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서비스의 생산성 향상이 서비스 사이언스의 지향점,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 구체화해야







지난 호에서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용어의 출생 배경, 이 용어를 만든 IBM의 입장, 외국 대학의 현황 등을 정리했다. 또 서비스와 사이언스라는 두 개의 단어에서 서비스는 대상이 되는 목적어를 칭하고 사이언스는 그 방법론을 의미한다고 서술했다. 그리고 서비스라는 용어는 과거에 우리가 통상적으로 말하는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 것인지 설명했다.

서비스라는 용어의 몇 가지 차별화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비스는 더 이상 불가분성(Inseparability), 이질성(Heterogeneity), 비유형성(Intangibility), 소멸성(Perishability)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점에 관하여는 지난 호에서 설명했다. 두 번째로 서비스는 전통적인 제조 중심의 상품(Product)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상품의 전 생명주기에 거쳐서 발생될 수 있는 모든 부가가치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서비스는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동(co-creation)으로 창출해 낸다는 점이다.

'서비스 시스템' 관점에서 '서비스' 봐야
이런 세 가지의 큰 차이점은 서비스의 대상을 단순히 무형의 목적물을 제공하고 받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시스템'으로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서비스 시스템이란 이의 생산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이것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주변 요소를 포함한다. 이를테면 IT서비스라고 할 때,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정보시스템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로 보면 된다.

그러나 이것을 서비스 시스템으로 보게 되면 여기에 관련된 모든 제공자, 수혜자, 그리고 이것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정확한 서비스 시스템의 범위는 문제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예를 들어 IT서비스의 품질 개선을 목적으로 할 경우 서비스 시스템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해 보면 서비스 사이언스에서는 서비스를 단순히 주고받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제공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시스템 관점에서는 서비스를 바로 이렇게 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후자에 해당되는 사이언스에 관해 살펴보자. 사이언스는 말 그대로 과학이라는 단어이며 여기서는 과학적인 접근 방법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과학적인 접근 방법이란 자연과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용되어온 연구방법론이고 사회과학에서도 자연과학에서 사용한 과학적 연구방법론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과학적 연구방법론이라는 것은 연구의 대상을 검증하는 방법에 있어서 객관성과 보편성, 그리고 타당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이런 속성으로 인하여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 결과가 일정하게 나올 수 있어야 하는 반복성이 보장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사이언스의 의미를 유추해 보면 서비스 시스템의 관련된 요소에 과학적 접근방법을 도입해 서비스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사이언스는 서비스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 수단
그렇다면 사이언스란 어떻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가? 사이언스의 수단은 어떤 것을 뜻하는가? 첫 번째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 의한 생산성 향상이다. 전통적으로 제조 기업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해 왔다. 이를 테면 새로운 IT를 도입해 인건비를 절약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법과 같은 것이다.

이러한 첫 번째 방법은 우리 기업들이 항상 해왔던 것이기에 새로울 것이 없는 방법론이다. 두 번째 방법은 서비스 시스템에 내재하고 있는 프로세스 향상 혹은 혁신이다. 이것은 무형적인 방법론으로 전통적인 제조업체가 도입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중요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세스 개선 중심의 혁신 방법론은 BPR과 같은 맥락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말하는 새로운 사이언스의 방법론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다. 세 번째 사이언스의 방법론은 기존의 서비스 시스템에 그 범위를 확대하거나 변형시켜서 생산성을 향상하는 것이다. 기존의 서비스 방식을 변형시키거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거나 혹은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변형 및 확대가 어떻게 해야 좋다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하고자 해도 이에 대한 많은 리스크가 따르고 검증도 필요하게 된다.

정리해 보면 사이언스의 수단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으며, 이 세 가지를 활용하여 기존의 서비스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서비스 사이언스가 지향하는 바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수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것인지를 찾아내는 분석방법론이 필요하게 되는데 필자는 그것을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그리고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의 구체적인 모습은 아직까지 학계나 업계에서 통일된 모습으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테면 과거 ISP라는 것을 처음 이야기 할 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이 통일되지 못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방법론이 표준화되고 업계에서 ISP를 기본 업무로 인식하게 된 것과 비교가 될지 모르겠다.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 방법론' 필요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의 구체적인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표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지만 그것이 언제쯤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예측하기가 어렵다. 우선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중요성을 우리 기업들이 인식해야 하고, 또한 방법론이 나온다 하더라고 이의 구체적인 적용 사례가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바로 이것이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더욱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 나가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만일 독자들이 서비스 사이언스의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성공 사례를 찾고자 할 때 속 시원한 자료를 아직까지 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이름의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면 이 용어가 나온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3차 중심의 서비스 산업이 중요하기에 서비스 중심의 학문 체계가 만들어져야 하다고 주장하는 것 이상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보기 어려운 현실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혹자는 이런 연유에서 서비스 사이언스가 아직은 화두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서비스 사이언스가 화두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는 답답함에서 생겨난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외국의 현황은 아직 두고 보아야 하나 국내에서는 필자를 중심으로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의 구체적인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 구체적인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낼 것이다.

참고로 금년도 5월 말에 ITIL(Information Technology Infrastructure Library) 버전 3가 새로 발표되었다. 이 분야에 사전 지식이 있는 독자는 알겠지만 버전 2에서는 개별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IT서비스 운영 품질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버전 3는 기존의 프로세스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5단계의 라이프사이클에 의한 접근을 하고 있다. 서비스 전략(Service Strategy), 서비스 디자인(Service Design), 서비스 이전(Service Transition), 서비스 운영(Service Operation), 지속적 개선(Continual Service Improvement) 으로 구분한 ITIL 버전 3의 방법론은 서비스 사이언스가 지향하는 라이프 사이클 접근과 일치하는 부분이 크다. 그리고 각 단계별로 좀 더 체계적인 분석으로 IT서비스 운영 품질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론도 서비스 사이언스가 지향하는 것과 일치한다.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
전통적인 2차 산업 중심의 제조 기업이 서비스 융합으로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말하는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려면 많은 위험과 노력이 따른다. 위험과 노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학문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IBM이 의도하는 바와 같이 학문으로서의 체계가 만들어지기에는 많은 연구가 더해져야 하며 그 완성된 모습이 언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지는 모른다. 그리고 필자는 이의 첫 번째 관문으로 서비스 사이언스 분석방법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다.

필자도 향후 더 많은 연구를 수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에서 일고 있는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관심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서비스 사이언스가 단기간에 무엇을 바꿀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보다는 이의 모습을 어떻게 구체화 시킬 것인지에 대한 내실있는 접근에더욱 비중을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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