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내 암호화폐 사기 앱에 골머리

2022-08-10     조민수 기자

[아이티데일리] 셰로드 브라운 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이 팀 쿡 애플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 양사의 앱스토어를 통해 암호화폐 사기 앱이 퍼지고 있는 실태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 가운데, 양사의 답변 시한인 10일(현지시간)이 임박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사기를 가능하게 하는 앱의 다운로드가 빈번하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이들 사기 앱은 정규 앱과 흡사해 사용자가 앱에 속아 로그인 정보를 제공하거나 가짜 거래소로 송금해 암호화폐를 도난당하는 사례가 빈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말 애플과 구글에 서한을 보내 암호화폐 사기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는 거래 앱을 양사가 어떻게 정밀 조사하고 앱스토어 등록을 허용했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답변 시한이 임박한 10일까지 두 회사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은행위원회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지만, 양사 모두 정규 앱으로 위장하거나 불법행위나 사기 행각을 벌이는 앱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앞서 2021년 약 15억 달러의 암호화폐 사기 거래를 막았다고 밝히면서, 애플 앱스토어야말로 앱을 찾아 다운로드하기에 가장 안전한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위원장은 두 회사의 앱스토어가 사기 행각을 방지하는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기 앱 중 하나로 인식되는 '메타트레이더 5'는 암호화폐 사기에 깊이 연루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 앱은 현재도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대부분 사기 그룹의 활동은 타깃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문자메시지나 링크드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밖에도 데이팅 앱을 통해 타깃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기 그룹은 타깃과 잠시 메시지를 교환한 뒤, 코인베이스 등 정규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를 구매하게 하고 이를 메타트레이더 앱을 통해 가짜 거래소로 전송하게 한다. 피해자는 정상적으로 거래했다고 믿지만 이후 자금을 인출하려 해도 출금할 수 없다. 이미 갈취된 후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해 말 메타트레이더를 통한 사기 피해로 120만 달러를 잃었다.

메타트레이더 웹사이트에는 세계 각국에 있는 회사 사무실의 전화번호가 전혀 없다. 포브스지는 키프로스 소재 메타트레이더 본사로 추정되는 메일 계정에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고 한다.

미 FBI(연방수사국)는 얼마 전 최소 244명이 가짜 앱으로 인한 암호화폐사기 피해를 입어 총 4270만 달러를 잃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데이팅 사이트를 이용한 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보고된 총 피해액은 사상 최대인 5억 4700만 달러에 달했다. 사기 중에는 피해자가 암호화폐를 도난당한 경우도 있다. 피해자는 가짜 암호화폐 앱에 입금하라는 권유를 받고, 송금한 후에는 잔액이 불어난 단계에서 사기꾼이 이를 갈취해 도주한다. 이를 돼지 도살(pig butchering) 사기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