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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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관련 연구, 사회과학적 접근 매우 부족”한국게임개발자협회, 게임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대한 반박 성명서 발표
   
 

[아이티데일리] “게임 중독 관련 논문들이 사용하는 중독 진단 척도는 20년 전 개발된 인터넷 중독 진단 척도에 기반하고 있으며, 게임 행위와 중독 간 인과요인 분석에 대한 의약학 연구 이외에 사회과학 연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게임질병코드의 섣부른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

10일 한국게임개발자협회(협회장 정석희)는 한국인디게임협회(협회장 최훈), 넥슨 노동조합 스타팅포인트(지회장 배수찬),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지회장 차상준),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회장 전명진)과 함께 보건복지부 및 중독정신 의학계의 의견에 대한 반박 성명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는 이번 성명서를 통해 ‘게임은 수많은 문화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게임은 좋은 것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중독의 원인’이라는 중독정신 의학계의 해괴한 논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게임은 건전한 놀이이자 영화나 TV, 인터넷, 쇼핑, 레저 스포츠와 같은 취미·여가 문화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개인의 건전한 놀이나 취미 활동이 과하다고 질병으로 취급하면 제2, 제3의 게임질병코드가 개인의 취미 생활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는 학계의 포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게임이용장애 관련 의사진행발언에는 미국, 한국, 일본 대표가 모두 입을 모아 ‘진단 기준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속적인 추가 연구의 지속성’을 언급했다. 이는 WHO 내부에서도 미국정신의학회(APA)에서 우려하는 ‘연구 자료의 부족’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건복지부 관계자나 중독정신 의학계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는 ‘만장일치로 통과돼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의결 사항’과는 맥락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2013년 보건복지부의 예산으로 인터넷게임 중독 선별도구로 개발된 게임 중독 진단 척도 기준(IGUESS)의 오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게임 중독 진단 척도로 삼는 자가문진으로 개발된 내용이 1998년의 Young이 개발한 인터넷중독 진단 척도 문항을 그대로 번안한 수준이며,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자가문진을 해도 ‘잠재적 위험군 혹은 고위험군’으로 나오는 비상식적인 결과는 이 도구를 개발한 중독정신 의학계 학자들의 게임에 대한 몰이해와 잘못된 선입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런 심각한 오류를 가진 IGUESS와 IAT의 진단 기준을 기반으로 2014년 이후부터 진행된 수백 편에 달하는 게임 중독 연구 논문들의 연구비가 지난 수년간 250억 원이나 소요되는 정부 예산으로 집행됐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명서는 국내 게임 중독 연구 논문 역시 편향돼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 과몰입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의 국내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89% 이상이 ‘게임은 행위 중독의 요인’이라는 논조의 프레임에서 시작된 의도적 논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세계 SCOPUS(우수학술논문 인용지수) 등재된 671편의 게임 과몰입 관련 논문 중 한국, 일본, 대만은 91%가 질병코드 등록에 찬성하는 논조로 작성된 것에 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권 논문에서는 52%만이 게임 중독 혹은 게임 질병 코드 도입에 대한 동의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게임질병코드가 도입돼 의료 현장으로 이어진다면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 측은 기존 물질 중독 중심의 중독정신의학게의 연구를 설득력 있게 행위 중독으로 이어갈 것인가에 대한 학자들의 합의도 이뤄지지 못한 상태며, 관련 학계 전문가 모두의 동의를 얻을 만큼 확증적인 단계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것은 의학계 학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태에서 ‘우선 게임 중독 진단 기준과 치료 기준을 임의로 정하고, 불분명한 게임 중독 환자들을 양산하며 연구 자료를 축적하자’는 중독정신의학계 일부 학자들의 의견은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것으로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마지막으로 “정신의학계 재정적 결핍 이유로 인해 게임중독이라는 가상의 질병을 만드는 과잉 의료화가 시작되고, 신규 의료 영역을 창출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음이 의심된다. 도박 중독(질병코드:6C50)은 성인이 대상이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자발적 치료를 받지 않지만, 게임이용장애(질병코드:6C51)는 수백만명에 달하는 미취학·취학생들이 잠재적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게임질병코드의 KCD 도입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는 충분한 연구 결과가 뒷받침돼야만 한다. 협회는 학계 내의 과학적 합의조차 부족한 중독정신 의학계의 일방적인 주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게임개발자협회는 게임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협회 측은 “전체 국민 중 67%가 이용하고 있는 게임의 사회 공익적인 측면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게임 산업계와 개발자 및 종사자들 모두 지난 30년간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돌아봐야 한다는 내부 자성의 의견에도 공감한다”면서 “게임 업계가 스스로 건전하고 합리적인 게임 내 소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게임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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