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총653억 투입…초음속 항공기용 미션컴퓨터등 개발

정보통신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항공기 임베디드 SW 프로젝트가 본격 개발에 들어갔다. 최근 프로젝트 로드맵과 개발 업체를 확정하는 등 준비작업을 끝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토타입 개발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정통부는 올 초 정부의 소프트웨어 육성 과제 사업인 'SW 플래그십'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T-50 고등훈련기에 탑재되는 컴퓨터 시스템 개발 과제를 선정했다. 이 과제는 향후 5년 간 정부 출연 59%, 민간 출연 41%로 총 653억 원을 투입하여 초음속 항공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미션컴퓨터(작전수행을 위해 항공기를 제어하는 컴퓨터)와 무장관리컴퓨터(무기 사용 제어)의 핵심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첫해인 올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T-50 고등 훈련기용 컴퓨터 시스템 개발을 위한 대략적인 로드맵을 작성했으며, MDS테크놀로지, 도담시스템, 코츠테크놀로지 등이 민간사업자로서 개발에 참여한다.

주요 개발내용은 실시간 운용체제(OS), SW 개발환경 및 통합 시험장비 개발, 임무컴퓨터, 무장관리컴퓨터 개발, 임무지원 시스템 개발이다.

이 프로젝트의 총괄 사업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시스템 시뮬레이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국방연구원이 컨설팅을 맡았다. 민간사업자들 중에서는 MDS테크놀로지는 실시간 운영체계(OS)개발에, 도담시스템은 비행 운용프로그램과 무장관리컴퓨터 개발에, 그리고 코츠시스템즈가 임무형 컴퓨터에 각각 참여했다.

5년의 연구기간으로 이뤄진 이 프로젝트는 2차년도인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가 3차년도인 2009년에는 항공기 임베디드시스템을 구현하고 실험시제품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2011년에는 비행 시험 성공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국내 임베디드SW 기술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
정보통신부 곽종철 PM은 "OS 하나만 개발할 경우는 단기간에 해낼 수 있지만, OS를 기반으로 응용애플리케이션과 임무용 컴퓨터를 통합해서 하나의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프로젝트 기간이 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항공기 임베디드 SW는 항공 소프트웨어 인증체제인 'DO178B'의 인증을 고려하고 있다. 이 인증을 받음으로써 다른 산업으로의 적용확산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산 T-50 고등훈련기 가격의 30%는 SW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통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SW국산화로 로열티 지급률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국내 임베디드 SW의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곽종철 PM은 "개발이 까다롭고 완벽한 안정성이 요구되는 항공기용 SW를 국내 기술진의 힘으로 개발한다면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행기에 들어가는 전방시현 HUD(Head Up Display :한 화면에서 모든 계기가 나타나도록 하는 것)의 경우 자동차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가치를 강조했다. 모바일 폰 중심으로 이뤄진 국내 임베디드 SW산업이 국산 항공기 임베디드 SW의 개발로 비약적인 도약의 계기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정분야 기술로 전 산업에 확산..."외산범람 막는다"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임베디드 SW를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집중육성해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강점으로 꼽히는 통신인프라와 하드웨어 등 임베디드 SW산업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반을 갖추고 있어 그 어느 분야보다도 성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 비해 현 국내 임베디드 SW의 경쟁력은 몹시 열악한 실정이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고 조금이라도 시장에 알려진 국산 임베디드 SW업체를 손꼽으라면 아마 10손가락도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시장을 대다수 외산이 잠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상황이 이렇다보니 의료, 조선, 건설 등으로 임베디드 SW를 확산시키려는 정통부의 의욕에 대해서도 '시장 다각화는 결국 외산업체들에게만 좋은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특정분야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하면서 전분야로 국산 개발을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항공기용 임베디드SW 개발 프로젝트는 이 분야 SW가 상위 레벨에 속하며, 안정적으로 개발에 성공하면 곧바로 다른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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