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주전산기 선정 BMT 비용 일부 분담…업계 전반으로 확산돼야



국민은행 건물



국민은행이 국내 IT 장비도입을 위한 BMT 관행을 바꿔 향후 관련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은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 주전산기 BMT(벤치마크테스트)의 비용 일부를 분담했다고 밝혔다. 기업의 대규모 IT 프로젝트 시 BMT 비용을 납품을 희망하는 업체가 '울며 겨자먹기'로 모두 부담했던 지금까지의 관행에 비춰 이례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대형 은행 등은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서 단위 프로젝트 별 공급업체 선정을 두고, 각 업체들의 제품에 대해 BMT를 진행해 왔다. 그 비용은 규모에 따라 수십억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급 업체가 이를 모두 부담해 왔던 것이 현실이다. 공급업체로 선정되지 못하면 한푼도 보상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시 돼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가혹하다"는 지적이 많았으나, '을'의 입장인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관행을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악순환이 IT 산업 내 고질적인 병폐라는 여론이 팽배해지면서 국민은행이 관행을 깼다는 면에서 주목받고있다.

국민은행은 3개월에 걸친 이번 대규모 BMT에서 한국HP의 유닉스 서버 '슈퍼돔'과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System z'을 테스트했다. 국민은행은 자사 측 인력에 드는 경비 및 인건비, BMT 시 필요한 소프트웨어 및 각종 소모품, 네트워크 장비 일부의 비용을 직접 지불했다. 특히 한국IBM 제품을 테스트할 때는 국내에 장비가 없어서 미국까지 출장을 가야했는데, 여기에 드는 국민은행 측 인력의 출장비 및 경비도 지불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우리가 필요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건데, 공급업체가 비용을 100%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번 국민은행의 결단을 지켜보는 국내 IT 관계자들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국내 대형 IT 프로젝트 시 고객 측의 부당한 BMT 관행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다른 금융권 고객들이 이를 참고해 변화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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