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만든 용어로 아직은 개념 수준, 전통적 3차산업 넘어 혁신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는 매년 그 전년도에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참신한 아이디어(Breakthrough Idea)를 선정한다. 2006년도에 꼽은 참신한 아이디어 중의 하나가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용어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용어를 소개하면서 이 개념의 필요성을 컴퓨터 사이언스와 비교하였다.

과거 컴퓨터가 새로이 만들어지고 보급될 때 IBM은 이와 관련된 학문 분야를 컴퓨터 사이언스라고 칭하였다. 그것이 출발점이 되어 현재의 컴퓨터 사이언스라는 학문 분야가 자리를 잡게 되었으며, 마찬가지로 서비스 사이언스도 IBM이 만들어낸 용어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독립적인 분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학문인가? 유행어인가?
미래에 대한 예측이므로 서비스 사이언스가 독립적인 학문 분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이 개념이 지향하는 바와 산업 발전의 추세를 보면 이런 예측이 매우 타당할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2006년 6월 CACM(Communications of the ACM)이라는 세계적인 IT전문저널은 서비스 사이언스의 개념을 좀더 자세히 소개하기 위해 특집호(special issue)를 출간했는데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설명과 당위성 등이 여러 논문에 걸쳐 기술되어 있다. CACM이라는 세계적인 저널이 이 용어를 주제로 특집호를 출간한 것만 보아도 IT의 트렌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 개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서비스 사이언스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새로운 학문 영역인가 아니면 유행어인가? 이에 대하여 IBM을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은 산업의 발전 추세를 갖고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우선 인류의 산업이 1차 산업에서 시작했으며, 이어 제조업 중심의 2차 산업이 발전했고, 이제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까지 상품 혹은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구성되어 왔으나 선진국의 경우 3차 서비스업이 전체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4년도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의 경우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76.7%, 영국이 74.7%, OECD 전체 평균이 678.7% 이며, 한국의 경우에도 55.6%, 그리고 2006년에는 57.2%를 차지했다.

서비스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학을 중심으로 한 학문 체계는 여전히 제조업 중심의 학문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사이언스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서비스업이 경제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경제성과 생산성을 좀더 체계적으로 연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점이 도래했으며, 이를 바로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학문 영역으로 칭하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IBM은 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영역도 포함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것을 포괄하고 있는 용어가 SSME(Service Science, Management, and Engineering)이다. 따라서 서비스 사이언스의 영역은 다소 포괄적이지만 과거 특정 학문의 기능 중심적인 접근법을 탈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명칭이야 조금 다르더라도 개괄적으로 본다면 이런 취지에서 서비스 사이언스의 당위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방법론과 사례는 연구진행 단계
그렇다면 서비스 사이언스의 당위성에 대한 논리는 이해가 가는데 도대체 서비스 사이언스는 무엇을 하는 학문인가? 이에 대하여 IBM의 입장은 다소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거에 컴퓨터 사이언스라는 용어를 만들었을 때도 그렇듯 서비스 사이언스가 무엇을 하는 학문인가에 대해서는 갈수록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확립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IBM은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용어의 필요성을 화두로 제시하였고, 이것이 어떻게 구체화되어 학문으로 체계를 잡아가는지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IBM은 자체 연구 기관인 Almaden 연구소를 중심으로 많은 고급 인력을 투입해 이런 부분에 기초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서비스 사이언스 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지원을 하고 있는 단계이다.

그렇기에 만일 독자 중에 만일 서비스 사이언스의 실체에 대해 좀더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사례를 찾아보고자 한다면 아직은 이런 자료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불행히도 서비스 사이언스의 개념은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방법론이나 사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단계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비스 사이언스 교과과정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가? 현재 미국의 일부 대학에서 서비스사이언스 과정을 개설하여 운영 중이다. 이중 대표적인 대학으로는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San Jose State University, UC Berkley, Ohio State University, Georgia Tech, University of Colorado 등 수많은 대학이 서비스사이언스 과정을 개설 중이며 이런 현상은 유럽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서강대학교가 주간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 서비스사이언스트랙을 개설하여 진행하고 있다. IBM과 공동으로 서비스사이언스에 대한 주제를 갖고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데 국내에서 가장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서비스 사이언스에 대한 일반적인 현황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서비스 사이언스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서비스 사이언스는 서비스와 사이언스라는 두 개의 단어로 구성이 되어 있기에 두 개의 단어에 대한 이해를 정확히 해야 한다. 서비스라는 용어는 서비스 사이언스의 대상을 칭하는 용어로 이해를 할 수 있으며, 사이언스는 서비스 사이언스를 구현하는 방법론을 암시하는 단어이다. 먼저 서비스라는 단어에 관하여 살펴보자.

서비스는 어떤 업종을 설명하는 것인가? 전통적으로 서비스업은 3차 산업을 말하며, 이의특성으로 불가분성 (Inseparability), 이질성 (Heterogeneity), 비유형성 (Intangibility), 소멸성 (Perishability)을 거론한다. 불가분성이란 서비스는 제공되는 시점에 소비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질성이란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가 균일하게 제공될 수 없다는 특성을 뜻한다. 비유형성은 서비스 자체가 가시적이지 않은 특성을 말하며, 소멸성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나면 그 존재가 없어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4가지 특성은 오랫동안 서비스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내재적 본성으로 이야기하여 왔으나 서비스 사이언스에서는 이러한 서비스의 특성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는다. 서비스 사이언스의 대상이 되는 서비스는 전통적인 노동 중심적인 것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상품의 전 생명주기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가가치 업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상품의 경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개념
예를 들어보자. 자동차의 경우, 이것을 상품(product)으로만 본다면 잘 만들어서 고객에게 팔고 나면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에 자동차 할부를 위한 금융서비스가 포함되고, 팔고 난 후에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가 중요한 매출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OnStar와 같은 무선 기반의 서비스를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자동차를 단순히 상품으로만 보면 2차 산업에 속하지만 자동차와 관련된 고객의 모든 행위를 대상으로 할 때 서비스의 범위는 엄청나게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상품을 서비스화하고, 기존의 서비스를 상품화해 서비스와 상품의 경계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이렇게 확장된 서비스는 기업 혼자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기업이 공동 (co-creation)으로 창출해 내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서비스란 고객과 기업이 공동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도록 변화되어 온 것이다. 즉, 서비스 사이언스의 대상이 되는 서비스는 기존의 1차 산업과 2차 산업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3차 산업의 범위를 넘어 혁신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혹자는 이런 현상에 대하여 머나먼 이야기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IT의 발전은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서비스 사이언스에서 서비스의 대상이 무엇인지는 이해가 조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서비스 사이언스라는 용어에서 후자에 해당되는 사이언스에 관해 논의할 차례이다. 좀더 구체적인 예제를 갖고 설명을 하면 전체적인 윤곽이 잡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다음 호에서 설명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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