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모유’ 개발 나선 여성 창업가들…빌 게이츠도 출자

2022-06-23     조민수 기자

[아이티데일리] 미국에서 분유 부족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 모유를 개발해 온 두 여성 창업가가 주목받고 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주인공은 로라 카츠(Laura Katz)와 미셸 에거(Michelle Egger)다. 이들은 분유 부족 문제가 생길 것을 예상하고 스타트업을 창업, 대체 우유를 개발해 왔다.

인공 모유가 머지 않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카츠가 설립한 헬라이나(Helaina)와 에거가 설립한 바이오밀크(BioMilq)는 모두 FDA(미국식품의약국)로부터 대체 우유 인가를 받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000만 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밀크에는 빌 게이츠 등 저명한 투자자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여성 기업인 모두 29세의 MZ세대이며, 이들의 회사는 모유보다 유아에게 먹이기 편리하고 분유보다 건강한 인공 모유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카츠가 인공 모유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은 결혼해 부모가 될 생각을 하기 전인 23세 때의 일이라고 한다. 당시 뉴욕대에서 식품과학을 공부하던 그녀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리플라이 올(Reply-All)에서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신원 미상의 여성에게서 모유를 구입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비즈니스를 구상했다는 것.

그녀는 당시 인공 모유 개발에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최초의 인공 모유를 개발해 상용화하고자 헬라이나를 창업했다.

카츠는 정밀발효(효모를 발효시켜 모유 단백질을 생성하는 과정) 기술을 이용해 과학적으로 모유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그녀는 “분유 부족의 문제는, 이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헬라이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으로서, 기존의 분유를 뛰어 넘어모유에 더 가까운 인공 모유를 개발하는 기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헬라이나는 지금까지 스팍 캐피탈과 사이암 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2500만 달러(약 320억 원)를 조달했다. 뉴욕 시내에 있는 연구소에서는 30명의 엔지니어가 상품을 개발, 현재 초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 개발은 거의 완성 단계다. 헬라이나는 미국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애버트, 네슬레, 페리고, 레킷벤키저 등 4개사의 과점 체제를 뒤집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에거가 설립한 바이오밀크도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에는 빌 게이츠, 노보 홀딩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 등이 2500만 달러를 출자했다. 바이오밀크의 CEO를 맡고 있는 에거에 따르면 회사는 향후 3~5년 안에 인공 모유를 출시할 예정이다.

바이오밀크는 여성에게서 기증받은 모유와 유방 조직을 활용, 모유를 분비할 수 있는 인간 세포를 증식시켜 인공 모유를 만들어 낸다. 회사는 기증자에게 상품 카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밀크의 인공 모유는 연구개발 단계로, 상품화까지 18개월~2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유 분야는 창업가나 투자자 모두에게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영유아용 영양식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본과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는 점도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에거는 FDA 인가를 받은 뒤 제품을 소비자에게 B2C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중간 유통단계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과 제조 비용이 높아 상품 가격은 다소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에거는 자사 제품으로 직장에서의 성평등이 실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모유는 최고의 영양원이지만 모유 육아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에거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