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테이션 시장...델, HP 위협
시장점유율 격차 좁히며 ‘하퍼타운’ 탑재품 경쟁 돌입
2007-12-04 강현주 기자
델코리아는 서버나 PC 부문에서는 HP, IBM, 삼성전자 등에 눌려 맥을 못추고 있지만, 워크스테이션만큼은 톡톡히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셈이다. 2008년에는 델과 HP의 워크스테이션 경쟁이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IBM이 포기한 '파이' 델로 옮겨가
델코리아 성장세의 중요한 원인은 한국IBM의 실적 저조를 들 수 있다. 한국IBM은 시장 3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2위와 크게 차이나는 2.5%에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13%나 떨어진 수치다.
1소켓 저가형 제품 위주로 마케팅을 하던 한국IBM은 사실상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두는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마침 델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본격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을 강화해, 한국IBM이 포기한 저가형 제품 시장의 파이를 고스란히 차지하는 호재로 이어졌다. 델의 제품은 HP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제품의 질도 점점 HP와 비슷해지고 있어, 고객들이 델로 이동하고 있다는 게 델코리아의 설명이다.
하이엔드에서도 양강체제 가속될 듯
델과 HP는 하이엔드 시장을 겨냥해 인텔이 최근 출시한 45nm 공정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하퍼타운' 탑재가 가능한 2소켓 워크스테이션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델코리아는 얼마 전 전문가를 겨냥한 고사양 제품 '프리시전 T5400/7400'을 발표했으며, 한국HP도 조만간 제품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반면 한국IBM은 향후에도 여전히 1소켓 저가형 제품이나 블레이드 워크스테이션 위주로 마케팅한다는 방침이며, 시장 4위인 한국썬 역시 당분간 하퍼타운 탑재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HP와 델코리아만 하퍼타운을 탑재한 2소켓 제품을 보유하게 돼, 2008년부터는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두 업체의 양강체제가 확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가형 제품 실적이 좋은 델코리아는 이번에 출시한 2소켓 제품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한국HP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직판 vs 채널 대결
델코리아와 한국HP의 경쟁은 직판체제와 채널판매 체제의 대결이기도 하다. 델코리아는 PC 등의 제품에는 유통 채널 판매 방식을 일부 도입하기도 했지만, 워크스테이션 판매에 있어서는 당분간 직판모델을 고수해 가격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HP는 "국내 실정 상 직판보다는 채널판매가 유리하며, 직판체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다. 가격이 싸더라도 델코리아가 한국HP를 금방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한국HP의 얘기다.
델코리아는 "점차 한국HP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으며, 이 여세라면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