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앱 로빈후드, 영국 암호화폐 거래 앱 '지글루' 인수
[아이티데일리] 미국에서 젊은 개인투자자들의 독립 투자 열기를 불러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주식거래 앱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가 런던의 암호화폐 거래 앱 지글루(Ziglu)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발표와 함께 로빈후드 주가는 19일 5%가량 상승했다고 포브스지가 보도했다.
로빈후드는 11개의 암호화폐 매매와 해외 지불을 가능하게 하는 영국의 핀테크 앱 지글루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9일 두 회사는 공동 발표로 이 같은 사실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 계약은 체결했지만 거래의 최종 성사를 위해서는 양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후드는 기존 증권사를 통한 주식투자의 통념을 깨고 앱을 통해 개인들이 주식투자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혁한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무료 수수료 개념을 도입해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증권시장에서의 혁신을 이끌어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여름 나스닥에 상장, 주가 상승 대열에서 시장을 이끌었으나 이어진 주가 침체로 현재는 최고치 시가총액의 약 3분의 2를 잃었다. 이번 인수 소식에 로빈후드 주가는 약 5% 상승했다.
지글루 인수는 로빈후드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해외 고객에게 개방하고 확대하겠다는 목표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로빈후드는 약 2주 전에 암호화폐 지갑 서비스를 200만 명 이상의 미국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로빈후드는 장기적인 목표로 지글루의 암호화폐 거래 고객을 로빈후드 플랫폼과 통합, 영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로빈후드 주가는 올해 들어 40% 하락했다. 주가 하락과 함께 이용자도 줄었다. 투자 활동이 주식과 암호화폐 모두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이번 인수합병이 회사의 영업 부진을 뒤집는 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로빈후드는 당초 영국에서도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약 2년 전 확장 계획을 중단하고 미국 내 고객 확대에 전념하고 있었다.
로빈후드의 공동 창업자인 브래드 테네프와 바이즈 바트는 2020년 9월 펀딩 라운드에서 회사 가치를 120억 달러로 평가받으며 한 순간에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으나 주가 폭락으로 이들은 올해 1월 억만장자 지위를 상실했다.
로빈후드의 이용자 수 증가는 2021년 초부터 휘몰아친 게임스톱, AMC 같은 밈주식 투자열풍의 종료와 함께 둔화됐다. 지난해 3분기 1900만 명이던 월간 활동 이용자 수는 4분기에 1730만 명으로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3억 4000만 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