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ATM을 아시나요?…세계 4만 대, 미국 캐나다가 95% 차지
[아이티데일리] 일반 은행 ATM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은행 지점이나 제3의 장소에 설치된 현금 입출금기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 ATM’이 있다. 암호화폐 ATM이 설치된 역사는 10년에 가깝다.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 ATM으로 알려진 것은 2013년 10월 캐나다 밴쿠버 웨이브스 커피(Waves Coffee)에 설치된 비트코인 전용 ATM이었다. 이후 비트코인 ATM은 취급 코인 종류를 늘려 비트코인 이외의 암호화폐에도 대응하기 시작했다. 기능도 확대됐다. 현금이나 체크카드로 암호화폐를 구매하거나 암호화폐를 매각하고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됐다.
암호화폐 ATM이 지는 수 년 동안 급격히 설치 대수를 늘렸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ATM 신규 설치도 크게 둔화되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암호화폐 ATM 대수는 현재 전 세계에 3만 9000대에 달한다. 2020년 1월부터 2022년 1월까지 2년 동안의 신규 설치 대수가 2019년 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 3만 4388대에 달했다. 그러나 올들어 둔화되기 시작해 1월 이후 신규 설치 대수는 5000대에 머물렀다. 8월 들어서는 현재까지 오히려 44대가 줄어들었다. 암호화폐 ATM 최대 공급회사인 코인ATM레이더(Coin ATM Radar) 데이터에 따르면 월별 숫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설치 대수 감소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약세장으로 돌아선데 따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고점 때 6만 7599달러를 찍었으나 올해 1월에는 3만 5132달러까지 하락했고, 현재는 2만 50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코인ATM레이더의 패트릭 뮬러는 적극적인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암호화폐 ATM 수요도 따라서 줄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암호화폐 ATM 순증 수는 572대로 2021년 성수기의 월 2000대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였던 2017~2018년 시기에도 한 달 순증가 대수가 250대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아직은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여겨진다. 현재의 월 설치대수는 최근 강세 시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라고 뮬러는 지적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3만 9000대의 ATM 중 95%는 북미에 설치돼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7.9%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캐나다가 6.3%, 스페인이 0.6%였다. 이는 코인ATM레이더의 홈페이지에서도 확인된다. 이처럼 설치 장소가 미국에 집중된 것은 지역별로 포화 상태를 초래해 신규설치 증가 둔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또 철거되는 ATM도 있어 유럽에서는 올해 15대의 ATM이 철거됐고 미국에서는 78대의 운영이 중단됐다.
암호화폐 ATM은 금융기관이 운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은행 계좌에 접속하지도 않기 때문에 모양은 비슷하지만 일반 현금 입출금용 ATM 동작과는 다르다. 사용자들은 QR코드를 통해 현금을 암호화폐로 전환해 디지털 지갑으로 전송한다. 새로운 암호화폐가 속속 생겨나고 있지만 암호화폐 ATM의 99%는 여전히 비트코인에만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