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IT 업계, ‘윈도우 98’ 특수 기대했으나 기대 이하

 

[컴퓨터월드]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우’의 새 버전 ‘윈도우 98’을 발표했다. 사람들은 ‘윈도우 95’와 같은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했으나, ‘윈도우 98’은 이런 기대에 미치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 역시 ‘윈도우 98’에 대해 실망을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윈도우 98’은 ‘윈도우 95’에서처럼 네트워크와 인터넷이라는 이슈가 없다는 점외에도 내세울만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을 거론했다.

MS는 2015년 ‘윈도우 10’을 출시하면서 마지막 윈도우 버전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지 않고 ‘윈도우 10’의 업데이트만을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MS는 ‘윈도우 10’을 ‘서비스형 윈도우’로 정의했다. 그 자체를 팔아서 이익을 내는 ‘제품으로서의 OS’가 아니라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서의 OS’라는 의미다.


‘윈도우 98’ 출시, 기대만큼 획기적 변화 없어

1998년 IT업계와 PC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던 ‘윈도우 98’이 등장했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탓인지 ‘윈도우 98’은 사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98년 8월 한글버전 출시가 예정돼 있었지만, 개발자들은 “기대만큼 실망이 클 것”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윈도우 98’이 기대만큼 개발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이유는 ‘윈도우 95’처럼 네트워크, 인터넷과 같은 이슈가 없었고, PC 수요가 정체됐으며 윈도우 98이 윈도우 95에 비해 크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윈도우 98’의 PC 시장에 대한 영향력 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당시 전세계 PC 시장은 10%이상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IDC 자료에 따르면, 1990년 2,400만 대였던 PC 시장은 95년에 5,900만 대, 98년에는 9,100만 대에 이를 정도로 고속 성장하고 있었다. 2002년에는 1억 5,1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고속 성장하던 PC시장에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소위 윈텔(Wintel)이라 불리는 두 업체가 세계 PC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 ‘윈도우 95’와 ‘윈도우 98’은 로고의 변화가 없다.

당시 인텔의 x86 계열 프로세서와 펜티엄 프로세서는 가격이 급속히 하락해 그동안 고가로 인식되던 컴퓨터를 개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스와 ‘윈도우’는 PC 사용자들이 전문적인 교육과정 없이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GUI(Graphic User Interface)에 기반한 ‘윈도우 95’는 어린이도 PC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인텔의 x86 프로세서와 MS의 ‘윈도우 95’는 독점이라는 여러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PC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인터넷 시대 노린 ‘윈도우 98’

인터넷의 등장과 활성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역시 ‘윈도우 95’였다. 가상공간을 통한 정보 교환, 이를 통한 상거래의 발전 모두 ‘윈도우 95’의 쉽고 시각화된 인터페이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PC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하드에어 업체들은 모두가 ‘윈도우 95’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그만큼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윈텔 진영은 이러한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시대라는 새로운 조류에 맞춘 제품을 선보였다. 인텔은 PC 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이전 프로세서들과 다른 폼팩터인 슬롯1 방식을 채용한 ‘펜티엄Ⅱ’를 발표했고, MS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합해 인터넷과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윈도우 98’을 선보였다. 특히 ‘펜티엄Ⅱ’와 ‘윈도우 98’은 PC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인텔과 MS의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펜티엄Ⅱ’와 ‘윈도우 98’은 기대만큼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1997년 초 개인사용자를 겨냥해 출시된 ‘펜티엄Ⅱ’는 개인사용자 중심이었던 PC 수요가 기업으로 이전하고 1천 달러 이하의 저가형 PC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윈도우 98’은 당초 PC시장의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다. 당시 윈도우 98에 대한 업그레이드 수요는 물론 윈도우 98에 대한 대기 수요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막상 ‘윈도우 98’의 베타버전이 등장했을 때, PC업계와 사용자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윈도우 95’와 비교할 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었다. 전문가들 역시 웹 브라우저를 OS에 접목시킨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당시 MS는 ‘윈도우 98’의 시장점유율을 50% 대로 유지한다는 전략이었지만, 그대로 이행될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었다. PC업체들이 출시하는 신규제품에는 MS의 물량조절에 따라 ‘윈도우 98’이 채택될 수밖에 없지만, 업그레이드 시장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데이타퀘스트는 ‘윈도우 95’ 이하의 OS에서 ‘윈도우 98’로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업그레이드판의 판매량은 550만 카피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윈도우 98’이 시장에서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는 윈도우 95의 엄청난 성공에 가린 면도 있었다. ‘윈도우 95’가 이전 OS에 비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라는 인상을 남긴 것에 비해, ‘윈도우 98’은 ‘윈도우 95’에 몇 가지 기능이 통합된 업그레이드 제품으로 인식됐던 것이다. 또 기업 시장에서는 ‘윈도우 98’보다 99년 초 발매가 예정돼 있던 ‘윈도우NT 5.0’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윈도우 98은 또한 잦은 출시 연기로 인해 제품이 발표되기도 전에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윈도우 98’의 코드명인 ‘멤피스’는 당초 ‘윈도우 97’로 명명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출시가 계속 미뤄지면서 해를 넘겨 ‘윈도우 98’이 된 것이었다. ‘윈도우 98’의 출시를 기다리던 PC업체들은 급기야 ‘윈도우 98’ 지원 정책을 바꾸고 말았다. 개인용 PC에만 ‘윈도우 98’을 탑재하고, 기업용 PC에는 ‘윈도우NT 5.0’을 탑재하기로 한 것이다. MS도 ‘윈도우 98’을 개인용 OS로, ‘윈도우NT 5.0’을 기업용 OS로 구분했지만, 출시가 안됐던 ‘윈도우NT 5.0’ 탑재 계획은 ‘윈도우 98’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윈도우 98의 이러한 여러 문제에고 불구하고 MS는 매출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안했다. PC업체들이 MS ‘윈도우’ 말고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윈도우 98’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져도 PC시장은 여전히 고속 성장하고 MS의 영향력은 변함이 없었다. 다만 경기침체에 빠진 아태지역 등에서는 ‘윈도우 98’로 PC 수요를 촉발시키겠다는 당초 계획을 실현하지 못했다.

▲ ‘윈도우 98’의 기능


사용자 편의성 향상에 초점 맞춘 ‘윈도우 98’

‘윈도우 98’은 사용의 편리성, 통신, 그래픽 등 범용적인 기능을 흡수해, PC 하나로 모든 정보통신기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OS의 기본적인 틀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인터넷과 통신기능 개선, 그래픽 기능 향상, 다양한 주변기기 드라이버 지원 등 ‘인도우 95’에 없거나 불편한 부분을 개선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즉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것이었다.

‘윈도우 98’에는 MS의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가 통합됐다. 또 푸시기술을 적용해 인터넷 사이트를 찾는 데 소비되는 시간을 줄였으며, 인터넷을 이용한 웹 TV 수신기능도 탑재해 별도 프로그램 없이 뉴스나 인터넷 방송, 일기예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 ‘윈도우 98’에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통합됐다.

주변기기에 대한 지원이 강화된 점도 특징이다. 인터넷을 통한 드라이버 업데이트 기능을 지원해 주변장치에 대한 최신정보를 받아 적용할 수 있으며, ‘윈도우 95’보다 많은 하드웨어 드라이버를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외에 ‘윈도우 98’은 파일관리 방식도 개선했다. FAT16을 FAT32방식으로 바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공간을 낭비하는 단점을 개선했다. 또 ACPI(Advanced Configuration & Power Interface)와 온나우(On Now)라는 형태의 전원관리 방식도 도입됐다. ACPI 기능은 각종 디바이스, 마이크로프로세서, 입출력 시스템, OS간의 시스템 인터페이스와 온나우 아키텍처를 지원하기 위한 자동전원관리 인터페이스로 구성돼 있다. 온나우 기능은 VCR이나 TV처럼 순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외에도 전원을 꺼놓은 상태에서도 팩스, 전화, 전자우편 등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MS는 ‘윈도우 98’에 시리얼·패러럴 포트와 키보드, 마우스 등의 포트를 통합한 USB와 DVD 등 하드웨어 표준을 대폭 수용했다. 더불어 다중 디스플레이 지원기능을 채택해 단일 PC에서 여러 대의 모니터와 그래픽 어댑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윈도우 98’의 주목할 부분은 MS의 통합 소프트웨어 전략의 출발점이라는 것이었다. ‘윈도우 98’은 MS가 OS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냈다. 웹 브라우저 분야에서는 경쟁사인 넷스케이프를 따돌리기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탑재했다. 이는 경쟁사를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임은 물론, 다가올 전자상거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당시 ‘윈도우 98’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합한 게 문제가 됐다. 미 법무부가 이문제와 관련해 MS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연방법원에 제소한 것이었다.


‘윈도우NT 5.0’에 관심 집중

‘윈도우 98’에 대한 혹평이 잇따르면서 자연스럽게 업계의 관심은 99년 출시 예정인 ‘윈도우NT 5.0’으로 쏠렸다. 당시 전문가들은 ‘윈도우 98’에 대해 “OS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로 인해 ‘윈도우 95’의 뒤를 잇겠지만, ‘윈도우 95’와 같은 영광은 없을 것”으로 단언하는 분위기였다. 물론 MS 관계자들은 “‘윈도우 95’가 주목 받은 것은 GUI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라며, “‘윈도우 98’은 인터페이스 면에서는 ‘윈도우 95’와 같지만, 성능 면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MS측의 이런 주장에도 ‘윈도우 98’은 ‘윈도우 95’처럼 컴퓨팅 환경의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OS의 변화에 따른 PC의 모습이나 주변기기의 발전, 소프트웨어 산업의 활성화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우NT 5.0’에 관심이 쏠린 것이었다.

MS는 ‘윈도우NT 5.0’은 네트워크 환경의 클라이언트 PC에만 탑재될 것이라고 발표해 기업용 제품임을 강조했지만, 사용자들은 ‘윈도우 95’나 ‘윈도우 98’이 ‘윈도우NT 5.0’ 또는 그 이상의 버전에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윈도우 98’이 인터넷 대중화 시대에 맞춘 MS의 시험판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물론 ‘윈도우 98’은 초기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무리지만, 그럼에도 ‘윈도우 95’만큼의 인기와 시장에서의 지위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 ‘윈도우 NT 5.0’도 출시가 연기돼 ‘윈도우 2000’으로 발매됐다.


‘윈도우 98’ 특수 기대한 IT업계

‘윈도우 98’의 출시와 더불어 가장 많은 실망감을 나타낸 것은 PC 업체들이었다. ‘윈도우 98’이 출시되면 이를 기다렸던 PC 대기 수요와 업그레이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갔던 것이다. ‘윈도우 95’가 486 프로세서를 펜티엄으로 대체시켰듯이, ‘윈도우 98’ 또한 펜티엄Ⅱ 프로세서로의 이전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윈도우 98’이 펜티엄Ⅱ로 대표되는 중고가 PC 시장의 부진을 해결하면서 내심 매출 확대를 기대했던 PC 업계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윈도우 98’을 가장 반긴 것은 메모리 업계였다. 이전 ‘윈도우 95’가 기본 메모리를 4MB에서 16MB로 확장시켰고, 하드디스크 메모리 용량의 확대에도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윈도우 98’을 작동하기 위해서는 메모리를 32MB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었다. ‘윈도우 98’의 권장메모리는 64MB였다. 또 응용 소프트웨어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하드디스크 용량 역시 더 큰 용량을 지원해야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윈도우 95’를 탑재한 PC를 갖고 있는 사용자들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 ‘윈도우 98’ 요구 사양

국내 PC 업계는 99년부터 시장에서 ’윈도우 98’에 대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윈도우 98’의 한글버전이 8월에 출시될 예정이었는데 8월은 PC 시장의 비수기였기 때문이었다. PC업계는 그래도 노트북 PC에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및 관리 기능이 강화된 ‘윈도우 98’이 노트북 사양 고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이외에 PC 주변기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윈도우 98’이 USB를 지원하면서 각종 주변기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수를 기대하는 주변장치로 디지털카메라와 화상회의 시스템, TV 수신 카드, ADSL 모뎀, 케이블 모뎀 등이 거론됐다. 또한 ‘윈도우 98’의 업그레이드된 기능을 지원하기 위한 AGP지원 그래픽카드, PCI용 사운드카드 등도 출현하기 시작했다.

▲ ‘윈도우 98’이 산업에 미친 영향


‘윈도우 98’등장으로 어려움 겪은 SW업체

당시 업계는 ‘윈도우 98’이 소프트웨어 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MS가 ‘윈도우 98’에 응용 소프트웨어를 통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MS는 먼저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통합했고, 비디오 방송 등 멀티미디어 기능과 관리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을 내비췄다.

MS는 웹 브라우저 시장 장악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는 확실한 방법으로 인식했다. 이런 이유로 경쟁업체는 물론, 美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98’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합했다.

당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윈도우 98’에 채택된 자바 버추얼 머신이 순수 자바 코어를 사용하지 않는 점을 들어 불공정 경쟁행위로 MS를 제소했다. ‘윈도우 98’이 출시될 경우 인터넷 시대를 위한 자신들의 자바 기술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윈도우 98’의 경쟁사 죽이기는 방화벽 시장의 체크포인트, 스트리밍 시장을 주도했던 리얼네트워크에도 영향을 미쳤다. MS는 ‘윈도우NT’와 ‘윈도우 98’에 방화벽 및 스트리밍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윈도우 98’의 특징인 관리기능과 그래픽 및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는 별도의 관리프로그램 등이 필요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픽 소프트웨어나 멀티미디어 재생기 등이 ‘윈도우 98’에 통합되면서,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던 업체들의 어려움이 예상됐다.


2015년, ‘윈도우’ 서비스 정책 바꾼 MS

2015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을 출시하면서 ‘윈도우’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향후 ‘윈도우’의 새 버전을 출시하지 않고, ‘윈도우 10’ 업데이트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테리 마이어슨 MS OS 부문장은 ‘윈도우 10’을 ‘서비스형 윈도우(Windows as a Service)’로 정의했다. 그 자체를 팔아서 이익을 내는 ‘제품으로서의 OS’가 아니라 부가 서비스를 팔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서의 OS’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 ‘윈도우 10’ 로고

MS는 ‘윈도우 10’에 대한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롤링 릴리즈(rolling release) 모델을 채용했다. 기간을 두고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하던 기존 정책을 폐지하고, 기능 개선 및 새 기능 추가를 위한 업데이트를 매해 무료로 2~3회씩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MS는 이런 정책의 일환으로 ‘윈도우 10’ 출시일인 2015년 7월 29일부터 1년간 무료 업그레이드 정책을 진행했다. 무료 업그레이드 대상자는 ‘윈도우 7’과 ‘윈도우 8’ 정품 사용자로, 별도의 절차 없이 업그레이드만 진행하면 ‘윈도우 10’을 사용할 수 있었다.

‘윈도우 10’의 주요 기능을 살펴보면, MS의 음성인식 AI 비서 ‘코타나(Cortana)’가 탑재됐다. 또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새로운 웹 브라우저로 코드명 ‘스파르탄’, 정식 명칭 ‘MS 에지(Edge)’가 추가됐다. ‘윈도우 10’의 특징은 PC부터 모바일까지 모두 지원하는 ‘하나의 윈도우(One Windows)’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윈도우 10’은 커널버전을 10으로 올리면서 일종의 가상 플랫폼인 UAP(Universal Application Platform)를 두고, 그 위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돌리는 구조를 채택했다.

UAP를 채택하면서 앱 개발자들은 커널을 신경 쓸 필요 없이 UAP에만 맞추면 되는 환경이 된 것이다. 또 OS를 업데이트하거나 새로운 디바이스에 윈도우를 설치해도 UAP에만 맞추면 구동이 가능해져 확장성이 향상됐다. 실제로 UAP 채택 후 PC뿐만 아니라 모바일, ‘엑스박스’, IoT를 위한 임베디드 기기까지 모두 하나의 윈도우 커널과 UAP로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윈도우 10’ 무료 업데이트 전략…레드스톤 업데이트

MS는 2016년 ‘윈도우 10’ 출시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1주년인 만큼 기존 업데이트와 구별되는 명칭이 필요했고, 이에 ‘레드스톤’ 이라는 빌드명이 붙여졌다. ‘레드스톤’ 업데이트는 2018년 7월 현재까지 4차례 진행됐고, 올 가을 ‘레드스톤 5’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다.

2016년 ‘윈도우 10 레드스톤’ 업데이트는 크게 3가지 핵심사항과 개선점이 있었다. 먼저 윈도우 스토어와 엑스박스 스토어를 통합했다. 이를 통해 ‘엑스박스 원’에서 구매한 게임을 ‘윈도우 10’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때 게임 세이브 데이터는 자동으로 동기화된다. 또한 ‘윈도우 10’ PC에서 사용하던 앱들을 ‘엑스박스 원’에서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레드스톤’의 두 번째 핵심사항은 ‘MS 에지’ 브라우저의 개선이다. ‘에지’에 확장 프로그램 기능이 추가되면서 ‘구글 크롬’이나 ‘파이어폭스’와 같이 AD블럭 등 기능을 ‘에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마우스 제스처 등의 확장 프로그램도 지원하는데, 스타일러스 펜을 이용한 제스처도 지원했다. 더불어 전력 소모량을 감소시키는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세 번째 핵심사항은 ‘MS 잉크’ 플랫폼이다. ‘MS 잉크’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스타일러스 팬의 편의성을 개선했다. 펜을 사용할 수 있는 주요기능 바로가기를 모아놓은 펜모양 아이콘이 작업표시줄에 생겼으며, 스티커 메모를 위한 배타적인 전체화면 모드와 바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스케치 패드, 전체화면을 캡처해 펜으로 필기할 수 있는 스크린 스케처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 ‘MS 잉크’

이외에도 레드스톤 업데이트는 ▲시작 메뉴 모든 앱 표시 변경 ▲앱 배경 설정 기능 ▲‘윈도우 10’ 설정 세부화 등이 진행됐다. 또 레드스톤 1에서는 윈도우 라이선스 관리 방법이 변경됐다. MS는 본래 윈도우의 정품인증 상태를 PC의 메인보드의 고유 하드웨어 ID와 같이 등록된 시디키를 대조하는 방식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윈도우10 레드스톤 1’부터는 정품 라이선스가 MS 계정에 귀속됐다. 이를 통해 ‘윈도우 10’ 정품 인증을 받았던 PC에서 메인보드를 교체하더라도 계정의 라이선스에 따라 정품인증이 유지되도록 했다.

2017년 4월에 진행된 ‘레드스톤 2’ 업데이트의 핵심은 ‘윈도우 10 게임모드’였다. ‘게임모드’는 PC를 게임에 맞춰 최적화하는 기능으로 CPU와 GPU, 시스템 메모리 등 자원을 할당할 때, 게임을 우선시하도록 조정해준다. 사용법은 윈도우 설정 내 ‘게이밍’ 탭에 들어가서 ‘게임모드’ 기능을 활성화한다. 이후 게임을 할 때 윈도우 키와 G를 함께 누르면 화면에 ‘게임바’ 메뉴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PC를 게임에 최적화할지 결정할 수 있다. ‘게임모드’와 함께 추가되는 ‘게임바’는 PC 최적화 외에도 영상 녹화와 화면 갈무리, 게임플레이 스트리밍까지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이외에 ‘윈도우 10 레드스톤 2’ 업데이트 주요 사항으로는 ‘에지’ 브라우저 기능 개선, ‘코타나’ 기능 개선, 윈도우 디펜더 성능 향상, 페인트 3D 추가, 엑스박스 라이브에 빔(Beam) 통합 등이 있었다.

2017년 가을에 진행된 ‘윈도우 10 레드스톤 3’ 업데이트의 특징은 ‘혼합현실(Mixed Reality)’ 헤드셋을 정식 지원한다는 점이었다. MS는 윈도우를 기반으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포함한 MR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레드스톤3’ 업데이트는 MR 헤드셋을 즐길 수 있는 앱 기능을 3종류를 추가했는데, MR 콘텐츠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MR 포털’, 혼합현실 기기가 없어도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MR 뷰어’, 혼합현실 3D 콘텐츠 제작용 앱인 ‘페인트 3D’ 기능 개선 등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작업표시줄 우측 하단에는 친구 목록을 동기화시켜 아웃룩, 스카이프 앱 등과 연동하는 ‘피플’ 앱이 추가됐다. 또한 기존에 사진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사진 앱에 ‘비디오 만들기’ 기능과 검색 기능이 추가됐다. 비디오 만들기 기능은 사진을 소재로 음악과 화면 전환, 3D 편집 효과를 통해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 ‘MS MR’ 실행화면

지난 5월 진행된 ‘레드스톤 4’ 업데이트의 특징은 타임라인의 추가다. 진행했던 작업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타임라인은 작업했던 문서나 시청한 영상 등의 기록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시간 순으로 자동 정렬되는 타임라인에서 찾고 싶은 과거의 파일 작업 내용과 열람 시점을 바로 선택해 불러올 수도 있으며, 타임라인을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진행하던 작업을 PC에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MS ID로 로그인된 안드로이드, iOS 기기에서 작업한 오피스 365 또는 ‘에지’ 브라우저의 파일 기록이 클라우드에서 동기화돼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파일 편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 ‘윈도우 10’ 타임라인

또 애플의 ‘에어드롭(AirDrop)’과 유사한 방식인 ‘근거리 공유(Nearby Share)’ 기능도 추가됐다. 근처에 있는 ‘윈도우 10’ 기기를 식별해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근거리 공유’는 ‘윈도우 10’ PC끼리만 공유가 가능하다. ‘근거리 공유’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모두 사용한다. 블루투스는 연결을 설정해 유지하고, 와아파이는 파일 전송에 사용된다.

‘포커스 어시스턴트(Focus Assist)’는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방해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SNS나 기타 알림 등을 차단하는 기능이다. ‘우선 순위만’, ‘알림만’ 두 가지 옵션의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원하는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고, 설정한 시간이 지나면 우측 하단에 그동안 차단된 알림 요약이 나온다.

특히, 중요한 사람에게서 온 이메일은 차단에서 제외하는 등 예외 설정도 가능하다. 설정은 수동으로 하거나 특정 시간에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예약할 수 있다. ‘레드스톤 4’ 업데이트로 ‘MS 에지’에는 탭 음소거 기능과 ‘전체화면 읽기 모드’ 등이 추가됐다.


올 가을 ‘레드스톤 5’ 업데이트 진행 예정

MS는 올 가을에 ‘윈도우 10 레드스톤 5’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레드스톤 5’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레드스톤 5’ 업데이트에서는 세트 탭 인터페이스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트는 하나의 창 안에서 탭을 사용해 여러 개의 앱을 그룹화할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UWP 응용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오피스 응용 프로그램 그리고 메모장 및 파일 탐색기와 같은 일부 Win32 응용 프로그램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세트에서는 탭을 드래그앤드롭하고 다시 정렬할 수 있으며, Alt+Tab 명령을 설정해 탭과 창 그룹 사이를 전환할 수도 있다. Alt+Tab 명령어는 개별적으로 열려 있는 에지 브라우저 탭 사이에서도 전환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드 클립보드’도 추가된다. 클라우드 클립보드는 CTRL+X, C, V기능을 다른 PC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눈여겨 볼 부분은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하는 크로스 플랫폼인 ‘유어 폰(Your Phone)’ 기능이다. ‘유어 폰’ 기능은 PC에서 스마트폰에 수신되는 SMS를 확인하고 회신하는 기능 외에도, 기기간 사진 전송이 가능하다. 더불어 ‘레드스톤 4’에서 업데이트 됐던 타임라인을 강화해 ‘윈도우 10’ 기기 외에 안드로이드, iOS 기기까지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윈도우 파일 탐색기 다크 테마 ▲캘린더 검색 기능 ▲블루투스 기기 배터리 표시 ▲메모장 텍스트 줄 처리 ▲캡처 도구 및 스크린 스케처 강화 등의 업데이트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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