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기업 샌드박스AQ ‘주목’…에릭 슈미트도 투자
구글로부터 분리독립,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으로 비즈니스 기반 '탄탄'
[아이티데일리] 양자암호 기술을 제공하는 샌드박스AQ(Sandbox AQ)가 최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서 분리(스핀오프)하고 알파벳 전 회장 에릭 슈미트와 세일즈포스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가 설립한 벤처펀드로부터 출자를 받아 주목받고 있다고 CNBC, 포브스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샌드박스AQ의 CEO인 잭 히더리(Jack Hidary)는 이번 투자 라운드를 통해 수 억 달러 규모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투자받은 자금은 연구개발 인력을 추가하고 양자암호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현재 회사는 55명의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샌드박스AQ의 A는 AI(인공지능), Q는 Quantum(양자)의 약자다. 슈미트는 회사의 1차 목표는 기계학습과 인공지능을 활용, 앞으로 있을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를 기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을 이용한 차세대 컴퓨터로서, 계산 속도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를 능가한다. 회사는 또 장기적으로는 트럭이나 선박, 항공기의 내비게이션에 활용될 양자 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는 여전히 시작 단계다. 기업과 정부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비해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보안 관점에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화된 데이터를 역으로 해독하는 것이 고도화된다.
이 분야의 경쟁은 점차 가열되고 있다. IBM 등 ICT 대기업을 비롯, 아이사라(Isara), 큐시큐어(QuSecure) 등 스타트업들도 기존의 컴퓨터상에서 동작하는 양자알고리즘 대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샌드박스AQ 역시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나 회사에 대한 투자 열기는 대단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는 슈미트와 베니오프의 TIME벤처스 외에 티 로우 프라이스, 브레이어 캐피탈, 구겐하임 파트너스, 억만장자 투자가 토마스 털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샌드박스AQ가 구글의 사이버 보안을 구축한 실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글과 알파벳은 모두 샌드박스AQ와 지분 관계는 없지만 사업적인 교류와 거래는 유지하고 있다. 샌드박스AQ는 구글 클라우드 사업과 강하게 연결돼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 고객에게 양자 암호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구글과의 독점적인 계약은 아니라고 한다.
샌드박스AQ는 미국의 마운트 시나이 헬스시스템(Mount Sinai Health System)과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 다수의 고객과도 계약을 맺었다. 소프트뱅크는 하반기 4G, 5G, 와이파이 네트워크로 샌드막스AQ의 양자 알고리즘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소프트뱅크의 첨단기술 부문 책임자 와쿠가와 류지는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샌드박스AQ 소프트웨어의 기능과 역량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샌드박스AQ 소프트웨어가 다가올 6G시대에 요구되는 안전한 통신을 실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샌드박스AQ는 소프트웨어 제공으로 회사를 키우고, 궁극적으로는 양자 센서를 개발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양자 센서는 사이버 공격이나 물리적인 공격에 취약한 GPS를 보완하는 백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양자 나침반의 실증 실험을 시작한 기업도 있다. 그러나 히더리는 “양자 센서 기술은 현재 연구개발 단계에 있어, 시장에 진입할 시점은 여전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자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 중에는 시가총액 27억 달러의 아이온Q(IonQ), 시가총액 7억 5800만 달러의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처럼 상장한 케이스도 있다. 슈미트는 샌드박스AQ의 IPO 전망에 대해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투자를 했으며 회사의 기술고도화가 우선”이라면서 “지금까지 4개 회사를 상장시켰다. 5번째 IPO를 서두를 생각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