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공급에 메모리 시장 침체 지속…인텔, 2년 만에 삼성 제치고 매출 1위 탈환

 

[아이티데일리]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2018년 대비 11.9% 하락한 4,183억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메모리 시장 침체가 2018년과 2017년에 매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인텔이 다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15일 글로벌 IT 자문기관 가트너(Gartner)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메모리 시장은 2019년에 매출이 31.5% 감소했으며, 전체 반도체 판매량 가운데 26.7%를 차지했다. 메모리 부문 내에서는 D램이 2018년 말부터 2019년까지 과잉 공급이 지속되면서 매출이 37.5% 감소했다. 과잉 공급은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시장의 수요 급감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이는 상반기에 걸쳐 간신히 회복한 OEM의 과잉 재고 실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2019년 하반기에 D램 공급업체의 과잉 재고 영향으로 가격이 인하됨에 따라, 2019년 평균판매단가(ASP)가 47.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2019년 매출에서 지난 2년간 삼성전자에 빼앗겼던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 1위라는 위상을 되찾았다. 2019년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서버 시장이 침체되고, 지속적으로 CPU 공급이 제한되며, 4분기에 셀룰러 모뎀 사업을 애플에 판매하면서 0.7%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다른 메모리 공급업체들과 마찬가지로, D램 및 NAND플래시 시장에서 과잉 공급 및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표1 참조). 매출의 82%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의 메모리 매출은 2019년 34% 감소했다.

▲ 표1. 2019년 전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업체 매출 순위 (단위: 백만 달러, 출처: 가트너 2020년 1월)

메모리 부분에서 낸드(NAND) 플래시는 2019년에 전체 메모리 시장에 비해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2018년 말에 증가한 재고는 2019년 상반기 수요 부진으로 더욱 악화돼, 낸드 플래시 매출은 23.1% 감소했다. 낸드 시장은 2019년 7월부터 안정화되기 시작했으며, 키옥시아(KIOXIA) 및 웨스턴 디지털이 공동 소유한 공장에 정전이 발생한 것이 도움이 됐다. 해당 사건은 공급업체 재고 정리를 촉진시켰으며,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서 가격이 상승하도록 유도했다. 가트너는 SSD 도입률 및 5G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인한 공급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의 생산량 증가율, bit growth)가 낮기 때문에 2020년에도 낸드의 회복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디바이스 항목들의 매출 성장세의 경우, 아날로그 제품은 5.4% 감소하고 광전자 제품은 2.4% 증가하는 등 다양한 결과를 보였다. 아날로그 제품은 단말장비(end-equipment) 시장의 약세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특히 산업 및 레거시 자동차는 마이크로컨트롤러 및 기타 로직 등의 다른 광범위한 상용 디바이스와 마찬가지로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광전자 제품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수가 증가함에 따라 모든 디바이스 항목에서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앤드류 노우드(Andrew Norwood) 가트너 부사장 겸 애널리스트는 “2020년에는 과잉 재고 문제 해소로 칩 ASP가 올라가면서 반도체 시장 매출, 특히 메모리 부문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은 2020년으로 접어들면서 완화되는 것 같지만, 미국은 2019년 동안 화웨이 등 여러 중국 기업을 수출 제한 기업 목록(Entity List)에 추가해 미국 부품의 매각을 제한했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미국 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공급업체를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 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한국 및 중국에 본사를 둔 대체 공급업체들을 모색해야만 했다. 이는 2020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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