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인력 스스로 키우고, 대학과 손잡고 자기주도 역량개발 SW 선보여

[아이티데일리] 중견 SW기업 싸이웍스(대표 김태훈)는 지난해 매출을 15% 늘렸다. 녹록치 않은 경기 속에서 대학 시장 선점에 성공,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올해 들어서도 다수 프로젝트를 확보해 성과를 이어간다. 하지만 순항하는 싸이웍스도 풀지 못한 숙제가 있다. 다름 아닌 인력 문제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숙련된 SW인력 수요가 늘어나지만, 내부에서 키우기도 외부에서 데려오기도 모두 쉽지 않다. 필요한 인재를 찾는 ‘구인’과 역량을 펼칠 기업을 찾는 ‘구직’ 둘간 눈높이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름아닌 ‘일자리 미스매칭’이다.

▲ 싸이웍스 로고

김태훈 싸이웍스 대표는 “SW 인력 미스매칭은 예전부터 문제였지만 최근 부쩍 심화됐다”며 “사람 의존도가 높은 SW산업에서 일자리 미스매칭은 안정적 기업 운영을 위협하는 가장 큰 불안요소”라고 말했다. SW시장에 유입되는 인력이 줄어들고, 기존 인력과 고급 인력은 이탈하거나 프리랜서로 전향해 일자리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SW산업의 미스매칭 문제는 구직자를 넘어 산업과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스스로 해법 찾기에 나서 값진 도전을 시작했다.

도전 1 : 대학‧정부와 손잡고 “인력을 같이 키운다”

수년째 SW인력 문제를 고민한 김 대표는 학교와 현장간 차이를 메울 현실적 방법으로 기업이 직접 인력 육성에 참여하는 방식을 고민했다. 학교와 기업이 같이 투자하고 같이 키우면 미스매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추진하는 ‘일학습병행제’를 주목했고 가천대학교와 손잡고 인재 육성에 참여했다. 일학습병행제는 취업을 전제로 학생을 선발해 약 1년간 학교와 기업이 같이 지도하고 육성하는 제도다.

▲ 싸이웍스와 가천대학교가 제작한 일학습병행제 교재

싸이웍스는 2016년 가천대학교 4학년생 4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해서 학교와 함께 특화 커리큘럼 교육을 진행했다. 특화 교육은 NCS(표준직무능력)을 기반으로 가천대학교와 싸이웍스가 공동으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과목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학생에게는 취업난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회사에게는 최적화된 인재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학습병행제 도입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학습병행제로 싸이웍스에 입사한 가천대학생은 1학기 동안 ‘응용 SW 엔지니어링 SW 개발_L4’ 과목을 이수했고, 2학기에는 회사에 출근해 실무를 익혔다.

학교 졸업 후 현재 재직하고 있다. 1차 지원자 4명중 3명이 현재 근무 중이다.

김 대표는 “4학년부터 관계를 맺어 인턴보다 회사 적응도 잘하고, ‘신입 아닌 신입’으로 업무 기술도 우수하다”며 “시간이 걸렸지만 인재 확보에 성공해 효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명 추가에 이어 올해는 3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학교도 가천대학교에서 성신여대로 확대했다.

SW 부문에서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한 사례는 흔치 않다. SW 특성상 기술 변화가 빠르고 실무 지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힘들게 육성한 학생이 이직하거나 이탈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표는 일학습병행제를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학생 선발 때부터 신중하게 접근하고 교육 과정에서 상호 신뢰 관계를 맺어 어려움을 극복할 방침이다. 싸이웍스 일학습병행제는 학생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아 경쟁률이 4:1까지 치솟는 등 순항하고 있다. 

도전 2 : “학생 스스로 미래 인재로 자리매김”…자기주도 역량관리 SW 선보여

싸이웍스는 지난해 ‘학생맞춤형 역량관리시스템’을 선보였다. 학생이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향후 진로를 선택·설계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일자리 미스매칭 문제 해결을 위해 김 대표가 찾아낸 SW적 해법이라 할 수 있다.

김태훈 대표는 “갈수록 취업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학생이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꿈꿨다”며 “역량개발 뿐 아니라 취업정보, 직무 로드맵 정보 등을 추가하고, 빅데이터·AI 기술을 적용해 학생들이 미스매칭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학생 스스로 역량을 진단평가해 자기주도적인 미래설계를 지원한다.

역량관리시스템은 학생 개개인이 ▲학습관리 ▲역량관리 ▲미래설계 등의 메뉴를 직접 관리토록 한다. 자기가 입력한 내용을 확인,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이력서 같은 양식을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학생들이 변화무쌍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도록 섬세한 접근이 곳곳에 구현됐다.

정규 교과과정 뿐 아니라 비교과 과정이나 외부 활동까지 입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족하게 평가된 역량은 보완할 수 있는 교육과 프로그램을 제시해 자기가 주도적으로 역량을 개발하도록 유도한다. 역량 개발에 주력하는 학생의 성취감을 위해 인증 요건이 충족되면 인증서를 발급하는 프로그램도 구현했다.

▲ 싸이웍스 김태훈 대표
선보인지 1년이 채 안됐지만 다수의 대학이 관심을 보인다. 건국대, 이화여대, 단국대 등이 선도적으로 도입해 1차 구축을 마쳤고, 경인교대, 서울과기대, 경희대 등이 시스템을 구축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평가, 상담 등을 중심으로 기능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교생활이나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조기 경보 및 클리닉 시스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취업생 성공요인과 패턴 분석까지 이뤄지고 있다”며 “먼 미래 변화상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시스템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의 신뢰도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한다.

하지만 김대표는 시스템 진화와 별도로 인재육성 본연의 목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가고 만들어갈 인력을 키우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이다. SW는 이를 도울 뿐이라는 게 김대표 지론이다. 역량관리시스템이 진화할수록 학생들의 역량도 빠르게 높아지도록 하는 것이 김대표의 두 번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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