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삼존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척암선생문집 책판’ 이어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 지원

▲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언론공개회 현장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박준규 라이엇 게임즈 한국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아이티데일리] 미국에 소재해 있던 조선 왕실의 유물인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와 ‘중화궁인(重華宮印)’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19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개발 및 유통사인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박준규)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과 함께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우리 문화재, 고국의 품에 안기다 – 백자이동궁명사각호와 중화궁인 언론공개회’를 개최했다.

▲ ‘중화궁인’(좌)과 ‘백자이동궁명사각호’

이번에 환수된 ‘백자이동궁명사각호(白磁履洞宮銘四角壺)’는 조선 19세기에 왕실 및 관청용 도자기 제조장인 분원 관요에서 제작한 사각호다. 바닥면에는 정조의 딸이자 순조의 누이인 숙선옹주(淑善翁主, 1793-1836)의 궁가로 추정되는 ‘이동궁(履洞宮)’ 명문이 새겨져 있다. 이는 19세기 궁가에서 사용된 백자를 파악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며, 주로 기록으로만 볼 수 있었던 ‘이동궁’이 실물 자료로 확인된 매우 드문 사료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더불어 ‘이동궁(履洞宮)’ 명문 사용 시기를 통해 유물의 제작 시기를 추정할 수 있어, 향후 다른 유물과 시기를 비교할 수 있는 기준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중화궁인(重華宮印)’은 손잡이(인유, 印鈕)가 서수(상서로운 짐승) 모양으로 조각돼 있고 도장의 글씨는 전서와 해서가 혼용된 독특한 형태로, 역사적인 가치가 큰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관한 내용은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좀 더 상세히 밝혀질 것이 기대된다.

이 두 점의 조선 왕실 유물은 지난 3월 각각 미국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발견해 라이엇게임즈에서 후원한 ‘국외소재 문화재 환수기금’을 활용해 매입했다. 유물들은 향후 조선왕실유물 전문기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 및 보존할 방침이며, 향후 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소개 및 활용될 예정이다.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2014년 ‘석가삼존도’, 2018년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올 4월 ‘척암선생문집 책판’ 환수에 이어 4, 5번째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에 성공했다. 이는 라이엇게임즈가 매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기부금을 전달함으로써, 수 억 원 규모의 국외문화재 환수기금을 조성하고 시의적절하게 활용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2012년 재단 설립 이후 환수된 국외문화재는 지난 4월 환수된 ‘척암선생문집 책판’을 포함해 총 23건, 373점이며, 이 중 라이엇게임즈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총 5건의 환수를 지원한 바 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한국대표는 “이번에 높은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조선 왕실 유물을 두 점이나 환수에 성공해 매우 뿌듯하다”며, “특히 올해 들어 벌써 세 점의 국외 소재 문화재를 환수하는 데 기여하는 등 라이엇게임즈의 문화재 보호 및 지원 활동이 가속도를 내고 있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해외에 소재해 있던 문화재를 국내로 환수해온 기쁜날”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문화재 지킴이 활동 및 환수 활동을 통해 문화유산의 미래가 밝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아이티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