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라워호' 재현 자율주행 선박, 대서양 횡단 미국 항해 성공
[아이티데일리] 1620년 메이플라워호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영국을 떠나 북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했다. 오늘날 미국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다. IBM은 17세기에 대서양을 횡단한 메이플라워호를 재현, 자율주행으로 과거의 행로를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리고 AI(인공지능) 기술로 항행하는 완전자율주행 선박을 건조했다.
그리고 이 자율주행 항행선은 승무원을 전혀 태우지 않은 채 약 5600km의 대서양 횡단 여정을 끝내고, 지난 6월 30일, 400년 전 메이플라워호가 도착했던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에 착안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한국에는 이 소식이 별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화제를 불러 일으킨 이벤트였다.
이 자율주행 선박은 지난 4월 영국 플리머스를 출발했다. 그 후 선박에 탑재된 카메라, 센서, 레이더로부터 얻어진 정보를 토대로 악천후를 피하면서 항해를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1620년 66일간의 항해보다 사흘 짧은 63일의 여행 끝에 대서양을 횡단하는데 성공했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이 배는 캐나다 해안 인근을 항해하면서 성공할 것인지의 여부가 불확실했다.
해양연구조직인 프로메어(ProMare)와 IBM의 공동 프로젝트로 실시된 이 자율주행 선박 테스트는 2년의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해 6월 배를 출발시켰지만 기술적인 결함이 발생해 영국으로 되돌아가야만 했다. 올해 4월에도 출발했지만 기계 고장으로 포르투갈까지 운항하는데 그쳤다.
이번 여행은 여러 기술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여러 차례 연기를 거친 끝에 성공해 의미도 크다고 한다. 도로에서의 자율주행과 달리 바다에서의 선박 자율주행은 날씨나 파도 등 변수가 많아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사고의 위험은 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자율주행 테스트는 단순한 과거의 재현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고래의 행동 등 해양 생물의 동향과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변화 상황, 미세 플라스틱 오염 등 환경 훼손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다. 이번 항해의 성공은 AI를 이용한 해양 데이터 수집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이용한 소형 자율주행 선박이 대서양을 횡단한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중대형 선박의 횡단은 처음이라고 한다. 메이플라워호는 태양광 전기로 운항하며 길이 15m, 중량 5톤이다.
최고속도 10노트로 나아가는 이 배는 7월 1일 오후 태그보트로 유도돼 플리머스항에 입항했다. IBM의 네트워킹과 에지컴퓨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 프로젝트가 AI가 인간 경험을 확대하는 노력의 좋은 경험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 브렛 파누프에 따르면 이번 자율주행 항해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메이플라워호 선내에 플리머스 진을 숨겨 놓았다고 한다. IBM에 따르면, 이 배의 건조에는 약 100만 달러가 투입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