정보를 감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21년 발간된 '추악한 진실(An Ugly Truth)'에서도 페이스북이 언론인의 정보원을 특정하기 위해 같은 일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트댄스가 계획했던 개인 정보 수집은 이들 사례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틱톡은 최근 특정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접근은 미국 정부와 함께 개발 중인 프로토콜에 따라 권한을 부여받은 담당자에게만 제한된다고 연방의회 의원들에게 말했다.

틱톡은 내부 시스템을 재구축해 중국에 있는 직원들이 미국 사용자의 전화번호, 생일 등 보호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대규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바이트댄스와 CFIUS와의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협상의 중심이다. 그러나 틱톡의 개인 감시가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위반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틱톡의 바네사 파파스 COO는 CFIUS와의 협정에 따라 "모든 국가의 보안 요건이 충족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상원의원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상원 정보위원회는 지난 7월 중국 바이트댄스 직원들이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반복적으로 접근했다는 보도가 터지면서 틱톡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한편 틱톡은 이 같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가 안보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