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희망 반입은 제한적 수용, 자체 도입할 생각은 없어

KT IDC가 블레이드 서버 5000대 구입 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선 가운데 최근 본지 조사에 따르면 다른 국내 IDC들도 코로케이션 고객들이 원하면 블레이드 서버 반입을 제한적으로 수용할 수도 있지만, 서버 호스팅 사업 등을 위해 스스로 나서서 도입할 의사는 여전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케이션에 블레이드를 꺼리는 이유
IDC들이 코로케이션 사업에 블레이드 서버 반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충분치 않은 전력 공급 설비 때문이다. 집적도가 높은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하기 위해선 평당 전력 공급량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를 충족하는 설비 신설 부담을 IDC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한다고 해도 문제는 또 남아 있다. 블레이드 서버 고객은 같은 상면을 이용하더라도 전력 소모량이 많아 서비스 이용 요금이 비싸질 수 밖에 없지만, 그동안 상면 임대비용 개념으로 요금을 지불해 오던 고객들이 같은 면적을 두고 더 비싼 요금을 내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IDC들은 공통적으로 블레이드 서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의 블레이드 반입을 허용하지 않아왔다.

"고객 반입 차차 수용하는 방향으로"
그러나 이들도 고객들의 블레이드 서버 수요가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고객이 원한다면 수용하는 방향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스트웨이IDC 내부





KT, LG데이콤, 하나로텔레콤, 호스트웨이 등 국내 상위 IDC 사업자들은 코로케이션 고객에게 조건부로 블레이드 서버 반입을 허용하고, 블레이드 고객을 대상으로 새 요금체계를 책정하고,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시설을 신설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스트웨이는 전력 공급 및 항온항습 등을 강화, 고집적 서버 수용이 가능한 신설 센터를 9월에 오픈할 예정이며, 블레이드 고객에게 적용할 요금체계까지 따로 마련해 둔 상태다. 앞으로 고객이 원하면 블레이드 서버를 반입해 코로케이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입장이다.

LG데이콤의 'KIDC'는 "블레이드 서버는 같은 상면 당 전력 소모량이 일반 랙 서버에 비해 수배이상 높다"며 블레이드를 선호하지 않고 있지만, 현재 조건부로 고객에게 블레이드 서버 반입을 허용하고 있다. 랙당 소모전력이 2.2KW를 넘지 않는다면 가능하다. KIDC는 향후 좀 더 유연하게 블레이드를 수용할 수 있는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설비를 모듈화 시켜 고집적 시스템과 일반 시스템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한 다는 게 골자다.

KT는 최근 목동에 신설하고 있는 'ICC'센터에 블레이드 대량 구매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으나, 코로케이션 고객이 블레이드 서버를 들여 놓고자 하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하나로텔레콤IDC는 블레이드 수요를 인식해, 일부 업체들의 블레이드 서버를 테스트했었으나, "같은 상면 당 전력 소모가 일반 랙 서버의 30~40% 가량 높고 발열량도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며 아주 제한적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블레이드 반입을 허용치 않고 있다. 하나로텔레콤IDC는 "현재로서는 블레이드 서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버 호스팅 사업에는 블레이드 부적합"
이처럼 IDC들은 코로케이션 사업에는 점진적으로 블레이드 서버를 수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서버 호스팅 사업 등을 위해 자체적으로 도입할 의향은 4대 IDC 모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KTICC' 내부





최근 KT가 목동에 신설하고 있는 센터에 블레이드 서버 5,000대를 도입한다고 알려진 바 있으나, KT는 "블레이드 구입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KT는 서버 호스팅 사업과 유틸리티컴퓨팅 사업을 위해 전량의 서버를 랙 형 서버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레이드 서버를 들여 놓으면 상면은 남아돌지만 전력소모량은 높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또한 블레이드 서버는 이더넷 카드, 샌 어댑터 등이 범용이 아닌 전용제품이라는 점도 문제라고 한다. 랙서버의 경우는 범용 제품이 많아, 하드웨어 벤더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서버를 채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로텔레콤IDC도 "좁은 지역에서 전력 소모 및 발열이 집적되면 관리하기가 힘들고, 한 섀시안에서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블레이드 서버의 특성 상 서버 호스팅 사업에 적합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 IDC 내부





일반 랙형 서버는 단위 서버 당 네트워크를 따로 사용하는데 반해, 블레이드 서버는 한 섀시에 이를 공유하기 때문에, 한 섀시 당 한 고객밖에 받을 수 없다. 다수의 고객이 한 네트워크를 공유하면, 한 고객의 서버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하면 이를 관리하기 어렵게 된다. 일반적으로 서버 임대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단위 서버 몇 대 정도를 사용하며, 한 섀시를 통째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블레이드 서버는 서버 호스팅 사업에 효용성이 없다는 게 하나로텔레콤IDC의 설명이다.

호스트웨이IDC도 "서버 호스팅 사업에 있어서는 단위 서버의 원가가 중요한데, 블레이드 서버는 낱개 제품이 아닌 다수의 제품을 도입해야만 가격 대비 성능이 월등하다"며 "가격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전에는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들로 블레이드 서버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환심을 사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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