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시장의 성장세 반증' 해석속에 '활발한 수요 확대' 기대

지난 3월 오라클의 BI 전문 업체 하이페리온 인수 이후 전문 ERP업체인 SAP가 또다시 비즈니스오브젝트를 인수함에 따라 그동안 전문 BI 업체들이 주도해왔던 BI 시장의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견되고 있다.

국내 BI 전문업체들은 이번 M&A는 BI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다. 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의 BI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에 맞춰 대형벤더사들이 이렇게 BI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BI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반증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BI 전문업체들은 대체로 대형 글로벌 SW업체의 BI업체 인수가 자칫 BI 전문벤더 영역을 직격 침범할 수도 있다는 우려보다는 시장확대 측면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는데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속적인 BI업계의 M&A를 예견하고 있다.

BI시장 활성화 기대
BI 전문업체들은 SAP의 비즈니스오브젝트 인수와 관련해 BI시장이 활성화되고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그노스코리아의 윤재영 지사장은 "BI사업이 취약했던 SAP가 BI 전문업체인 비즈니스오브젝트를 인수한 것은 그만큼 BI의 필요성을 인식한 때문이며, 이는 고객들에게 BI의 중요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SAP의 취약한 BI기능에 비즈니스오브젝트가 통합되면 활용도가 훨씬 높아져 BI 시장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구체적 분석을 내놨다.

또다른 BI 전문업체들은 BI시장이 SAP가 강세를 보이던 시장과 전문 BI벤더들이 집중하고 있는 시장으로 양분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김연희 부장은 "SAP는 전통적으로 제조 ERP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 통신, 공공 분야에서는 약세를 보여왔다. 따라서 인수된 BO의 영업동선은 주로 기존 시장이었던 제조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공, 금융, 통신 분야에 집중함에 따라 시장이 양분화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조분야에서의 SAP와의 경쟁에 대해서도 BI 전문업체들은 자사솔루션의 차별성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오라클과 같은 대형벤더사들이 BI전문업체를 인수하면 그 솔루션은 대형벤더사들의 DBMS에 오리엔트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전문벤더의 솔루션은 다양한 벤더사의 DBMS에 유연하기 때문에 유연성과 호환성 측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어 SAP가 제조 분야의 강자라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국내 ERP는 회계중심이며 회계중심의 BI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에게도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SAP는 비즈니스오브젝트를 인수를 했지만 별도의 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BI 전문업체들은 아직까지 자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두 업체간 아키텍처의 통합작업이 이뤄지게 되면 또다른 측면에서 BI전문 업체들에게는 위기보다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최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통합기간 동안 윈백을 포함한 여러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는 다소 색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BI 전문업체들은 오라클과 SAP 등 대형 벤더사들의 인수에 대해 '시장확대' 차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지 않다. 이는 경쟁보다는 무변광대한 개념의 BI시장이 확대되면 될수록 자신들의 수요처도 그만큼 창출되리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형 SW 업체들의 BI시장 진입이 기존 ERP 시장처럼 전문벤더들에게 따로 영역을 남겨주는 형태에 머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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