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도메인' 투기 열기…닷컴 버블 닮아가나
[아이티데일리] 이더리움 네임서비스(ENS), 언스토퍼블 도메인 등 NFT(대체불가능 토큰) 도메인 네임서비스가 최근 몇 달 새 급격히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은 과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자아낸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NFT 도메인은 그 자체가 이더리움이나 폴리곤 등 블록체인 상에서 NFT로 발행되는 토큰의 일종으로, 인터넷 도메인과 마찬가지로 점으로 구분된 문자열로 표현된다. 즉 ‘.nft’나 ‘.wallet’, ‘.crypto’ 등의 확장자를 가지는 이 도메인은, 암호화폐 등의 장대한 지갑 주소를 대체할 수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ENS는 도메인을 사용자의 디지털 ID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의 자산 및 프로파일 데이터를 저장하여 분산형 애플리케이션(dApps) 전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또 도메인을 NFT로 거래할 수도 있어 오픈씨(OpenSea) 등의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되고 있다. 게다가 ENS의 거버넌스 토큰(코인 프로젝트 의사 결정을 코인 소유자딜이 결정하는 구조)은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다.
ENS 플랫폼에서는 총 220만 개 이상의 ENS 네임이 약 55만 명의 사용자에 의해 작성되고 있다. 오픈씨에서 ENS의 주당 거래량은 9월 말 약 400만 달러(2565ETH)를 기록해 BAYC의 1934ETH를 넘어섰다.
또 다른 NFT 도메인 서비스로는 언스토퍼블 도메인이 알려져 있다. ENS의 경우는 말미가 ‘.eth’인 도메인 네임만 취급하고 있지만 언스토퍼블 도메인에서는 ‘.eth’뿐만 아니라 ‘.crypto’나 ‘.wallet’, ‘.nft’등의 도메인 명을 구입할 수 있다. 2019년 설립된 언스토퍼블은 누계 250만 건의 도메인 이름을 등록했다.
블록체인 게임이나 메타버스, 디파이, DAO 등 웹3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분산형 아이디와 사용자 자신이 관리하는 지갑이 필요하다. ENS와 언스토퍼블 도메인 주소는 메타마스크 레인보우 월렛, 브레이브 브라우저, 오페라 브라우저 등 주요 지갑 및 dApps와 연결돼 있다.
이들 도메인은 오픈씨 등 NFT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할 수 있으며, NFT 시장 전체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거래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오픈씨의 월 거래량은 1월 48억 6000만 달러에서 8월 5억 달러로 90%나 줄었지만 같은 기간 ENS 도메인 거래량은 465%나 급증했다.
언스토퍼블 도메인 수석부사장 샌디 카터는 “NFT 도메인은 웹3 공간에서 사람들의 디지털 ID로 기능한다. 향후 NFT 도메인은 사용자의 데이터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고 앱과 게임, 모든 메타버스를 아울러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박을 노리고 인기 도메인 이름을 사는 투자자나 투기꾼도 존재한다. 얼마 전에는 익명의 매수자가 아마존.eth라는 도메인에 100만 달러를 입찰했다. 그 뒤에는 Samsung.eth와 Starbucks.eth가 60ETH(약 9만 달러)에 낙찰됐다. 삼성 이름까지 도마에 오른 셈이다.
상황은 1990년대 닷컴 버블 시대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투기꾼들은 인기 키워드와 브랜드 도메인 이름을 사재기하고 있다. nike.eth를 소유한 이더리움 주소에는, sony.eth, coke.eth, strawberry.eth, nose.eth를 포함한 131개의 ENS 도메인 명이 등록돼 있다.
NFT 도메인이 웹3 생태계 안에서 발휘하는 잠재력은 아직 완전히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들 서비스 제공자가 웹3 세계에서 개별 사용자를 쉽게 식별 가능하게 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적어도 하나의 문제를 해결한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