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txt] 언제까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붙들고 있을 것인가

MS, 지난해 8월 인터넷 익스플로러 앱 및 서비스 지원 종료 발표 국내 IE 점유율, 글로벌 대비 5배 높아…시대 흐름 따라 웹표준으로 전환해야

2021-03-25     권정수 기자

[아이티데일리] 지난해 8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 지원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IE를 고집하는 웹사이트들이 존재하고 있어, 사용자들이 불편함은 물론 보안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직도 IE에 머물러 있는 웹 서비스들의 웹표준 전환이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노플러그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이 결과 공공 분야 웹사이트는 99.9%, 민간분야(이용자가 많은 500대 웹사이트)는 89.7%의 사이트에서 플러그인 설치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인터넷 이용 환경 개선 대국민 캠페인’을 매년 진행하며, 국민들이 최신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노플러그인 정책 등에 따라 많은 사이트가 개선됐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는 IE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IE의 국내 점유율이 글로벌 대비 5배 이상 많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IE의 점유율은 약 4%대로 조사됐다. 국내 IE 점유율은 점차 감소되는 추세지만, 글로벌 점유율인 0.8%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이는 국내에서 IE 환경에서만 제공되는 웹사이트가 아직도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모 사이버대학교는 IE를 통해 접속해야만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강의실이 활성화됐다. 심지어 이 사이버대학교에서 공동인증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액티브X를 설치해야만 했다. 사이버대학교의 경우 교육부 고시 제2019-213호에 따라 공동인증서 또는 사설인증서를 통해 로그인해야만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 액티브X 설치가 강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건설 등 IT 분야와의 연관성이 적은 분야에서 업무 시스템에 접근하기 위해 IE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IE 기반 서비스가 이용자 불편함은 초래함은 물론,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IE가 악성코드 유포의 주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간한 ‘악성코드 은닉사이트 탐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에서는 IE의 취약점을 이용해 악성코드가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상화폐 채굴, 램닛 등 VB스크립트 취약점을 이용한 악성스크립트 삽입이 증가하면서, 상반기 대비 IE 취약점을 이용한 사례가 3배 이상 늘었다. 물론 MS에서 IE11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다른 브라우저에 비해 보안 취약점으로 인한 이슈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사용자가 사용하고 있는 브라우저 외에 IE를 별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불편함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민간 분야에서도 노플러그인 정책이 추진됐으며 이미 많은 사이트가 웹표준을 지원하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 대부분이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MS 에지, 네이버 웨일 등의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환경이다. 특정 서비스를 위해 IE를 별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사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다. 더불어 IE에서만 동작하는 서비스는 액티브X 등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반감이 높다.

또한 모바일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모바일 디바이스의 브라우저를 통해서는 IE 기반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IE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이미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는 크롬은 물론, MS 에지, 네이버 웨일 등 브라우저의 점유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언제까지 IE의 비표준 기술 기반 웹 서비스만 붙들고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